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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가기 전에 만나요!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이 들려주는 ‘빛’의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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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동안의 팬데믹을 통과하며 미지의 바이러스는 익숙한 존재가 되었다. 일상은 조금씩 돌아오고 공연장의 문도 점차 열리고 있지만, 전염병이 불러온 무기력함과 좌절감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럴 때일수록 힘이 되어주는 것은 요란한 행복이 아니라 담담한 위로가 아닐까. 가을밤, 음악이 조용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는 10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전하는 실내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은 실내악 시장의 확장과 다양성을 목표로 2019년 첫 공연을 열었다. 페스티벌은 3년의 시간 동안 규모와 스펙트럼을 점점 넓혀 가고 있다.



    2021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포스터 | 목프로덕션

    페스티벌의 기획부터 진행, 연주까지 모두 맡은 예술감독이자 첼리스트 박유신은 경희대 음대를 전 학년 장학생으로 수석 졸업하고, 독일 드레스덴 국립 음악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만점으로 통과한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다. 2018년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 등 굵직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학 시절 유럽의 다양한 실내악 축제를 접하며 실내악에 대한 애정을 키웠다는 그는 현재 포항 음악제 음악감독과 동시에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재임하고 있다.

    페스티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유신 예술감독과 서면으로 나눈 이야기와 함께, 올해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을 짚어본다.


    미니 인터뷰: 예술감독/첼리스트 박유신



    예술감독 박유신 | 목프로덕션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이 3회를 맞았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2019년 처음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을 시작했을 때, 이 페스티벌이 성장하기보다는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올해 3회차를 맞이하며 페스티벌의 지속과 발전 가능성이 보여 기대가 큽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시국에 축제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예술감독으로서 축제의 초기 2회가 팬데믹 시기에 개최된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사실 작년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페스티벌이) 취소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게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상황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모두가 최대한 안전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지침 안에서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이 이런 시기에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축제는 어떤 주제로 준비하고 있나요.
    올해 축제는 청중에게 희망의 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빛’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날은 미국의 대표 작곡가 코른골드, 거슈인, 미국과 인연이 깊은 드보르자크의 작품들을 선보여, ‘American Night(아메리칸 나이트)’이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두 번째 공연은 라흐마니노프, 글리에르,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의 낭만적인 곡들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당대의 작곡가들이 대부분 누군가를 위해 헌정한 작품이 많은 만큼, ‘헌정’이라는 부제를 선정했습니다. 프로그램으로 생각한 곡들을 나열하다, 모든 곡들이 단조라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단조의 진정성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한 줄기 빛, minor’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됩니다. 
    참여하는 연주자들은 모두 실내악 장르에 특화된 훌륭한 음악가들입니다. 다양한 작품을 각자 개성이 짙은 연주자들이 어떤 앙상블로 표현해낼지 저 또한 매우 기대가 큽니다.



    첼리스트 박유신|사진 올댓아트 김희주

    최근 하노버에서 음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음반은 어떤 곡들로 구성됐나요.
    항상 첫 음반을 발매하게 된다면 브람스와 슈만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작곡가이자, 제가 가장 애정하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슈만의 다섯 개의 민요풍 소품, 그리고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첼로로 녹음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연주 활동과 동시에 음반 작업과 포항 음악제와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를 느낀 적은 없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방면의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연주자의 삶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아 축제를 진행하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과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위대하고 순수한 음악들을 제가 구성하고 훌륭한 연주자들을 통해 연주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연주자와 예술감독, 두 직업도 결국 ‘음악’이라는 본질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힘든 것보다는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이 큽니다. 물론 전혀 힘들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요. 페스티벌이 모두 끝나면 잠시 다 내려놓고 쉬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웃음)

    이번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을 찾을 관객들에게 인사 한 마디를 남긴다면요.
    2019년, 관객분들께 “해가 거듭할수록 좀 더 많은 공연으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올해 드디어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공연에서 세 번의 공연으로 찾아뵙게 된 만큼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행복한 시간을 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2021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 ‘빛’

    이번 페스티벌은 ‘빛(Light)’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팬데믹 위기로 2년째 터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관객에게, 음악으로 희망의 빛을 전달할 예정이다.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공연에 각각 소주제를 부여해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실내악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김재영, 김영욱 | 목프로덕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독일의 명문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동양인 및 여성 최초 제2바이올린 수석 이지혜, 노부스 콰르텟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이 참여한다.

