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이하 키아프)가 10월 13일부터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한국화랑협회와 코엑스가 주최하는 키아프는 글로벌 무대를 기반으로 현대 미술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글로벌 아트 마켓의 트렌드를 주도해 왔는데요. 체계적인 시스템과 운영 매뉴얼로 국내 다양한 아트페어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선두적 역할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그 명성을 반영하듯 매년 평균 160~180여 개의 갤러리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는 물론 리만 머핀, 페이스 등 세계적인 갤러리들의 참가 또한 이어져왔습니다.
올해 키아프에서는 10개국 170여 개 갤러리의 회화, 조각, 영상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동안의 전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의 퀄리티와 갤러리 라인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무엇을 집중해 보면 좋을까요? 네이버공연전시판이 정리해 봤습니다.
서울에 주목하는 세계 미술 시장
#프리즈 #아시아중심
키아프 서울이 단독으로 치러지는 행사는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키아프는 2022년부터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의 협업으로 이루어질 예정인데요. 2003년 영국에서 시작된 프리즈는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에서 열리는 대규모 아트페어입니다. 바젤, 피악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힙니다.
즉 올해 ‘키아프’는 프리즈 공동 개최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죠. 한국화랑협회는 프리즈와 함께하는 키아프를 통해 서울이 세계 미술시장의 허브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황달성 협회장은 “한국 미술시장이 최소 5배 정도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며,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을 외국에 소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그렇다면, 왜, 서울일까요? 최근 발표된 ‘2021 아트넷 인텔리전스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은 향후 10년 예술 시장을 선도할 도시 Top 7에 포함됐습니다. 프리즈 측 역시 “작가, 미술관, 화랑, 컬렉터가 어우러져 풍성한 문화적 감각의 현장을 이룬 서울에 언제나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아시아 무대의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사 라인이 구축되어 있어 관람객의 접근이 용이하며, 인천과 부산을 통한 물류 역시 뒷받침된다는 점도 한몫했을 겁니다.
관련 정보는 프리즈 아트페어의 보드 디렉터로서 활동해온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의 토크쇼에서 보다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14일 오후 4시 30분 진행되는 토크쇼 ‘프리즈가 바라보는 서울’에서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서의 서울의 잠재력과 가능성, 나아가 키아프와 프리즈의 협업에 대한 전망을 제시합니다.
10개국 170여 개 갤러리, 역대급 참여
#치열한경합 #최고수준라인업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된 실물 장터인 이번 행사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미국, 독일 등 해외 유명 갤러리 참여가 늘어난 점도 주목해 볼만합니다. 올해 4월 서울 청담동에 지점을 론칭한 König(베를린)은 키아프에 첫 참가를 준비 중이며, 뉴욕의 Gladstone Gallery(뉴욕, 브뤼셀)도 키아프 서울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독일 베를린의 대표 갤러리 Esther Schipper(베를린)와 Peres Projects(베를린)도 부산에서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키아프 서울은 첫 참가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갤러리를 운영하는 VSF(Various Small Fires)도 키아프 서울에 참가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이번 키아프는 참여율이 ‘역대급’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전 세계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지만, 한국의 아트마켓은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말이죠.
협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300개 가까운 화랑이 부스 설치를 신청했습니다. 유례없이 100개 넘는 화랑을 심사에서 솎아내는 고역을 치렀는데, 부스 배치를 놓고 각 화랑 사이에서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 치열한 경합 끝에(!)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가나아트갤러리 등 국내 3대 메이저 갤러리와 금산갤러리, 리안갤러리, 이화익갤러리, 조현화랑 등 주요 중견 화랑이 부스를 차립니다.
해외 주요 갤러리들의 참가도 눈에 띕니다. Pace(뉴욕, 런던, 베이징, 홍콩, 팔로알토, 서울)와 Lehmann Maupin(뉴욕, 영국, 홍콩, 서울)은 이번 키아프 서울에 또다시 참가합니다. 파리에 본점을 둔 세계적 갤러리인 Perrotin(파리, 뉴욕, 상하이, 홍콩, 도쿄, 서울)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참가하며, 작년 키아프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처음 작품을 선보인 독일 갤러리 Sprüth Magers(베를린, 영국, LA)와, 역시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던 Tang Contemporary Art(방콕, 베이징, 홍콩)가 다시 참가하여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키아프 서울에 3년째 꾸준히 참가하는 뉴욕의 Two Palms와 올해 5년째 참가하는 홍콩의 Over the Influence 역시 다시 합류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도 대거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창열, 이강소,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서승원 등 한국 대가들의 작품부터 현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양혜규와 강서경 작가와 언어를 주요 재료로 삼는 현대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 프랑스 출신 유리 조각으로 유명한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미술계의 핫 키워드인 NFT 작품으로 아트바젤 홍콩에 선보였던 코디최(Cody Choi)를 비롯해 리암 길릭(Liam Gillick), 쿤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 샘 길리암(Sam Gilliam)의 작품이 공개됩니다.
또 세계적 작가인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 조지 콘도(George Condo)와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등 세계 최고 작가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으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진 작가 안드레아 거스키(Andreas Gursky)를 비롯, 게리 흄(Gary Hume),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도 참가하여 최고 수준의 작가 라인업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VVIP까지 등장했다!
