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이 미술관에 나타났다!

    on

    |

    views

    and

    comments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함께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는 2014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연례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안규철(2015), 김수자(2016), 최정화(2018) 등을 선정해 전시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의 주인공은 문경원과 전준호입니다. 2009년부터 함께 활동해 온 이들은 인류가 직면한 자본주의의 모순과 역사적 비극, 기후 변화와 같은 위기 속에서 ‘예술의 역할’을 찾고자 했습니다. 2012년부터 지속해 온 장기 프로젝트이자 이들의 대표작인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을 국립현대미술관이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선보입니다. 



    문경원(왼쪽), 전준호(오른쪽) 작가 프로필 사진 ㅣ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은 영국의 소설가인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
    1896)가 쓴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한 마을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배경으로 삼아 제작했습니다.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을 체결할 당시 남북 비무장지대에 각각 1곳씩 마을을 둔다’라는 규정에 따라 그해 8월 3일 북한 기정동 마을과 함께 조성한 마을입니다. 이곳의 남자들은 군대를 가지 않으며, 세금을 내지 않기에 일명 ‘자유의 마을’로 불립니다. 휴전 당시 이 마을에 주소지를 둔 사람의 직계만 거주할 수 있고, 군 면제 악용의 우려로 외부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마을을 떠나야 하는 등 
    거주권 심사가 까다로워 주민의 수는 60년 전과 큰 변화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아닌 유엔(UN)사가 관리하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두 작가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소재로 다채널 영상 설치, 아카이브, 대규모 회화 작품,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제어하는 전시 작품 등을 제작했습니다.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2021, 2채널 HD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14분 35초. 필름 스틸 컷ㅣ 작가 제공, 올댓아트 구민경

    양쪽으로 설치한 영상 작품에는 배우 박정민과 갓세븐 출신의 배우 진영이 참여했습니다. 조명과 사운드 모두 영상 속 상황에 맞춰 변하도록 구성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밤이 되면 전시장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불안한 상황이 되면 전시장의 조명도 깜빡였습니다. 주인공들이 등을 맞대고 각각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두 개의 영상은 같은 시간 속에 살고 있지만 너무나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데요. 이들이 언제 연결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영상 관람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문경원, 전준호 작가는 단순히 이들이 유명해서가 아니라 연기를 잘하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사람들이기에 섭외했다고 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대성동 마을 아카이빙 자료 전시 전경 ㅣ 올댓아트 구민경

    영상 작품 이후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유엔의 협조를 통해 얻은 대성동 마을의 사진과 자료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두 명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가장 조심했던 부분은 ‘한국사의 아픔을 단순한 전시 소재로 다뤘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인류사의 모순과 아이러니가 대성동 마을에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
    이를 엿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세상을 바꾸려는 거창한 시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가 정말로 잘 살고 있는 것인지를 묻고 싶었다.
    – 문경원, 전준호 작가 –



    문경원&전준호, 풍경,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292x425cm. 작가 소장. 사진 이진철. l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세로 4.25미터, 가로 2.92미터 크기의 대형 회화와  모바일 아고라로 끝을 맺습니다. 문경원 작가가 영상 품에 등장했던 겨울 산을 풍경화로 그린 작품인데요. 영상에서는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산을 그림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영상에서 받았던 생각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모바일 아고라는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꾸민 공간인 동시에 토크 프로그램의 이름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류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는 토크 프로그램인데요. 아직 날짜 및 시간 등 자세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디자이너 송봉규가 진행하는 ‘팬데믹과 디자인 태도의 변화, 삶과 호흡하는 바람직한 디자인은 무엇인가?’, 뇌과학자 정재승이 진행하는 ‘기억의 불완전성과 편집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예약 바로가기

    ■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 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9월 3일(금) ~ 2022년 2월 20일(일)
    10:00 – 18:00
    (수요일, 토요일은 21시까지)
    *월요일 휴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문의 : 02)3701-9500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올댓아트 구민경

    콘텐츠 더 보기

    Share this
    Tags

    Must-read

    안녕하세요 저 뫄뫄인데요 이건희 컬렉션 있나요? (。・∀・)ノ゙ 리움미술관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예술의 모든 것|이건희 컬렉션 있나요? (。・∀・)ノ゙ 리움미술관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사립 미술관 중 최대 규모🖼 삼성문화재단의 '리움미술관' 전격 재개관! 리움미술관이 왜 대단한데? 거기 가면 이건희...

    [인턴일기][VLOG] 근무 중인데요 최애 공연 보러 왔습니다^o^/ 권진아X선우예권의 커튼콜 후기!

    ※ 본 영상은 CJ ENM / 롯데콘서트홀의 협조 및 사전 협의 하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촬영되었습니다. ■ 올댓아트 인턴일기|VLOG|권진아X선우예권|커튼콜 CJ ENM 그런 기분 알아요? 근무...

    사람들은 날 좋아해 나한테 막 미쳐 근데 난 그걸 몰라^^; '하하버스' 실사판 조성진이 대단한 이유

    ■ 예술의 모든 것|사람들은 날 좋아해 막 미쳐 근데 난 그걸 몰라^^; '하하버스' 실사판 조성진이 대단한 이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아이돌 능가하는 인기로 '클래식계...
    spot_img

    Recent articles

    More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