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호르니스트 김홍박 “평생 함께 한 호른, 아직도 새로워…다양한 면모 보여드릴게요”

    on

    |

    views

    and

    comments


    한국은 ‘클래식 강국’이다. 과거에도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인 음악가들이 있었지만 ‘강국’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분명히 그렇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과 단독 계약을 하거나,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에서 최초·최연소로 우승하고, ‘명문 악단’의 종신·수석 단원이 되거나, 명성 높은 공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등. 뛰어난 실력의 한국인 연주자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말 그대로 ‘맹활약’하고 있다.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호르니스트 김홍박도 그중 한 명이다. 사실 ‘그중 한 명’이라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전부터 세계 음악계에서 인정받은 선발 주자다. 이미 10대에 국내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그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발탁으로 2007년부터 3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호른 부수석으로 활동했고, 이후 연주 실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를 비롯해 예테보리 심포니,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요미우리 니폰 심포니,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수석을 맡았다.

    최근 국내에 전해진 낭보는 그의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오슬로 필) 수석 선임 소식이다. 오슬로 필은 북유럽 최고의 명문 악단으로,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스웨덴 왕립 오페라에서 제2수석으로 활동 중이던 김홍박은 베를린 오디션을 통해 2015년 오슬로 필의 호른 수석으로 합류하게 됐다. 오슬로 필의 대표 잉리 뢰위네스달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의 합류에 대해 정말 기쁘다. 김홍박의 음색은 오슬로 필과 잘 어울린다. 그는 오케스트라에 영감을 주는 연주자”라고 극찬했다. 



    2021 오슬로 필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에서 호른 수석으로 연주하고 있는 김홍박의 모습|목프로덕션

    김홍박은 이처럼 뛰어난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솔리스트로서의 역량도 뛰어난 음악가다. 국제호른협회에서 주최하는 필립 파카스 어워드에서 2, 이태리에서 열린 ‘FEDERICO II DI SVEVIA’ 국제 호른콩쿠르에서 3, 2012년 도쿄에서 열린 일본 관악타악 콩쿠르에서 호른부문 1등과 전 부문 대상, 문부대신상, 도쿄도지사상, 내각총리상을 수상했고, 국내외 저명한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은 물론 아시아국제호른페스티벌, 국제호른협회심포지움, 베이징국제호른페스티벌, 대관령국제음악제, 서울국제음악제, 예울마루실내악페스티벌 등 수많은 페스티벌에도 끊임없이 초청받고 있다.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도 재직했던 그는 2015년 월간 <객석> “2015 차세대 젊은 예술가 12에 금관분야 연주자 최초 선정, <포브스코리아“2030 파워리더 30” 선정, 2016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단독 리사이틀 <프렌치 호른>으로 제3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음악부문 신인예술가 상까지 수상하는 등 데뷔 후 굉장한 이력과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연주자에게는 언제나 솔리스트로서 서는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는 법이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인 연주자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홍박은 오는 12일과 17일 단독 리사이틀로 국내에 컴백한다. 금관악기인 호른의 ‘다양함’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흔치 않은 악기인 호른의 다채로운 면모를 무대 위에 풀어낸다. 김홍박은 이번 공연에서 호른의 따스한 음색과 웅장함이 돋보이는 드레제케의 로만체’, 테크닉에 풍부한 표현력까지 더한 외겐 보자의 정상에서’, 호른으로 가능한 기교와 효과를 속속들이 보여주는 키르히너의 세 개의 시’, 호른 명곡으로 손꼽히는 비녜리의 소나타, 슈트라우스의 고별’, 그리고 오묘한 고전미를 갖춘 현대 음악 힌데미트의 소나타를 연주한다오랜만의 국내 리사이틀을 위해 2주간의 자가격리 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그를 만났다. 이하는 호르니스트 김홍박과의 일문일답.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1년 반 만에 귀국했습니다. 한국에서 공연 일정이 있죠.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리사이틀을 준비하고 있어요. 12일과 17일에 각각 광주와 서울에서 연주합니다. 

