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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꿈꾸는 그 시각,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dreamer, 3:4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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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2021 롯데뮤지엄

    대다수의 사람들은 새벽 3시 45분 꿈을 꾼다. 여기서 꿈을 꾼다는 말은 ‘꿈(DREAM)’을 어떤 의미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수면 중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일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향한 몽상일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꿈은, 한글의 경우 ‘빌리다’의 의미를 내포하는 ‘꾸다’를, 영어는 ‘Have’ 즉, ‘갖고 있다’라는 동사와 함께 쓰인다. 꿈이란 존재가 온전하게 소유할 수 없지만 동시에 분명하게 나에게 머무는 존재이기 때문은 아닐까. 

    이 신비로운 단어는 예술가들에게도 단골 소재였다. 피카소는 마리 테레즈의 22세 모습을 ‘꿈(The dream)’이란 제목으로 담았고, 작가 이광수는 일장춘몽의 허무함을 ‘꿈’이란 소설로 표현했다. 그리고 2021년,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10팀이 ‘꿈’을 주제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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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시각 예술의 다양한 변주로 구성된 공감각적 전시 <dreamer, 3:45am>가 2022 1 2일까지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진행된다. 영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그룹 UVA와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국내 작가 패브리커, 사일로랩, 스튜디오 아텍, 국내 뮤지션 코드 쿤스트, 페기 구, 윤석철, 프랭킨센스, 임용주, 그리고 현대무용그룹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참여해 현대미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LG전자의 다양한 형태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사이니지와 프로빔 빔프로젝터와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의 작품을 첨단 기술과 함께 구현하여 체험형 예술 공간을 선보인다. 
    롯데뮤지엄 측은 “현대미술과 음악으로 풀어낸 꿈의 다양한 형태는 무한한 예술적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꿈을 다시 그려 나갈 수 있는 영감을 일깨우고,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위로와 쉼은 우리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총 5개의 스페이스로 이뤄진 전시에서 작가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꿈’의 단상이다. 



    패브리커, 꿈의 형태(The Shape of Dreams), 2021 / 코드 쿤스트, Flowar, 2021 ©2021 롯데뮤지엄

    스페이스1의 부제는 ‘The Shape of Dreams’다. 패브리커와 코드 쿤스트가 함께 했다. 이들은 꿈의 상징적 형태를 표현했다.

    먼저 패브리커가 구현한 꿈은 중첩된 곡선으로 만들어진 비정형의 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중심축이 기울어진 좁은 통로를 지나 마주하는 꿈은 높고 낮음을 가늠하는 직선이 아닌 점차로 영역을 확장하는 곡선의 형상이다. 곡선을 멀리서 바라보면 평면의 원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시간과 과정에 의해 켜켜이 쌓인 입체 구조 형상을 띄며 관람자의 시선 방향에 따라 다른 형상으로 존재한다. 패브리커는 손으로 빚어 만든 비정형의 원 구조를 통해 비교할 수 없고, 결론 지을 수 없는 꿈의 형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코드 쿤스트는 이 작품에 어울리는 두 곡으로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나갈 길을 암시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꿈을 성찰하게 하도록 돕는다. 첫번째 곡인 ‘통로(passage)’는 각기 다른 사람이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표현한다. 이 곡은 다양한 형태와 질감의 발자국 소리와 소음, 그리고 반복적인 신호음은 시간제한이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특유의 이질적인 사운드와 함께 불안감을 조성한다. 곡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단조로운 피아노 음은 코드 쿤스트가 꿈을 향했던 첫 발자국을 의미하며, 건반을 처음 사서 눌러봤을 때의 기억과 생경함을 담고 있다.

