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가 6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혼합된 경험과 감정’을 슬로건으로, 선정된 11개 단체의 11개 작품과 협력 공연 1개 작품을 합쳐 총 12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안무자들은 현시대의 고민과 질문을 발레 작품에 풀어낼 예정이다. 환경문제, MZ 세대와 고전 예술의 공존, 인간 내면의 선악에 대한 물음 등 참신한 주제들이 눈에 띈다. 박인자 조직 위원장은 “‘혼합된 경험과 감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풀어내고자 했다”라며, “대사 없이 몸으로 이야기하는 발레를 통해 어떻게 표현할지에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팬데믹의 영향으로 공연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한민국 발레축제’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작으로 예정되었던 국립발레단의 <지젤>이 취소되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 와이즈발레단의 김길용 예술감독은 “연평균 100회 정도 진행되던 공연을 작년에는 절반도 올리지 못했다. 단절의 시간 동안 무대가 간절했던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번 축제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발레축제는 예술가들에게는 무대를, 관객에게는 공연 현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초청공연, 기획공연을 비롯한 선정 공연과 야외 갈라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올해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포문을 연다. 존 크랭코가 안무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2015년 국립발레단이 아시아 최초로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다양한 발레 레퍼토리의 확장이라는 평을 얻었다. 국립발레단은 최근 있었던 작품의 장애인 희화화 논란에 대해 “장애인 비하가 연상되는 장면에 관해 존 크랭코 재단에 의견을 전달했으며, 재단의 동의 하에 안무를 바꿨다”고 발표했다.
초청작으로 참여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트리플 빌>은 2003년 초연한 ‘파가니니 랩소디’를 재구성한 작품을 포함해 두 개의 신작으로 구성됐다. 세 작품은 각각 분노, 사랑, 정을 주제로, 라흐마니노프의 변주곡부터 지평권의 크로스오버 곡까지 다양한 음악을 사용했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첫 번째 작품을 재구성하면서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라흐마니노프의 곡이 현재와 닮아있다고 느꼈다. 현재에 절망하고 분노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유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재안무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작품 ‘情:Korean Emotion’의 명명배경에 대해 “‘정’이야말로 한국인의 대표적 정서”라고 이야기하며, “슬픈 정, 미운 정, 고운 정 등 여러 가지 정을 국악 크로스오버 곡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부연했다.
기획공연으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레이몬다 3막 중 결혼식 피로연>, 와이즈발레단의 <유토피아>와 조주현댄스컴퍼니의 <D-holic>이 공연된다. 와이즈 발레단의 김길용 단장은 “<유토피아>는 인간들에 욕망에 대해서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무용수들과 함께 우리의 유토피아는 ‘무대’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주현 안무가는 <D-holic>을 “처음 방문한 클럽에서 열광적으로 춤추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강렬한 인상을 받아 시작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작품에 출연하는 무용수들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MZ 세대의 유전자와 클래식 예술의 유전자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세대”라며 “MZ 세대와 공생하며 발레의 진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소극장에서는 김용걸댄스씨어터의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시>, 이루다 블랙토의 <DYSTOPIA>,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 정형일 발레 크리에이티브의 <Two Feather>, 유회웅 리버티홀의 <NO NEWS>, Soojinchoidance의 <register_시작의 시작>이 공연된다.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안무가 김용걸은 “뚜렷한 사계절을 표현하고 싶었다. 윤동주의 유고 시집에서 제목을 따왔을 뿐 내용은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작품은 각각 하늘, 바람, 별, 시를 주제로 한 네 개의 2인무로 구성됐다. 그는 “세 번째 ‘별’은 며칠 전 7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에서 사고를 당한 아이들이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며 만들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DYSTOPIA(디스토피아)>를 안무한 이루다는 “최근 팬데믹 사태를 비롯 인권, 환경 및 기후 문제들의 심각성을 느꼈다. ‘왜 인간은 계속해서 스스로 삶의 터전을 망치고 있을까. 우리의 현실이 디스토피아가 아닌가’라는 위기의식이 작품의 발단”이라고 이야기했다. “소품과 의상을 일회용품 쓰레기와 재활용품으로 제작해봤다. 무용수들도 각자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모아 동참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은 2012년 발표된 <Talking in your sleep>의 재안무작이다. 조현상 대표는 이를 “경쟁적인 현실의 도피처는 꿈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소개하며, “꿈이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자유소극장의 공간과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이미지 위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정형일 발레크리에이티브는 작년 도쿄시티발레단에 안무 수출된 <Two Feather>을 올린다. <백조의 호수>에서 선과 악으로 상징되는 ‘백조’와 ‘흑조’를 소재로 했다. 정형일 안무가는 “인간 내면에 혼재된 선악을 표현하고 싶었다. 현실세계을 의미하는 회색조를 등장시켜 현실과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안무가 유회웅은 신작 <NO NEWS>를 통해 작품은 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인간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는 “좋은 뉴스가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따듯한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고민하며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Soojinchoidance(수진초이댄스)의 최수진 안무가는 “발레 축제에 처음으로 참석할 수 있어 영광”이라는 소감을 전하며, “동양 신화에서 발견한 신들과 캐릭터에 영감을 받아 옴니버스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register_시작의 시작>을 설명했다. 전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지영이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올해 ‘대한민국 발레축제’는 이 외에도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펼쳐질 <영스타 갈라>, 이균 작가의 발레 조각전 <발레의 시선>, 참가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관객과의 대화>와 <발레 클래스>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준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점을 고려하여 <관객과의 대화>는 온라인으로, <발레 클래스>는 하반기로 미뤄 진행된다.
일시 |
프로그램 |
출연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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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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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6. 20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
말괄량이 길들이기 |
국립발레단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6. 18~ 6.20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3시 |
트리플 빌 |
유니버설발레단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6.29 ~ 6.30 |
레이몬다 3막 중 ‘결혼식 피로연’ |
광주시립발레단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유토피아 |
와이즈발레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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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olic |
조주현댄스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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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6.20
토요일 5시 일요일 3시 |
하늘, 바람, 별 그리고 시 |
김용걸댄스씨어터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DYSTOPIA |
이루다 블랙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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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4~6.25
오후 8시 |
In your Sleep |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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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Feather |
정형일발레크리에이티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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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6.30
오후 8시 |
NO NEWS |
유희웅 리버티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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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ster_시작의 시작 |
Soojinchoidance |
<제1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
2021. 6. 15 ~ 6. 3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공연 일자별 출연자 및 장소, 시간 상이
올댓아트 변혜령 인턴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사진·자료 | 대한민국발레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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