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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만큼 빛나는 따뜻한 마음,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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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epm/SHIM KYUTAI|에피파니모먼츠

    무대 위의 김다미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없다. 처음 김다미의 연주를 실제로 본 날 나는 (혼자) 사랑에 빠졌다. 걸음걸이, 시선, 활을 긋는 팔의 움직임 하나하나 카리스마와 여유가 넘쳤던 그의 모습은 어렸을 때 어렴풋이 그리며 동경했던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 그 자체요, 탁월한 테크니션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그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분주히 따라가지도 무시하고 달려 나가지도 않고 완전히 조화로우면서, 동시에 오늘 이 공연의 솔리스트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던 그날 그의 연주는 관객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영상) 김다미가 연주하는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w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Youtube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한국 클래식계에서 김다미는 가장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다. 누구나 혀를 내두를만한 뛰어난 연주 실력만큼이나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기도 하다. 김다미는 2010년 이탈리아의 저명한 국제 음악 콩쿠르인 프레미오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올랐다. 당시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을 수상한 것도 화제였다.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중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던 그때 그는 22살이었다. 2012년에는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다미가 뛰어난 성적을 거둔 콩쿠르는 파가니니와 하노버 요아힘 뿐만이 아니다. 일본 나고야 무네츠구 국제 콩쿠르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인디애나 폴리스 콩쿠르, 센다이 국제 콩쿠르 등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콩쿠르, 학업, 연주 활동을 병행하며 치열한 20대를 보낸 그는 미국 커티스 음악원,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뉴욕 주립대 등 북미와 유럽의 명문 음악대학에서 아론 로잔드, 미리암 프리드, 미하엘라 마틴을 사사했다. 세계 곳곳의 무대에서 경험하며 솔로, 실내악, 협연 공연을 하며 시야를 넓혀 왔고, 지금은 그간의 경험으로 깊어진 음악성을 무대와 학교에서 발휘하고 있다. 김다미는 지난해부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epm/SHIM KYUTAI|에피파니모먼츠

    김다미의 음악에는 양면성이 보인다. 그는 부드럽고 따뜻한 곡도, 날카롭고 차가운 곡도 자유자재로 연주하는데, 하나의 곡 안에 그 상반되는 느낌이 늘 공존했다. 어떤 곡을 연주하든 느껴지는 혼재된 감정은 언제나 매력적이었고 신비로웠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가 항상 의문이었는데, 직접 만나 보니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다미는 냉철한 프로이면서도 한 명의 너무나 따뜻한 사람이었다. 무대를 지배하던 카리스마를 잊게 하는 털털함과 소탈함, 배려심이 그를 더 빛나게 하는 것 아닐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와중에도 내년 초 발매할 음반 작업과 학생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틈틈이 준비하고 있다는 김다미를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의 일문일답.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로서 첫해를 보낸 소감도 궁금합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공연계 전반의 변화도 컸는데요. 교육자이자 연주자로 1년 반 정도 지내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그냥 조언자 정도라고 해주세요.(웃음) 일단 교육은 정말 새로운 분야의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고요. 코로나 때문에 연주가 많이 취소되었는데 만약 그 공연들이 다 그대로 진행되었더라면 큰일이었을 것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요?
    작년 공연 일정은 제가 교수로 임용되기 전에, 교수가 될 줄 모르고 잡아놓은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학교 일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공연이 없어도 꽤 바쁘게 지냈어요. 두 가지를 병행했더라면 더 바빴겠죠.

    (영상) 김다미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Youtube

    공연이 줄어서 그나마 스케줄 관리를 할 수 있었던 거네요. 그래도 연주자로서 느끼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럼요. 교육자로서의 일도 나름의 보람이 있지만, 그것으로 충족되지 않는 연주자로서의 성취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건 많이 아쉽죠. 공연할 때마다 너무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니까 훨씬 더 긴장되기도 하고요. 작년에는 공연이 없으니까 연습도 많이 쉬었거든요. 공연을 준비하는 속도나 리듬을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요. 공연이 꾸준히 있으면 연습을 더 성실하게 했던 것 같은데, 그런 것 없이 자기 자신을 제어하면서 속도를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느꼈죠.

    공연 일정이 많을 때는 어떤 식으로 연습하는지 궁금한데요. 꼭 지키려고 하는 연습 방법이 있다던가
    그런 건 없고요.(웃음) 예전에는 있었던 것 같아요. , 칼 플레시 스케일 교본으로 손 푸는 건 하루에 한 번씩 꼭 했어요. 최근까지도요. 요즘도 정말 한가할 때는 그렇게 해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학생 때는 연습 시작할 때 1-2시간 정도 기본기 연습을 충실하게 하고 나서 곡 연습에 들어갔어요.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그런 것들을 강조하고 있고요.