#VIP_FOR_MZ #미술계큰손 #이틀만에완판
기존 VIP와 일반 관람으로 나눠 진행된 키아프는 올해 VVIP를 새로 만들어 특별 관람 일정을 추가했습니다. 개막식이 열리는 13일은 VVIP로 불리는 극소수 상류층 우대 고객들만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14일은 그다음 등급 상류층 고객인 VIP가, 일반 관객들은 15~17일 유료 입장권을 구매해 전시장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아트테크 등 미술 시장이 활황인 요즘, 미술계의 ‘큰 손’은 MZ 세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아트 마켓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진 컬렉터들이 미술작품 투자에 관심을 보이며 미술시장을 견인하고 있는데요. 협회는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VVIP 입장권을 100장 한정으로 장당 30만 원에 일반 판매했는데, MZ 세대 관객들의 호응을 업고 이틀 만에 모두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반영한 VIP for MZ 프로그램도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진행됩니다. 미술시장의 변화, 옥션 동향, 컬렉팅의 방향성을 갤러리스트, 옥셔니스트 등 현장 실무자들과 경제학자, 컬렉터의 강연을 통해 초보 컬렉터들에게 유용한 실질적인 지식과 경험을 전하고자 기획됐습니다.
한편, 키아프 서울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엄중한 상태인 만큼 내부 인원수 제한, 출입시 인원 파악 등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우선 기존 발행하던 VVIP 와 VIP, 그리고 입장권 수를 제한하였는데요. VVIP 와 VIP 카드를 소지한 모든 방문객은 입구에서 방역 수칙에 맞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순차적으로 손목 밴드를 발급받아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코로나19에 강화된 뷰잉룸
#온라인뷰잉룸 #필터기능추가
‘직관’이 어렵다고 아쉬워하기엔 이릅니다.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 A, B홀 전시와 동시에 2020년 새롭게 론칭한 온라인 뷰잉룸(Online Viewing Room; OVR)을 병행합니다.
이번 온라인 뷰잉룸은 작년에 비해 검색, 필터 등 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원하는 작품을 더욱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데요. 메뉴를 통해 작가명 검색과 필터 기능을 추가해 작품 가격, 크기, 재료, 제작 년도로 작품 세부 검색이 가능하며 고객들은 작품 이미지를 보면서 바로 갤러리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온라인 뷰잉룸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10월 15일부터 10월 23일까지 일반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VVIP와 VIP들은 10월 8일부터 온라인 뷰잉룸을 먼저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만 산다?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
#메타버스와예술 #미술품감정 #달라진예술소비패턴
앞서 짤막하게 토크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요. 쉽게 만나기 힘든 미술계 유명 인사들, 아티스트들의 토크 프로그램도 이번 키아프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코스입니다. 최근 미술계에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토크 프로그램은 코엑스 B홀 외부에 위치하여 키아프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토크의 첫 문을 열어줄 권준성 수석은, 기업 브랜드 담당자로써 활동한 본인의 경험을 통해 기업이 예술을 통해 얻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더불어,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김희근 회장과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마크테토, 그리고 키아프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김동현 팀장의 대담을 통해 변화하는 한국 미술시장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찾아봅니다.
최근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민세희 콘텐츠진흥원 원장, 에이치존 대표이자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인 이대형 디렉터, 그리고 디지털 테크놀로지 아트 전문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예술의 창작과 소통에 대해 논합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인 디스트릭트가 생각하는 미디어 아트의 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한 토크 시간을 갖습니다. 더불어, 증강현실 전문가인 카이스트 우운택 교수의 발제에 기반하여 XR 전문가와 뉴미디어 아티스트가 메타버스와 예술의 관계, 그 확장성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삼성 컬렉션 기증, 미술품 물납제 이슈와 관련하여 여느 때보다도 미술품 감정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이 큽니다. 국내 미술품 감정의 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술시장의 신뢰도와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를 비롯한 관련 학계 인사와 현직 감정위원 등 현장 전문가들이 토론을 진행합니다.
최근 미술산업은 콘텐츠의 본질적인 성장과 다양한 상황이 긍정적으로 결합되어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 사무국장인 강희경과 서울대학교 권기성 박사가 미술산업 생태계가 지니고 있는 방향성과 확장성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코로나 이후 공간에 대한 변화로 예술 소비 패턴이 달라졌는데요. 현대카드 다이브 스페셜 에디터로 활동 중인 박지호는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진 공간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마지막 토크 세션은 국립현대미술관 공간 기획자인 김용주가 작품과 작품, 작품과 공간, 작품과 관람자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공간 기획자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KIAF SEOUL 2021
(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서울 코엑스 홀 A&B
VVIP, PRESS 프리뷰 10/13, 15:00-21:00
VIP 프리뷰 10/14, 11:00-19:30
일반 관람 10/15~16, 11:00-19:30 10/17, 11:00-17:00
올댓아트 김지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 Kiaf SEOUL 2021
참고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13일 개막…170여개 화랑 집결 (연합뉴스, 2021.10.06)
미술품 최대 장터 선다…큰손은 MZ세대? (한겨례, 2021.10.06)
한국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가 될 수 있을까? (월간 미술, 2021년 8월호)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내년 한국서 열린다… 키아프와 공동개최 (시사매거진, 202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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