청담동 ‘쾨닉 서울’에서 카타리나 그로세(Katharina Grosse, b.1961)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쾨닉 서울은 2002년 베를린에서 시작해 독일에서 가장 주목 받는 현대미술 갤러리가 된 쾨닉 갤러리가 지난 4월 서울에 낸 분점입니다.
쾨닉 갤러리는 카타리나 그로세, 에르빈 부름(Erwin Wurm, b.1954), 요린데 포그트(Jorinde Voigt, b.1977) 등 현대미술의 최일선에서 앞장서 걷고 있는 작가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난 13일에 열린 ‘키아프 서울 2021’에 처음으로 참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쾨닉 서울은 카타리나 그로세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를 위해 작가가 기존에 주로 선보여 온 설치 작업 대신 회화 작품을 들고 왔습니다.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 주목 받던 작가의 회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낯설면서도 색다르고 신선하게 다가온 전시였는데요. 크기는 작아졌지만 회화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만큼은 이전의 대형 설치 작품 못지않았습니다.
카타리나 그로세의 특징인 흩뿌려진 색, 무질서하고 흘러가는 듯한 모습, 흘러내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 물감의 흔적 등을 회화 작품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미술의 무대가 특정 공간이냐, 캔버스냐는 어찌 보면 작가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식을 파괴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그의 작업 특징은 작품의 크기와 형태를 가리지 않고 일관된 모습으로 나타나니까요.
위의 두 사진은 카타리나 그로세가 진행했던 대형 설치 작업입니다. 2012년과 2015년에 제작한 작품으로 공간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카타리나 그로세의 이전 작업이 궁금하다면 전시장 입구에 놓인 작가의 도록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설치 작업을 사진으로 먼저 감상하고 전시를 관람한다면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신작 3점을 포함한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모두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을 축축한 종이 표면에 바르는 방식으로 제작했습니다. 어떤 형태를 그려냈다기보다 물감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 우연히 드러난 색의 질감에 집중했습니다. 아크릴 물감으로 표현한 부분들은 여전히 선명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물감이 채 마르지도 않은 듯한 느낌이 ‘방금 완성한 작품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회화는 관람객들과 보다 직접적이고 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다.
– 카타리나 그로세 작가 –
■ 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
10월 13일(수) ~ 11월 21일(일)
11:00 – 19:00
*월요일 휴무
쾨닉 서울(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12 MCM HAUS 5층)
문의 : 02)3442-6968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쾨닉 서울
콘텐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