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미술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Stirling Calder, 1898~1976)의 개인전이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의 창시자로 워낙 유명한 인물인 만큼 칼더의 전시라는 대목만 듣고선 ‘모빌 작품들로 가득하겠군’ 하고 지레 짐작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번 전시는 다릅니다.
익숙한 칼더의 모습이 아니라 아주 낯선 얼굴로 관람객들을 찾아 왔습니다. 칼더 하면 떠오르는 모빌 작품도 물론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종이 작품 10점이 핵심이거든요.
종이 작품 10점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제작된 작품으로 모두 잉크와 과슈(물감의 일종)로 그렸습니다. 특히 다채로운 색감을 배경으로 하는 역동적인 검은 선과 나선형, 기하학적인 도형이 칼더의 모빌 작품을 연상시켜 칼더의 작업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들입니다. 미국의 예술가이자 미술 수집가인 장 립맨(Jean Herzberg Lipman, 1909 ~ 1998)은 칼더가 말년의 작품에 주로 사용한 잉크와 과슈를 가리켜 “활기차며 순발력 있고 즉흥적인 칼더의 표현기법에 잘 어울리는 도구”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더 칼더를 언급할 때 ‘차가운 추상’의 대명사로 불리는 현대 추상의 거장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 ~ 1944)을 빼놓을 수 없지요. 1930년 10월 몬드리안의 스튜디오에 방문한 칼더는 그의 작품과 작업공간의 구성에서 신선한 영감과 강한 인상을 받아 유화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유화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일지는 현장에서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종이 작품 10점 외에 칼더의 대표작인 조각 작품들도 자리를 빛내고 있습니다. 금속과 철사로 제작한 모빌 ‘무제 Untitled(1969)’와 ‘무제 Untitled(1963)‘, 그리고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설치한 대형 조각의 모형인 금속 스테빌(Stabile : 칼더의 모빌이 아닌 작품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움직이지 않는 모든 조각을 뜻함)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알렉산더 칼더를 ‘모빌’ 작품의 창시자로만 알고 계셨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알렉산더 칼더가 시도한 다양한 미술적 노력들을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 <칼더>
2021년 10월 5일(화) ~ 11월 20일(토)
10:00 – 18:00
*월요일, 일요일 휴무
페이스갤러리(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7)
문의 : 02)790-9388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페이스갤러리, 올댓아트 구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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