    (왼쪽부터) 비올리스트 김상진, 이수민, 이한나 | 목프로덕션
    (왼쪽부터) 첼리스트 송영훈, 강승민 | 목프로덕션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비올리스트 김상진,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원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수석 이수민을 비롯해 국내외의 유명 페스티벌 및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에 빛나는 첼리스트 강승민이 무대에 오른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김태형, 박종해 | 목프로덕션

    뛰어난 균형감각과 논리정연한 해석으로 주목받아온 피아니스트 김태형, 퀸 엘리자베스 피아노 콩쿠르 입상 등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함께 한다.


    첫째 날 ‘American Night’



    2020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현장 | 목프로덕션

    10월 29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

    축제의 첫날은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이자 영화 음악인으로 널리 알려진 코른골드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4중주 모음곡,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로 불리는 조지 거슈인의 ‘파리의 미국인’, 드보르자크가 뉴욕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재직 시 작곡한 현악 5중주 제3번 ‘아메리칸’이 연주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현악곡으로 작곡된 거슈인의 ‘파리의 미국인’을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박종해의 듀오 무대로 만나볼 수 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선사할 예정이다.

    둘째 날 ‘헌정’



    2020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현장 | 목프로덕션

    10월 30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헌정’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는 두 번째 날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 글리에르,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초기 실내악 작품인 슬픔의 3중주 제1번이 공연의 문을 연다. 라흐마니노프의 독보적인 애절함과 풍부한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어 글리에르의 힘찬 현악 6중주 제3번과 슈베르트가 짝사랑한 여인을 위해 쓴 네 손을 위한 환상곡 바단조, 청중과 친숙한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사중주 제3번이 연주된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헌정’으로, 공연되는 모든 음악을 어려운 시기를 살아내고 있는 청중들에게 헌정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셋째 날 ‘한 줄기 빛, minor’



    2020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현장 | 목프로덕션

    10월 31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축제의 마지막 날은 ‘한 줄기 빛, minor’ 공연이 장식한다. 장조에 비해 어둡고 슬픈 느낌으로만 인식되어 온 단조곡들을 재해석해 깊이 있는 감동과 아름다움을 전할 예정이다. 슈포어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마단조, 슈트라우스의 피아노 4중주 다단조,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제1번 다단조,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 라단조 ‘플로렌스의 추억’이 연주된다. 단조곡들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묵직한 감동을 전하며 관객을 빛으로 이끈다.


    일시
    제목
    프로그램
    장소
    2021. 10. 29 오후 8시
    <American Night>
    코른골드- 왼손을 위한 피아노 4중주 모음곡, Op. 23

    거슈인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파리의 미국인

    드보르작 – 현악 5중주 제3번 내림마장조, 아메리칸
    금호아트홀 연세
    2021. 10. 30 오후 2시
    <헌정>
    라흐마니노프 – 슬픔의 3중주 제1번 사단조
     
    글리에르 – 현악 6중주 3번 다장조, Op. 11
     
    슈베르트 – 네 손을 위한 환상곡 바단조, D.940
     
    드보르작 – 피아노 사중주 2번 내림마장조, Op.87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021. 10. 31 오후 2시
    <한 줄기 빛, minor>
    슈포어 –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마단조, Op.13
     
    슈트라우스 – 피아노 4중주 다단조, Op.13
     
    쇼스타코비치 – 피아노 3중주 1번 다단조, Op.8
     
    차이콥스키 – 현악 6중주 라단조,플로렌스의 추억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2021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2021. 10. 29~31
    금호아트홀 연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날짜별 장소, 시간, 출연자 상이

    올댓아트 변혜령 인턴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목프로덕션, 올댓아트 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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