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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공연에도 ‘조조할인’이 있다? 예술의전당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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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보러 간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사실 클래식 공연에도 ‘조조할인’이 있습니다. 바로 마티네 공연인데요. 마티네는 ‘아침, 오전’을 뜻하는 프랑스어 ‘마탱(matin)’에서 유래했습니다. 저녁 공연에 비해 관객층이 한정적이어서, 특별히 할인을 제공하기도 하고, 가볍게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기도 합니다.



    마티네 콘서트가 열리는 시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로비 전경 | 예술의전당

    국내에서는 예술의전당이 2004년 가을 <목요일의 브런치-11시 콘서트>를 처음 선보여 마티네 공연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오전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비는 것을 보고 해설이 있는 마티네 공연을 꾸렸는데요. 이후 입소문을 타고 연달아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낯설게 느껴졌던 낮 공연은 이제 크고 작은 극장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공연 형태가 되었죠.

    현재 예술의전당은 매달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11시 콘서트>, <신세계와 함께하는 토요콘서트>, <KT와 함께 하는 마음을 담은 클래식>까지 총 3개의 마티네 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구성과 장점을 자랑하는 마티네 공연 중 어떤 공연을 보면 좋을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에디터가 세 공연을 모두 다녀왔습니다. 지난 공연 현장부터 각 공연의 특징과 추천 포인트까지, 아래에 모두 공유합니다.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포스터 | 예술의전당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대한민국 마티네 공연의 원조





    <11시 콘서트>의 6대 콘서트 가이드 비올리스트 김상진 | 예술의전당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11시 콘서트(이하 11시 콘서트)>는 2004년 시작해 벌써 17번째 시즌을 맞은 예술의전당의 ‘스테디셀러’ 공연 시리즈입니다.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콘서트 가이드의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해설이 있다는 건데요. 비올리스트 김상진이 15번째 시즌부터 6대 콘서트 가이드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11시 콘서트>의 해설을 맡은 김상진은 “인터넷 검색으로 줄줄이 뜨는 정보보다는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나 작품의 뒷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음악 이론, 음악사가 아니라 편안한 수다 같은 해설에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도 여러 번이었죠.


    매달 만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오케스트라
    보통 50분 가량의 교향곡 전 악장을 연주하는 저녁 공연과 달리, <11시 콘서트>는 하이라이트 한두 악장과 오페라 아리아, 협주곡 등 다양한 볼거리로 구성됩니다. 1년에 한두 번 오페라와 발레 갈라를 선보이기도 해서, 오페라와 발레의 하이라이트만 쏙 모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그램만 다양한 게 아니라 매달 내로라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협연자가 무대에 등장하는데요. 지난해 화제가 되었던 MBC <놀면뭐하니> ‘유르페우스’가 등장했던 공연도 <11시 콘서트>였습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앙코르로 베토벤의 ‘이히 리베 디히(Ich libe dich)’를 연주했었죠.



    카르멘을 연기하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 예술의전당

    6월 공연에서는…
    <11시 콘서트> 6월 무대에서는 오페라 <카르멘>의 하이라이트가 공연됐습니다.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인 카르멘은 ‘팜 파탈’의 대명사인 캐릭터인데요.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카르멘을 맡았습니다. 카르멘 서곡, ‘투우사의 노래’ 등 귀에 익은 멜로디가 나올 때는 “이게 <카르멘> 곡이었어?”하고 외치게 되죠. 불어 가사를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요? 큰 LED 화면을 통해서 줄거리와 가사를 확인할 수 있으니 걱정은 내려 놓아도 됩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공연을 찾는 분, 교향곡, 오페라, 협주곡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분, 평일 오전을 색다른 경험으로 채우고 싶은 분.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8월>

    2021. 8. 19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지휘 지중배
    피아노 서형민
    연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해설 김상진


    신세계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신세계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포스터 | 예술의전당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 (3월~12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술’로 여는 주말 아침
    예술의전당이 두 번째로 기획한 마티네 콘서트는 바로 <신세계와 함께하는 토요콘서트(이하 토요콘서트)>입니다. 평일 저녁 열리는 클래식 공연을 모두가 편하게 올 수 있는 주말인 토요일 오전으로 옮겨온 건데요. 다른 마티네 공연에 비해 가족단위로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정치용 지휘자의 해설로 시작하는 <토요 콘서트>는 보통 교향곡이나 협주곡 전 악장이 연주됩니다. ”예술’같은 토요일 아침’이라는 슬로건 아래,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입니다.