    (영상) 김다미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자기계발 프로젝트’ 영상. 파가니니 카프리스 4번 연주 |Youtube

    기본기 연습 말고도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나요.
    학생마다 개인별 차이가 커요. 악기나 연습에 대한 의욕 같은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개인별로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 안에서, 각자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최대한 주려고 해요.

    학생에 따라 다른 거군요.
    그렇죠.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들은 스스로 하게 두고요. 제 스승님도 저를 그렇게 가르치셨는데,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요.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유학 고민을 많이 한다던데요. 유학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조언하는 편인가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유학을 많이 못 간다고는 하더라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는 아직 졸업한 친구가 없어서 제 학생에게 유학 조언을 해준 적은 없어요. 나중에 제 학생이 가고 싶다고 한다면 말리진 않을 것 같아요. 국내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또 같은 선생님이 있는 대학원을 간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단 저부터가 유학을 오래 한 사람인데, 저는 유학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경험했고 그 경험으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었어요. 각기 다른 나라의, 다른 선생님께 배움으로써 그분들의 시야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유학을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의 고민은 역시 콩쿠르인가요.
    지금 학생들의 나이 때에 제가 걱정했던 것들을 똑같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있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콩쿠르에 나가고 경쟁을 해서 상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 시기는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시기에요. 거쳐야만 하는 것이니까 그냥 몇 년 밖에 안 남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주죠. 어차피 몇 년 후에는 콩쿠르에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거든요. 제 학생들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열심히 해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내가 바이올린을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은 없는 편인 것 같아요.

    (영상) 바이올린 소리를 트이게 하는 TIP [원 포인트 레슨] |Youtube

    스스로도 그런 고민은 해본 적 없는 편인가요. 바이올린은 7살 때부터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보통 어릴 때 부모님의 권유로 무엇인가를 시작하게 되면 중간에 한 번쯤 반항의 시기가 오기도 하잖아요.
    저도 그런 시기가 없었던 편이죠. 어쩔 수 없었어요. 너무 오래전부터 했고. 그냥 제 자신이 빨리 파악했던 것 같아요. 이것밖에는 내가 할 만한 게 없다는걸요. 이걸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큰 반항 없이 계속했어요.

    완벽주의가 있는 것 같다라고 답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 완벽주의가 스스로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요.
    , 예전에 그런 성향이 있었죠.(웃음) 그런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어요. 3-4년 정도 전부터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대학생 때 스승님도 연습이 더 즐거우려면 음정이나 이런 것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 하셨어요. 그런데 그때는 한창 콩쿠르를 나갈 때라, 실수 한 번에 떨어지는 게 콩쿠르니까, 완벽함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했으니까 콩쿠르에서 입상할 수 있었던 거고요. 지금도 그 시기에 그 과정을 거치는 것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 성향이 콩쿠르를 더 이상 나가지 않는데도 계속 이어지는 거였어요. 음악은 전과에서 해답 찾아서 문제 풀 듯이 하는 게 아니고, 항상 영감으로 발전을 해나가는 작업이잖아요. 그런데 어떤 해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향해 더 완벽한 음정, 완벽하게 깔끔한 소리, 이런 것만 너무 추구하다 보니까 연습하는 과정이 즐겁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났나요.
    최대한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음악의 가장 큰 전문가는 제 자신이고,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수용할 필요는 없겠다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그런 (완벽주의적인) 성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죠. 제가 음악적으로 신뢰하는 몇 명의 조언은 믿되, 제가 원하는 음악을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출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음악적으로 더 성숙하려고 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사진 올댓아트 김희주

    평소에 워낙 바쁘다 보니 휴식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요. 쉴 때는 주로 어떤 것을 하면서 스스로를 충전하나요.
    저 잠만 자는데…(웃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최상의 하루는 하루 종일 잠을 자다가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3시쯤에는 산책을 하고 다시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쉬는 거예요.

    평범하지만 정말 최고의 하루네요.
    그렇죠? 그게 전부에요. 예전에는 맛집이라는 곳에 찾아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그러기도 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음식점에 잘 못 가니까 더 집에만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태국에 가고 싶어요. 제가 태국을 정말 좋아해요. 좋아하는 이유는 마사지와 열대과일! 제가 연주를 많이 하러 다니니까 근육통이 있는데 태국에서는 마사지 받는 비용이 저렴하거든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사진 올댓아트 김희주

    그동안의 인터뷰에서 실내악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실내악 공연을 많이 하는 편인데,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해요. 연주자 간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굳이 제 고유의 방식을 고집하지는 않아요. 이번 한 번만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이번에는 상대방의 의견대로 연주하고,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연주할 기회가 있겠죠. 정해진 그룹이 아닌 이상 실내악은 단기 프로젝트로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전문 연주자들이 대부분 그런 태도로 임하는 것 같아요.

