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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심포니 ‘환상적 무곡’ 개최…러시아 음악의 정수 감상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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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환상적 무곡> 포스터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9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기 연주회 <환상적 무곡>을 개최한다. 가을 초입에 열리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 특유의 우수와 서정이 돋보이는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됐다. 러시아 음악의 선구자 보로딘부터 라흐마니노프, 20세기 가장 뛰어난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까지  러시아 음악의 다채로운 색채를 선보일 예정이다.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중 ‘폴로베츠인의 춤’이 포문을 연다. <이고르 공>은 작곡가 알렉산드르 보로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유라시아 초원  지방의 대서사시를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다. 알렉산드르 보로딘은 작곡가이자 화학자로, 화학과 교수로 생업을 이으며 주말마다 작곡에 매진해 ‘일요일 작곡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보로딘이 남긴 대표적인 러시아 국민주의 오페라 <이고르 공>은 주인공 이고르가 침략자에 맞서 러시아를 지키는 모험담이 주를 이룬다. 2막 마지막에 나오는 ‘폴로베츠인의 춤’은 우여곡절 끝에 적진에 머물게 된 이고르 공을 위해 적장이 연회를 베푸는 장면에서 연주되는 곡이다. 춤 모음곡 형태로 이뤄진 이 장면에서는 무희들의 춤, 남성들의 거친 춤, 소년들의 춤 등이 빠르게 전환되며 무대를 가득 채운다. 동양적 선율과 도취적인 리듬이 돋보인다.



    첼리스트 문태국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치하의 러시아 사회,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까지 20세기 격동의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제1번도 무대에 오른다. 당시의 세계사는 쇼스타코비치의 삶과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첼로 협주곡 제1번은 숨겨진 음악적 상징을 통해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의 이니셜(D-S-C-H) 음형이 곡 전반에 등장하며, 그가 사용한 러시아 민요는 무소륵스키 <죽음의 노래와 춤>에 나온 ‘아픈 아이를 위한 자장가’와도 연결된다. 곡의 종반부에는 스탈린이 즐겨 부르던 ‘술리코(Suliko)’를 왜곡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비극적이고 서정적인 정서 아래 카니발을 연상시키는 듯한 이 곡에 대해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는 “아마 첼로 협주곡 중 가장 신나는 곡일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한다. 문태국은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아시아 최초 우승, 2011년 앙드레 나바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연주자다. 2017년 금호문화재단 상주 아티스트로 선정돼 활동했으며, 툴루즈 카피톨 국립 오케스트라, 헝가리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에 더욱 집중해 음악 안에 내포된 쇼스타코비치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할 예정이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 장면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의 피날레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이 맡는다. 러시아 혁명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미국으로 망명해 말년을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보냈다. 당시 지휘자 유진 오먼디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라흐마니노프에게 의뢰해, 3악장 구성의 ‘교향적 무곡’이 탄생했다. 작곡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곡의 원제를 ‘환상적 무곡’으로 붙이고 3악장에 각각 ‘정오’, ‘황혼’, ‘자정’이라는 부제를 붙였지만 완성 이후 ‘교향적 무곡’으로 제목을 변경했다. 이는 이야기가 있는 교향시로만 읽힐 가능성을 배제하고, 교향악적으로 전개되는 음악의 형식을 드러내기 위함으로 추측된다.

    곡은 교향곡 제1번의 테마를 인용해 변화무쌍한 전개를 보이지만, 2악장의 스산한 왈츠처럼 규칙적인 춤곡 리듬 위에서 음악을 펼쳐내기도 한다. ‘진노의 날’ 테마가 돋보이는 마지막 악장은 그가 가지고 있던 죽음의 공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휘자 아르망 티그라니얀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이번 공연에서는 네메 예르비, 피보 예르비,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등 거장에게 인정받은 차세대 지휘자 아르망 티그라니얀이 포디움에 오른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티그라니얀은 2010년 독일 프라이브루크 국립 음악대학에서 지휘 공부를 시작해, 러시아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블라디미르 폰킨을 사사했다. 2012년 챔버 오케스트라 ‘카메라타 아르모니아’를 설립해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티그라니얀은 2019년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함께 성공적인 방한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스크랴빈과 차이콥스키를 선보이며 화려한 러시아 본토의 사운드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티그라니얀은 음악 칼럼니스트 이미라와의 인터뷰에서 2년 만에 다시 한번 러시아의 곡들로 무대를 꾸민 데 대해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은 오페라 <이고르 공>에 등장하는 곡으로 러시아 음악의 보물이다. 쇼스타코비치나 라흐마니노프로 조금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무대를 시작하고 싶었다. 매혹적인 선율과 설렘, 활기가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큰 기쁨을 줄 것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쇼스타코비치의 곡에 대해서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소련에서의 삶과 이를 둘러싼 모든 복잡한 환경을 반영한다. 특히 숨겨진 상징으로 가득한 첼로 협주곡은 당대의 현실을 기념비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 어떤 말보다 더 명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밝히며, “조국을 향한 그리움, 흘러간 시간과 현재, 그리고 가까워진 죽음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이 비극적인 아름다움으로 그려진다. 자전적 내용을 담은 이 걸작은 결국 ‘죽음의 춤’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지휘자이자 전달자로서 내 목표는 작곡가들이 악보에 남긴 것을 행하며, 걸작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오케스트라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숨겨진 이야기를 찾기 위해 “어디서 왔고,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 등 모든 것을 탐구해야 한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내 음악적 신념을 바탕으로 해석한 작곡가의 의도가 단원들에게 잘 전달된다면 최선의 무대를 낳을 것이고, 관객과의 소통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 <환상적 무곡>은 오는 9월 8일 19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네이버 TV와 VLIVE 생중계로도 관람할 수 있다.

    ■ 공연 프로그램 
    보로딘, 오페라 <이고르 공> 중 폴로베츠인의 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제1번 내림마장조 Op. 107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Op. 45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환상적 무곡>

    2021. 9. 8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지휘 아르망 티그라니얀
    첼로 문태국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올댓아트 변혜령 인턴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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