    두번째 곡인 ‘
    Flowar’ flower() war(전쟁)의 합성어로 꿈의 양면성을 표현한다. 처음 꿈을 마주하고 달려 나갈 때의 미약한 개인의 시작과 꿈을 좇는 과정의 복합적인 감정을 곡에 풀어내고 있다. 곡은 도입부와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의 구성이 바뀌며, 꿈을 좇는 과정에서 갖는 행복한 감정과 그 과정에서의 무게감과 책임도 존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이 곡은 꿈의 시작은 아름답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끝없이 이어지고 긴장해야 하며, 끝이 보일지라도 그 끝이 결국 완벽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꿈의 두 얼굴을 표현한다.



    United Visual Artists, Vanishing Point, 2019, Photo © James Medcraft / 페기 구, Green Light 2021 ©2021 롯데뮤지엄

    스페이스 2는 United Visual Artists(UVA)와 페기 구가 참여한 ‘Chaotic Times’ 다. 

    이 공간에는 원근법을 이용해 공간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배니싱 포인트(vanishing point)’가 있다. UVA의 프로그래머블 건축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비롯된 이 작품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알브레히트 뒤러의 스케치에서 영감을 받아 빛의 환영을 실재하는 하나의 물질로 만든다.

    ‘배니싱 포인트’는 하나의 소실점에서 생겨난 공간 안에 빛이 분할되며 기하학적인 구조와 건축적 구성을 그려낸다. 허공에 고요했다가 다시 활발한 리듬감으로 움직이는 변칙적인 빛의 줄기는 보이지 않는 환영의 공간을 재현해, 어떠한 장벽도 없고 시간도 멈춘 영원한 사색 속 끝없이 펼쳐지는 꿈의 빛을 표현한다.

    여기에 페기 구는 꿈꾸는 자들을 위한 ‘Green Light’를 밝힌다. 이 곡은 일렉트로닉/ 하우스댄스 기반의 곡으로, 몽환적이고 강렬한 리듬은 한계 없는 긍정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당신은 안전하다’는 신호이자 긍정의 의미인 그린 라이트는 포기하지 않고 꿈의 세계로 나아가는 이들에게 길잡이로, 멈춰있던 감각을 깨우고 현실의 한계를 넘어 무한한 자유를 선사한다.



    사일로랩, 윤슬 Yoonseul, 2021 / 프랭킨센스, 윤슬 Yoonseul, 2021/ Ripple (feat. Faver), 2021 ©2021 롯데뮤지엄

    스페이스3는 사일로랩과 프랭킨센스의 ‘윤슬’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으로는 모두 담아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 공간을 채운다. 미디어 아트로 풀어낸 이 작품은 관객의 여러 감정과 기억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짧지만 깊은 쉼과 위로를 전한다.

    ‘윤슬’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라이팅 인스톨레이션 작업으로, 빛이 물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다. 사일로랩은 ‘윤슬’의 빛을 프랭킨센스의 사운드와 함께 재해석한다. 단순히 모방한 알고리즘 신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자연이 가지고 있는 풍경 그 자체를 구현하여 마치 꿈결 같은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또 ‘윤슬’은 자연을 바라보며 인간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이끌어내고, 일렁이는 물과 그 위에 펼쳐진 빛으로 가득 찬 공간은 바쁜 삶에 지쳐 마주하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내재된 여러 감정과 기억, 그리고 잊었던 꿈들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짧지만 깊은 쉼과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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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일로랩, 윤슬 Yoonseul, 2021 프랭킨센스, 윤슬 Yoonseul, 2021/ Ripple (feat. Faver), 2021 ©2021 롯데뮤지엄

    프랭킨센스는 앰비언트 사운드 기반의 정적인 곡 ‘윤슬’로 물과 빛의 잔잔한 일렁임을 표현했다. 이 곡은 시각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며 우리 내면의 감정을 이끈다. 두 번째 곡인 ‘Ripple(feat. Faver)’은 알앤비곡으로 물과 빛의 유기적인 관계를 꿈에 빗대어 표현한다. 몽환적인 선율은 단순히 보고 듣는다는 행위를 넘어 현실을 벗어나 쉼의 공간에 우리를 존재하게끔 한다. 또 싱어송라이터 페이버(Faver)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쉼과 위로의 무드, 그리고 모든 꿈꾸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스튜디오 아텍, Gong: Journey, 2021 / 윤석철, 몽상가, 2021 ©2021 롯데뮤지엄

    스페이스4는 스튜디오 아텍과 윤석철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선 몽환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구성해 무한한 여정의 시작이자, 영원한 망각의 여행인 꿈의 내러티브를 전개한다.

