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아트와 오픈갤러리가 손 잡고 벌이는 공동 기획 이벤트 <그림 배달 왔어요>의 베스트 사연 세 번째 주인공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청소년문화의집’입니다. 가정에 배달됐던 지난 두 차례 사연과 달리 이번에는 여럿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 기관에 오픈갤러리의 그림이 발을 들여놓게 됐는데요. 청소년문화의집은 어떤 곳이고 이들이 과연 어떤 그림을 만났을지 궁금하시죠? 그럼 지금부터 구로구 천왕동으로 함께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천왕동청소년문화의집’은 구로구청의 위탁 운영을 맡은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재단이 지난 1월 ‘청소년의 꿈을 담는 스마트스페이스’를 목표로 새롭게 문을 연 ‘따끈따끈한’ 공간입니다. 지역 청소년들(9~24세)이 새로운 도전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미래인재’ ‘민주시민’ ‘창의진로’ ‘가치나눔’ ‘에코리더’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학습의 터전을 제공합니다.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공유 놀이터’를 표방하다 보니 오가는 방문객들도 많습니다. 지난 6월 ‘오픈파티’를 할 때만 해도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의 지역 청소년 및 주민들이 찾곤 했다는데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코로나 사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는 방역 지침의 변화로 천왕동청소년문화의집도 축소운영, 프로그램 및 강좌 폐지, 휴관과 개관 등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코로나 방역 지침의 4단계 격상 조치로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9월까지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만 겨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1일에야 다시 문을 열고 학생들과 주민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네요. 경영기획팀 김윤희 담당은 “평생학습 강좌를 시작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이제 겨우 하나씩 정상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게 인연이라면 인연일까요. ‘그림 배달 서비스’가 이곳에 도착한 날짜도 때마침 10월 1일이었습니다. 3개월의 휴관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감격스런 첫날, 4층 강당에 김지현 작가의 작품 <마음의 숲>을 걸 수 있게 된 거지요.

이곳은 학생들이 연극이나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을 연습하고 발표하는 공간으로 평소 왕래가 잦은 편입니다. 재개관 소식을 듣고 학생들이 다시 알음알음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윤희 담당이 네이버 공연전시판에서 <그림 배달 왔어요> 이벤트 소식을 접한 건 천왕동청소년문화의집이 휴관 중일 때였습니다. 다시 문을 여는 날 학생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코로나로 외출·방문이 쉽지 않지만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이 좋은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면 매일매일이 참 행복할 듯하다”는 사연을 보내왔습니다. 하얀색 페인트가 대부분인 벽과 잘 어울리는 밝은 느낌의 그림이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담아서요.

오픈갤러리의 작품 추천 위원회는 학생들과 같이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들을 놓고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생각의 여지가 많은 추상화보다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상 작품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갔습니다. 자연을 담은 풍경화, 상상화, 정물화 등 다양한 후보작들 중에서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책을 소재로 한 작품’ ‘멸종 위기에 처한 바키타 돌고래’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는 풍경화’ 등 밝은 색채의 작품 7점을 추렸습니다. 이 작품들 정도라면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웠던 청소년들과 지역 주민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제 7점 중에서 최종 작품 하나를 선택할 차례. 감상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천왕동청소년문화의집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투표에 나섰고 결과는 ‘성장’과 ‘꿈’을 테마로 한 김지현 작가의 ‘귀엽고 따뜻한’ 상상화 작품 <마음의 숲>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작품 속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밝고 경쾌한 색채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도록 이끕니다. ☞작품 자세히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