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아트와 오픈갤러리가 손 잡고 추진 중인 공동 기획 이벤트 <그림 배달 왔어요>의 두 번째 당첨자가 맘에 쏙 드는 그림을 만났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그림인지 궁금하시죠? 지금부터 ‘독자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정두리씨(가명)의 이벤트 응모 사연은 이랬습니다.
초등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졌듯이 저희집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학교를 가지 않아 아이들만 집에 둔 채 출근해야 했고 학교에서 해야할 일들을 집에서 챙기게 되면서 아이들을 혼내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퇴근은 곧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었습니다. 집에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워킹맘에게는 너무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번아웃’이 왔습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집에 꽃을 놓고 오브제를 놓아보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꽃은 시들어 수시로 바꿔야 하고 오브제는 아이들 때문에 깨질까 봐 고민이었습니다. 평소 카페 가는 걸 즐기는데 문득 그림 생각이 났습니다. 마침 소파도 없애서 거실 한 쪽이 덩그러니 비어 있었거든요. 그림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그림이 어울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집에서도 카페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그림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지친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요. 안목을 키워 언젠가는 집에 딱 맞는 그림을 구매하고도 싶습니다.
공감 가는 사연이었습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아마 대부분의 가정이 그랬겠지요. 그림을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베스트 사연’으로 선정했고 오픈갤러리 측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풍경화나 정물화 같은 사실적인 그림은 제외하고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그림이면 좋겠다”는 신청자의 당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후보군을 추려 나갔습니다. 민트색을 원한다는 주문도 적극 반영했고요.
최종적으로 심영신 작가의 50호 크기 작품 <상상 정원>을 2호 당첨자의 가정에 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씨앗과 그들을 품는 씨방(子房)을 마치 X-Ray로 투사하듯 선명한 색채와 선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보듬는 여성의 존엄성을 보여줍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말라버린 풀꽃을 또 다른 타원이 부드럽게 껴안으면서 그 안에서 다시 피어날 봄을 기다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픈갤러리 작품 선정위원회의 추천 사유를 들어볼까요?
씨앗과 그들을 품는 씨방(子房)을 선명한 색채와 선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생명의 탄생을 밝고 화사한 색감으로 나타내고 있는 추상화입니다. 선명하게 빛나는 원색 물감들의 향연은 유럽의 야수파 그림들을 연상시키는데, 섬세한 선과 묘사는 동양화에서 자주 엿보이는 화풍입니다. 심영신의 작품에는 직선이 없습니다. 서로 다른 곡선들이 모여 만드는 조화로움은 차가운 겨울 흙 속에서 생명력을 품고 인내하는 자연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삶과 관계에 지쳐 갖게 된 모난 마음을 달래고 우리가 처음 품었던 순수함을 되찾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치유와 위로, 삶의 방향성이라는 긍정적 메시지에 부드러운 공간 연출이 가능한 파스텔톤의 색감까지 고려해 작품을 엄선했다는 설명인데요. ☞ 심영신 작가 더 알아보기
사연의 주인공 정두리씨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정씨를 최근 전화로 만났습니다.
그림은 언제 도착했나요?
“9월 15일이었습니다”
마음에 드나요?
“네. 정형화되지 않은 곡선이 여러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좋아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볼 때마다 저 문양은 뭘 의미하는 걸까 생각을 많이 해요.”
자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들(초5 아들, 초3 딸)도 좋아합니다. 특히 딸이 ‘이 모양은 뭐 같다’ ‘저 도형은 뭘 의미하는 것 같다’며 관심을 많이 보입니다. 딸 아이가 평소 그림을 좋아하거든요. 이벤트에 신청하게 된 것도 딸한테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다양한 색감과 모양을 보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처음에는 보고도 별 말이 없더군요.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딸 아이가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저 보라색 모양은 동그란 게 열매로 보여’ ‘어, 오늘은 다른 모양으로 보이네?’ 이런 식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거죠. 그림을 건 보람이 있었습니다. 아들은 느낌을 물어보면 아직까진 ‘그냥 그림이네’ 정도의 반응입니다. 심지어 ‘내가 그리면 더 잘 그리겠다’고도 하더군요.(웃음) 그러면 어때요. 어떤 생각을 하든 틀림 없이 마음 속에서 훗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씨앗으로 자리잡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을 보내면서 ‘번아웃’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좀 나아졌나요?
“혼자 사진전 보러 다니고 그랬어요. 힐링이 많이 됐어요. 아들과 함께 심리상담을 받기도 하고…. 딸과도 미술관 등 다니면서 노력을 했더니 조금씩 여유가 생겼어요. 차츰 나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려놓는 연습도 많이 했고요. 아이들도 이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황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림이라는 게 참 좋아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틈만 나면 멍하니 서서 한참을 바라보곤 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보고 애들이 나가고 없으면 또 보고…. 재밌어요. 온라인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네요. 그림은 진짜 실물로 보는 게 훨씬 더 좋아요.”
한 달이 되어 가네요. 거실에 그림을 걸기 전과 걸고 난 후 어떤 게 가장 많이 달라졌습니까?
“집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죠. 남편 말을 그대로 옮기면 집이 고급스러워졌대요.(웃음) 어떤 분이 ‘그림을 건다는 건 집에 화장을 하는 거랑 똑같다’고 얘기했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얼굴에 화장을 하고 나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고 활력도 돌고 그렇잖아요? 그림을 걸고 나서 화사함이 감도는 거실 분위기를 마주할 때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요. 이래서 사람들이 그림을 사는구나 싶죠.”
집에 그림을 들인 건 처음인가요?
“네. 최근에 ‘요시고 사진전’ 보러 가서 나오다가 포스터 산 게 유일했습니다. 그림 구매는 물론이고 ‘그림 렌탈’ 서비스라는 걸 체험해본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상입니다. 3호 사연의 주인공도 궁금하시지요? 이 분은 또 어떤 그림을 만나게 될지 다음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콘텐츠에서 예고했던 오픈갤러리의 ‘깜짝 선물’을 공개합니다. 이번 <그림 배달 왔어요>에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올댓아트 독자분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 선물인데요. 그림 구독 3개월권 추가할인 쿠폰입니다. (와아~) 오픈갤러리 카카오 채팅방에 들어가서 [그림 배달 왔어요]를 입력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취향에 맞춰 공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그림을 선정부터 설치까지 오픈갤러리가 도와 드립니다. 그림 구독을 통해 여러분의 공간이 마법처럼 변하는 경험을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 채팅방 바로가기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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