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필 붓으로 만든 얇은 선으로 일상의 풍경을 그려내 ‘선의 작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작가, 우병출의 작품을 갤러리조은에서 만났습니다.
<One Day>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Seeing’ 시리즈 작품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꾸준히 작업해 온 자연의 풍경과 도시의 일상을 담은 작품들입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작업이 단절된 시기가 있었는데 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리즈의 제목을 ‘Seeing’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우병출 작가의 작품을 얘기할 때 ‘선’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데요. 작가는 단원 김홍도와 겸재 정선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런 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화의 선 안에는 기품과 품격이 담겨 있지요. 특히 자연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풍경화의 선이 만들어내는 우아하고도 신비한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네요.
우병출 작가의 작품은 빼곡한 도시의 풍경을 다루지만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원한 산수화를 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서양화를 그리면서도 동양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그런 것 아닐까 싶은데요.
대상을 볼 때 형태보다 본질을 보려는 게 동양 미학의 시각이다. 이런 시각을 따르려고 한다. – 우병출 작가
동양 미학에선 감정 또한 중요하지요. 작가가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화폭에 드러나니까요.
선은 마음과 상태를 숨길 수 없습니다. 좋은 선을 드러내기 위해
항상 좀 더 진실되게 작업하려고 합니다.
작가는 시간에 쫓겨 급하게 작업한 작품을 보면 당시의 조급한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관람객들이 최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정성과 마음을 담아 최대한 ‘느긋하게’ 작업하는 이유입니다.
얇은 세필 붓으로 도시와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옮기는 일 자체만으로도 ‘중노동’일 텐데, 감정까지 다스리며 작업에 임한다고 하니 보통 경지는 아니다 싶습니다. 작업 자체가 하나의 수양 과정이기도 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느낌과 낯설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그림을 솔직한 감정 표현의 창구 혹은 도구로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자유분방한 필치에 담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즐기는 작가들도 많으니까요. 어떤 것이 더 옳다 혹은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분명한 건 우병출은 작가로서의 직업 정신과 책임 의식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는 점입니다. 그의 노력과 진심을 관객들이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다면 작가로선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Seeing’ 시리즈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방방곡곡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과 멀어진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을 다시 신선하고 낯선 풍경으로 인도합니다. 이번 전시는 온라인 예약과 현장 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합니다. ☞온라인 예약 페이지 바로가기
■ 우병출 개인전 <One Day>
6월 15일(화) ~ 7월 16일(금)
평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공휴일 휴무)
갤러리조은(한남동 739-24 골든너겟 빌딩 1층)
문의 : 02)790-5889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갤러리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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