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명의 시인, 소설가, 화가, 비평가 등의 초상을 담은 전시 <사람의 그때>가 오는 9월 11일부터 12월 26일까지 부산의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열립니다.
토지를 집필한 박경리(본명 박금이, 1926 ~ 2008) 작가부터 산을 모티브 삼아 강렬한 작품을 제작해 ‘산의 작가’라고 불렸던 박고석(1917 ~ 2002), 한국의 전통 회화와 현대 미술을 연결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창(1913 ~ 2001), ‘진정성의 작가’로 불리는 화가 장욱진(1917 ~ 1990)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작가와 화가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진이 사람의 얼굴을 기록하기 위해 탄생한 매체인 만큼, 이번 전시는 ‘초상사진’을 기본으로 두고 인물의 느낌을 충분히 살린 작품 163점으로 꾸몄습니다.
강운구 작가는 ‘그 사람의 그때를 증명하는 증명사진’이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하는데요. 작가노트에서 그가 가졌던 부담감과 결연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가 관장하고 있는 곳에서 마음이 편하며 따라서 표정도 그렇게 된다. 더욱이 거기에는 그 사람이 오래 머물면서 이루어낸 그 사람 고유의 환경이 있다.
그래서 대개 그 작가의 작업실이나 집에서 찍었다. 그러는 게 나의 가장 큰 의도였다.(중략)
어쨌거나 만나게 되었던, 만날 수밖에 없었던 이 모든 분들과의 인연이 새삼스럽게 고맙다. 사람은 대체 한평생에 몇 사람이나 만날까?
사람들 얼굴 위로 빛과 그늘이 부단히 교차한다.
시간은 시계 속에 그대로이고 사람들은 지나갔다.
흐르는 것은 사람이다.-강운구-
1960년대 이후 다큐멘터리 사진 분야를 개척해온 강운구는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우선에 두고 있습니다. 인물의 외형 기록에 충실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 속 인물에게 작가가 받은 느낌과 그날의 분위기를 ‘기록’합니다.
사진가로서의 욕심과 연출을 절제하며 촬영할 인물의 느낌 그대로, 그 사람답게 찍는다.
작가가 50년이 넘도록 지켜온 사진론인데요. 전시 <사람의 그때>를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의미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
9월 11일(토) ~ 12월 26일(일)
10:00 – 19:00(3월-10월)
10:00 – 18:00(11월-2월)
*매주 월요일, 추석연휴 휴무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452번길 16)
문의 : 051)746-0055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고은사진미술관 제공
콘텐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