    학생 때도 그랬나요?
     생각해 보면 학생 때는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죠. 꼭 이 방식으로 연주해야만 한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자기 음악에 대한 그런 고집이 있는 건 좋아요. 좋은데, 그 방식을 고집하려면 그걸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다른 연주자들을 설득해야 하죠. 그렇지 않고 내 본능이 이렇다 하면 그런 정도의 주장만으로는 다른 연주자들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지난번 드보르작 음반 작업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는데, 음반은 정말 좋았거든요. 다음 음반 계획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맞아요. 그때 참 험난했죠…(웃음) 다음 음반 발매는 내년 상반기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10월에 녹음할 계획이고요. 이번에는 바이올린 소품 음반을 발매하게 될 것 같아요. 사실은 문지영 피아니스트와 음반으로 내고 싶은 소나타가 많아요. 슈만하고 브람스를 같이 연주한 적이 있거든요. 예전에 지영이가 본인이 30대가 되면 소나타 앨범을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꼭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소망이에요.

    (영상) 김다미가 연주하는 드보르작 로망스 |Youtube

    일본 옐로우 엔젤 재단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금호문화재단에서 몬타냐나를 후원받아서 썼는데 최근에 악기를 새로 주문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이번에 주문 제작한 악기인가요?
    맞아요. 주문을 한 게 2018년이니까 2년 조금 넘게 기다려서 받았네요.

    제작자에게 특별히 요청한 것도 있었나요.
    가장 중요한 건 악기의 크기였어요. 제가 대여받았던 스트라디바리우스나 몬타냐나나, 둘 다 바이올린의 목이 가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악기로 연주할 때 악기 목이 조금만 두꺼워도 손이 아프고 음정도 너무 다르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악기 목이 꼭 얇았으면 좋겠다고, 그 점을 굉장히 강조했어요. 나머지는 특별하게 요청하지 않았어요. 제작자가 본인 마음대로, 알아서 잘 만들 수 있게 하려고요. 어떤 생각을 심어주면 그쪽으로 힘쓰다가 괜히 틀어질까 싶었거든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사진 올댓아트 김희주

    앙상블 자비에 멤버로 자선 콘서트도 매년 열고, 지난해에는 하트하트재단의 ‘Play hear’ 챌린지에도 참여했는데요. 사회적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제 재능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좋겠죠.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직 많은 시도를 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자비에 팀의 자선 콘서트도 1년에 한두 번 정도 하고요. 하트하트재단은 김상진 선생님이 그 재단 공연을 많이 하셔서 선생님하고 같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제가 무언가를 따로 추진하거나 그러지는 못했어요. 제 앞길을 보는데 더 치중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생각하는 게 있기는 한데

    그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어떤 건가요?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요. 저는 어렸을 때 악기에 대한 고민을 너무 많이 했어요. 대부분의 친구들은 부모님께서 장만해 주시는 악기를 사용했는데 저는 그런 환경은 아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현악기 연주자라면 가지고 있는 악기에 대한 갈망이 커지더라고요. 제 자신이 그걸 느끼게 되고요. 재단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나 몬타냐나를 장기간 대여받기 전에도 콩쿠르를 나가거나 할 때 악기 대여를 많이 받았어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악기사에서 무상으로 대여해 주신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느끼는 감사함이 너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자비에의 김규 비올리스트하고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요. 악기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대여의 목적으로요?
    , 그 악기들을 받으면 악기가 필요한 친구들한테 무상으로 대여해 주면 좋을 것 같아서요. 학생들 중에 저가의 중국산 악기를 사용하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이건 규하고 몇 년 전부터 이야기해왔는데, 이번에 제가 악기 주문하려고 모던 악기 제작자를 알아보면서 여러 정보를 얻었거든요. 규하고 합심해서 조금씩, 나름 열심히 추진하고 있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epm/SHIM KYUTAI|에피파니모먼츠

    유튜브 채널 중에 <또모> <밀크티비>에도 출연한 적이 있고, 또 개인 유튜브 채널에도 몇 개 영상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연주자가 유튜브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것은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영상 미디어를 통해서 연주자가 더 이름을 알리게 되는 방식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죠. 한국만 해도, 사람들이 제 이름을 알게 되고 제 연주를 더 자주 접하게 된 경로도 인터넷 매체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실제 제가 연주하는 공연에 와서 관객이 되어 주시기도 하고,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크죠. 예전에는 신문사 등 언론 인터뷰를 했다면 지금은 본인을 홍보하는 방식이 영상으로 달라진 거고, 그런 걸 통해 자기 PR을 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싶어요. 콩쿠르 같은 것도 요즘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콩쿠르에서의 연주가 라이브 스트리밍이 되니까 전 세계의 사람들이 내 연주를 볼 수 있죠. 그런 의도로 참가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만큼 영상 미디어가 사람들이 연주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인 거죠.

