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살바도르의 개인전 <새벽의 백일몽>과 나카무라 쇼타 개인전 <걷기>가 2022년 1월 29일까지 서울 일우스페이스 1, 2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8,90년대생 두 작가는 국제 미술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작가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미디어와 아트페어 등에 소개되며 이목을 끌어왔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열리는 이들의 첫 개인전이다.
먼저 파올로 살바도르는 페루 출신으로 잉카제국의 모태였던 케추아 부족의 후예인 역사적 자부심이 강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스페인을 모국어로 사용하고 서구식 교육을 받았지만, 그의 삶과 예술에는 언제나 페루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살바도르의 작품에는 인간인지 동물인지 모호한 생명체가 자주 등장한다. 고대 페루의 종교에서 사람과 동물은 동등한 존재이며, 페루의 신화에서도 사람과 신성한 동물이 상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사람과 동물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머나먼 미지의 여행을 떠나는 동반자로 표현된다.
또 그는 급격히 변모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페루의 토착성,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페루의 고대 신화와 설화에서 이미지를 끌어오되, 개인의 경험과 현대 사회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화풍을 창안했다. 서구 르네상스와 표현주의 같은 미술사를 수용하면서도 페루 전통문화와 결합하는 조형 언어를 천착했다. 고립, 고독, 몽상을 주제로 삼으면서 느슨한 붓 터치와 청과 적의 자극적인 색채를 통해 우화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살바도르는 현재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파리의 페로탕 등 여러 갤러리에서 열린 기획전에 초대 출품했으며, 올해 독일 베를린의 페레스프로젝트와 스위스의 패트리샤로 컨템포러리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나카무라 쇼타의 작품은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 욕망과 절망이 교묘하게 교차하는 세계다. 어느 하나의 축으로도 명확한 경계를 그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 그 문턱을 넘나든다. 이 독자적인 세계에는 달콤하면서도 찌릿한 이완과 긴장이 공존한다.
경쾌한 화면의 피부, 부드러운 파스텔톤 색감, 올오버의 장식적 구성이 나카무라 쇼타 작품의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상징주의와 나비파, 야수파로 이어지는 유럽 미술사의 유산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실제로 나카무라는 마티스의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풍경과 인물이, 실내와 자연이 만나는 작품으로 이행했다고 한다.
나카무라가 그려내는 꽃, 나무, 풀이 피어나는 목가적 풍경은 작가의 ‘색채 필터’에 따라 청색으로 녹색으로 때로는 금빛으로 물든다. 평화와 안식의 땅, 지상의 낙원 같은 곳이다. 이 땅 위를 사람이 걷는다. 때로 작가의 초상이 등장한다. 이 풍경과 사람은 결국 작가가 꿈꾸는 내면의 세계를 응축하고 있다. 자의식 서식하는 그림이다.
현재 나카무라는 1987년 일본 야마나시현 출생으로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는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카무라 쇼타 개인전 서문을 쓴 김복기 경기대 교수는 “국제무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이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이 한국 화단에 신선한 비평적 이슈를 던지길 기대한다. 미술시장 호황의 키플레어인 MZ세대 컬렉터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어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파올로 살바도르
<새벽의 백일몽(Ensueños en el amanecer)>
나카무라 쇼타
<걷기(Walking)>2021년 11월 24일(수) – 2022년 1월 29일(토)
일우스페이스 제 1, 2 전시장
(서울 중구 서소문동 41-3, 대한항공 빌딩 1층)
올댓아트 김지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콘텐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