    장치용 지휘자가 공연 전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 예술의전당

    작곡가 집중 탐구! ‘거장의 생애’
    2021년 <토요 콘서트>는 ‘거장의 생애’를 주제로 작곡가들을 집중탐구합니다. ‘거장의 탄생(3월)’, ‘낯선 세계에서 만난 음악(5~6월)’,’고난과 역경을 넘어(7월)’,’음악에 그린 사랑(8~9월)’,’거장의 마지막 세계(10~12월)’ 총 다섯 개의 주제로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을 조명합니다. 피아니스트 박종화를 시작으로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피아니스트 한상일,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등 화려한 협연진을 자랑합니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이날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 예술의전당

    6월 공연에서는…
    <토요 콘서트> 6월 무대는 ‘낯선 세계에서 만난 음악’을 주제로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정치용 지휘자가 나와 시대와 자신의 음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를 해야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날 연주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혁명’은 전작에 쏟아진 당의 비판과 지적을 청산하기 위해 쓴 작품이었는데요.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니 밝고 힘찬 음악 아래에 흐르는 쇼스타코비치의 고민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1부에서 협연자로 출연한 첼리스트 문태국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요. 인상적인 음색은 물론, 대공연장임에도 생생하게 느껴지던 연주자의 숨소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바쁜 평일에는 공연장을 찾을 여유가 없는 분, 주말을 맞아 가족, 친구, 연인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 깊이 있는 음악공연을 즐기고 싶은 분.

    <신세계와 함께하는 2021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7월>

    2021. 7. 17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해설·지휘 여자경
    클라리넷 김상윤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본 공연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포스터 | 예술의전당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예술의전당의 새로운 마티네 콘서트
    <KT와 함께하는 마음을 담은 클래식(이하 마음 클래식)>은 2021년 2월 예술의전당이 새롭게 내놓은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입니다. 이택주 지휘자가 이끄는 KT심포니오케스트라가 모든 공연의 연주를 맡습니다. 해설은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맡았습니다. KT와 함께하는 만큼 <마음 클래식>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돼 KT의 OTT서비스 Seezn(시즌)에 업로드 되고 있습니다. 



    피아노로 직접 멜로디를 시연하고 있는 콘서트가이드 김용배 | 예술의전당

    마티네 콘서트 원년 멤버가 돌아왔다!
    <11시 콘서트>를 기획하고 직접 사회를 봤던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마음 클래식>의 해설로 돌아왔습니다. <마음 클래식>이 ‘쉽고 재밌는’ 공연이기를 바란다고 밝힌 김용배 해설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구성과 해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직접 피아노로 시연을 보이며 해설을 이어나갔는데요. 연주에 바로 이어 해설을 들으니 섬세하고 쉬운 설명이 공연을 관람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음 클래식>의 연주를 담당하고 있는 지휘자 이택주와 KT심포니오케스트라 | 예술의전당

    5월 공연에서는…
    <마음 클래식>의 네 번째 무대에서는 글린카, 그로페, 푸치니, 쇼스타코비치 등 색채가 강한 작곡가들의 곡이 소개됐습니다. 그로페의 ‘그랜드 캐니언’ 모음곡이 공연의 큰 지분을 차지했는데요. 국내에서 흔히 연주되는 곡은 아닙니다. 해설은 작곡가가 그랜드 캐니언의 풍경을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습니다. ‘사람을 태우고 산길을 오르는 나귀의 모습’을 표현한 멜로디를 시연하자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요. ‘베테랑 콘서트 가이드’의 면모가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1분 30초부터) 산길을 뒤뚱뒤뚱 걸어가는 나귀의 발걸음을 상상해보세요 | YouTube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재미있고 자세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가이드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분, 온라인(Seezn)으로 클래식 공연을 만나보고 싶은 분, ‘불금’ 오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고 있는 분.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7월>

    2021. 7. 23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세 이상 관람 가능

    지휘 이택주
    피아노 김규연
    바이올린 김성혜
    콘서트 가이드 김용배
    연주 KT심포니오케스트라

    ※본 공연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클래식은 왜 이렇게 ‘어려운’ 공연이 되었을까요? 평소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 듣기의 경험과 클래식 공연이 멀어 보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터치 몇 번을 통해 5분이 넘지 않는 음악을 듣는 것과 도심에 위치한 공연장을 찾아 50분짜리 교향곡을 감상하는 것은 확실히 아주 다른 경험이죠. ‘음악을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부담감도 한몫하고요.

    예술의전당이 준비한 세 개의 마티네 콘서트들은 대중이 클래식에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고충을 쉽게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재미있게, 쉽고 자세하게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죠. 믿음직스러운 가이드를 따라 어두운 극장에서 연주자들의 생생한 호흡과 음악을 듣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이 왈칵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올 겁니다.

    올댓아트 변혜령 인턴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예술의전당
    참고|”한국 대표 공연장의 마티네, 그리고 마티네의 미래“, 예술의전당 웹진, 2019. 2월호
              “관객을 이끄는 부드러운 힘“, 예술의전당 웹진, 2019.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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