    스튜디오 아텍은 무의식 속 펼쳐지는 꿈을 주제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무한한 꿈의 내러티브를 전개한다. 이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해 직접 변화되는 꿈의 공간을 구현 할 수 있다. 관객의 손끝으로 시작되어 사람들의 모습이 수많은 입자로 표현되며, 형태가 일그러지고 사라지거나 나타나면서 관람객 스스로 꿈의 여정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그래픽을 생성하고 실시간 배치를 통해 꿈의 무한한 여정을 시시각각 전환되는 유체적 입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다양한 심상이 혼재된 꿈의 여정을 떠나는 첫걸음, 관람객의 손짓은 자신만의 꿈을 그리게 된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윤석철의 ‘몽상가’는 가끔은 나의 의지대로 계획이 되지만, 대부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펼쳐지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이 곡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통해 예전 그 장소, 그 사람과 다시 마주하게 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모험을 떠나게도 하는, 카메라조차 허락하지 않는 영원한 망각의 여행인 꿈을 표현한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Nevertheless, Dreams Come True, 2021 / 임용주, Dream of Signal 3/3, 2021 ©2021 롯데뮤지엄

    스페이스5의 ‘Nevertheless, Dreams Come True’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임용주가 함께 했다. 흥미롭게도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움직임과 임용주의 사운드는 이번 전시의 처음과 끝을 채운다.

    첫 번째 공간, 영상에서 보여지는 클로즈업된 신체의 반복적인 움직임은 막 잠에서 깨어난 우리들의 머릿속 꿈의 파편들을 표현함으로써 여정의 시작을 그린다. 보다 확장된 신체와 움직임이 담긴 두 번째 공간의 영상은 흩어진 꿈의 파편이 모아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는 꿈을 향해 한발 나아감을 의미한다.

    공간을 이동하며 점차 완성되어가는 앰비규어스의 역동적이고도 섬세한 퍼포먼스는 우리를 꿈의 공간으로 이끈다. 이루어질 수도 있고 한순간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꿈이지만, 꿈을 꾼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잊지 않아야 하고 잃지 말아야 할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는 모두를 응원하며 그 여정에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동행하고자 한다.


    임용주의 ‘Dream of Signal’는 모듈러신스를 통한 음악 작업은 아주 사소한 전기 신호로부터 시작된다. ‘신호’의 원초적인 단순함과 무의미함은 앞으로의 고된 여정을 예고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단순한 하나의 전기 신호를 적절히 통제하고 운동성을 부여하면 의도와는 상관없이 회로 안에서 어떠한 변화가 관찰된다. 하나의 신호들이 모여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이를 통해 상당히 복합적인 진동이 만들어지는데 이 진동의 조화로운 배치를 통해 한 곡의 음악이 탄생했다.


    전시장 한켠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꾼다’ 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지금, 우리가 꿈을 꾸고 있는가, 라는 의구심에 기반한 질문의 답변인지도 모른다. 전시는 환경, 시선, 제도 등에 짓눌린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장을 나서며 잊고 있던 ‘나의 꿈’을 돌아보길 바란다. 

    <dreamer, 3:45am> 展

    2021. 09. 30(목) – 2022. 01. 02(일)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서울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
    송파구 올림픽로 300 
    성인 1만8천원, 청소년 1만5천원, 어린이 1만원

    패브리커, 코드 쿤스트, United Visual Artists, 페기 구,사일로랩, 프랭킨센스, 스튜디오 아텍, 윤석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임용주 참여

    올댓아트 김지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롯데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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