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페이튼은 주변 지인과 유명인사, 역사적인 인물들을 직관적이고도 감성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널리 호평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나폴레옹(Napoléon), 엘리자베스 1세 (Queen Elizabeth I), 그리고 존 레논(John Lennon), 커트 코베인(Kurt Cobain)과 같은 스타들을 비롯해 앤디 워홀(Andy Warhol),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그리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리안갤러리가 오는 7월 31일까지 엘리자베스 페이튼의 개인전을 국내 최초로 열고 있습니다.
신작을 포함한 페인팅, 드로잉, 모노타입 작품 등 모두 11점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페이튼의 작품 크기는 대부분 손바닥 크기로 작은 편입니다. 관람객과 작품 속 인물 간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작가의 의도라고 합니다.
<Tony Leung Chiu-Wai (Happy Together)>
엘리자베스 페이튼은 자신의 삶과 영화, 연극, 미술사 등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합니다. 대중매체에 실린 사진을 참고하지만, 원본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친밀감이 묻어 나옵니다. 사진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불명확하게, 그리고 일부러 아마추어 같은 방식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상실이나 이루어질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한 양가위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주인공 양조위의 옆모습을 담았습니다. 성별이나 기타 사회적인 상황을 따지기보다 영화 속에서 양조위가 느끼는 슬픔에 집중해 표현한 그림입니다.
Elizabeth Peyton_Tony Leung Chiu-Wai (Happy Together)_2021_Oil on board_35.6 x 27.9 x 2.7 cm_© Tom Powel Imaging ㅣ 리안갤러리 제공
<Elizabeth>
작가의 자화상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색감과 거침없는 붓 터치가 인상적인 페이튼의 초상화는 세밀한 인물 묘사보다 전체적인 느낌과 선, 붓 자국을 중요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루는 매체도 유화, 수채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다양한데요. 수채화에는 물감의 흐름이 그대로 남아있고, 유화 작품도 얇은 붓 터치로 수채화 같은 느낌을 풍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자화상도 언뜻 보면 수채화로 생각하기 쉽지만 유화입니다. 실제로 보면 느낌이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작가는 인물의 아름다움과 인간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Elizabeth Peyton_Elizabeth_2021_Oil on board_35.6 x 27.9 x 2.7 cm_© Tom Powel Imaging ㅣ 리안갤러리 제공
<Tutankhamun>
이집트의 소년 왕 투탕카멘의 데스마스크(Death mask)를 그린 그림입니다. 파스텔과 색연필을 사용해 그렸는데요.
익숙한 투탕카멘의 데스마스크(Death mask)를 작가의 시선으로 ‘낯설게’ 표현해 멀리서 봤을 때는 투탕카멘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챌 수 없었습니다.
무표정한 데스마스크(Death mask)를 작가만의 색깔로 표현해 놓으니 크기는 작지만 작품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작가만의 ‘데스마스크’가 탄생했습니다.
Elizabeth Peyton_Tutankhamun_2020_Colored pastel and colored pencil on paper_21.9 x 15.4 cm_© Tom Powel Imaging ㅣ 리안갤러리 제공
해외에서도 인기가 엄청난 엘리자베스 페이튼의 작품 가격은 작은 크기에도 억대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작 기간이 오래 걸려 작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데요.
이번 전시도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어렵게 문을 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페이튼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 엘리자베스 페이튼 개인전
2021년 6월 15일(화) ~ 7월 31일(토)
10:00 – 18:00
*일요일 휴관
리안갤러리(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9)
문의 : 02)730-2243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리안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