    (영상) 김다미와 비올리스트 이한나가 출연한 <밀크티비> |Youtube

    6월에 <슈플스테이지> 영상이 공개됩니다. 클래식 연주곡 2개가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1 4악장, 존 코릴리아노의 레드 바이올린 카프리스 1 4악장인데요. 특히 코릴리아노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코릴리아노의 레드 바이올린 카프리스는 제가 연주를 많이 했던 곡이에요. 몇 년 전 교향악축제 때 앙코르 연주를 이 곡으로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죠. 코릴리아노는 할리우드에서 영화음악 작품도 많이 썼어요. 그냥 대중음악 작곡가로만 평가받지 않는, 현대 클래식 분야 작곡가로서도 굉장히 비중 있는 음악가죠. 존 윌리엄스나 엔니오 모리꼬네도 영화음악 작곡가지만 클래식 장르에서 봤을 때도 영향력 있는 음악가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곡을 연주할 때는 고전 클래식 곡이 아니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아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온라인 공연, 크로스오버, AI 음악가 등 클래식 음악 관련해서 전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은 어떤 건가요.
    우선 크로스오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저는 클래식 음악을 하던 사람이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딱히 부정적이지 않아요. 사람마다 다 취향이 있고 선호하는 길이 있잖아요. 크로스오버도 하나의 장르고요. 그런 길을 가는 것도 좋죠. 다만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선호하는 표현 방식이 제게는 맞지 않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 길은 저보다 그런 걸 더 잘 하는 분에게 넘겨야 한다고 생각하정도예요.

    <팬텀싱어> 시리즈가 성공하면서 크로스오버 장르에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 <팬텀싱어3> 출연했던 테너 존 노 씨가 제 육촌인가 그래요. 저희 엄마 사촌의 아들이에요.

    오!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팬텀싱어3> 출연 소식은 사전에 연락받고 알게 된 건가요?
    아뇨, 사실 저는 친분이 거의 없고요. 엄마들끼리 잘 아시죠. 사촌이니까. 저는 그날 공연 리허설 때문에 방송을 못 봤는데 엄마가 갑자기 어떤 번호로 문자 보내라고.(웃음) 그래서 무슨 번호인지도 모르는데 일단 문자 보냈죠. 나중에 알았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epm/SHIM KYUTAI|에피파니모먼츠

    AI 음악가나 다른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있나요.
    AI 음악가요. , 저는 AI를 견제한다거나 이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AI의 음악과 연주자의 음악은 전혀 다른 길이고 AI 음악이 생겼다고 해서 공연에 오던 사람들이 안 오지는 않을 거거든요.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한 번밖에 없는 그 상황을 만끽하기 위해서 오는 관중들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AI에 대한 관심은 그냥 막연한 정도고요. 제가 생각해 봤던 건 VR이에요.

    VR 기술을 활용해서 해보고 싶었던 게 있는 건가요.
    카메라를 제가 머리에 쓰는 거예요! VR 기술을 사용한 다른 콘텐츠는 관중들이 연주자를 보는 시점이잖아요. 반대로 연주자가 관중과 악기를 보는 시점을 VR 카메라로 찍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리허설 때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적은 있는데, VR로 찍으면 더 생생할 것 같더라고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의 시선에서 보는 VR 영상이라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곧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남은 일정이나 곧 앞두고 있는 큰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학교 일은 계속 병행할 것 같고요. 6월에 서울시향과 협연을 마치면 상반기에는 큰 공연은 끝나요. 하반기에는 일부러 공연 일정을 많이 잡지 않았어요. 음반 녹음 작업에 주력하고 싶어서요. 공연은 내년에 음반 내고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 내년 상반기에 음반 내고, 2월에 음반 발매 기념 겸, 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를 할 예정입니다.

    (영상) 지난해 김다미가 출연한 KBS <안디무지크> |Youtube

    ■ 공연 프로그램 
    브리튼 – 진혼 교향곡
    프로코피예프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라흐마니노프 – 교향적 무곡

    <2021 서울시향 달리아 스타세브스카의 라흐마니노프 1,2>

    2021.6.17~6.18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바이올린 김다미
    지휘 달리아 스타세브스카
    서울시립교향악단

    올댓아트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사진|에피파니모먼츠, 올댓아트 김희주
    자료|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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