    오슬로 필의 수석 단원인데, 유럽도 최근 델타 변이 문제가 크죠. 유럽에서의 상황은 어땠나요. 
    여러 가지 불편함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일단 출근이 있는 주에는 월요일과 목요일 두 번의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어요. 그리고 모든 공연이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바뀌었습니다. 프로그램으로도 연주자 간 거리 유지가 가능한 최소한의 편성의 작품들만 선곡되었죠.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 투어 공연 취소가 제일 슬펐던 것 같아요. 오슬로 필이 새로운 상임지휘자인 클라우스 마켈라와 함께 한국과 일본을 투어할 계획이었거든요. 그래도 귀국 직전의 마지막 공연은 시범적으로 20개 좌석만 오픈해서 공연할 수 있었습니다. 적은 숫자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것도 큰 의미가 있었어요.
     
    오슬로 필 수석으로 선임된 때가 2015년입니다. 베를린 오디션에서 선발되었는데, 오디션이 있었을 때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나요. 
    당시 오슬로 필에서는 오슬로에서 있었던 여러 번의 오디션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이례적으로 베를린에서 오디션을 개최했는데, 그때 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일하면서 베를린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에 있었거든요. 수업 때문에 베를린에서 머물고 있는 기간에 마침 오슬로 필의 오디션이 열렸던 거죠. 오슬로 필의 연주를 학생일 때부터 즐겨 들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오디션에 지원했습니다.

    기대가 크면 긴장도 많이 하게 마련인데요.
    저는 오히려 좀 담담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 때 3번의 라운드 끝에 저를 포함해서 3명의 우승자가 나왔는데, 너무 쟁쟁한 친구들이었거든요.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클래스의 연주자들이기도 했고요. 우승 후에는 각자 몇 주간의 트라이얼과 최종 오케스트라 라운드를 거쳤어요.

    과정이 길었네요. 선임이 확정된 후의 느낌은 어땠나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오슬로 필의 사람들은 저를 정말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당시 한국에 있던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거든요. 전화로 “우리는 이제 노르웨이에 살게 될꺼야”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2021 오슬로 필 단원 인터뷰 영상 촬영에 참여한 김홍박의 모습|목프로덕션

    합류한 지 6년이 지난 지금 오슬로 필에서의 연주와 노르웨이 생활은 만족스러운가요.
    일(연주)과 생활의 모든 면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 특히 같은 호른 파트 단원들은 굉장히 따뜻한 사람들이에요.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어서 편하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6년 사이 세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는데, 저희 가족 모두 이곳에서의 삶을 아주 좋아해요. 

    수석 호르니스트로서 느끼는 상임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와의 ‘합’은 어떤가요. 메켈레는 요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인데요. 
    메켈레의 부임 후 첫 시즌이 20/21인데, 코로나 때문에 많은 연주가 취소되었어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예정되어 있었던 시벨리우스 곡 음반 작업이나 몇몇 온라인 공연은 함께 할 수 있었는데요. 그의 섬세하면서도 깊은 음악과, 오랜 전통의 오케스트라를 여유 있게 이끄는 모습에 늘 감탄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영상)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오슬로 필이 연주하는 브람스 교향곡 4번. 금관 파트에서 호른을 연주하는 김홍박의 모습이 보인다. (고화질로 설정해야 화면을 볼 수 있다)|Youtube

    북유럽의 음악가들은 그 아름다운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하죠. 실제로 노르웨이에서 지내면서 ‘자연과 가까운 것이 내 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각 나라의 자연이나 건축 양식, 혹은 삶의 방식 같은 것은 음악과 색깔을 표현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삶은 여유로워요.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며 사는 것은 제게 많은 영감을 주죠. 한편으로는 여름엔 해가 길지만 겨울엔 해가 짧아서 힘들고 우울해질 때도 있는데, 그런 상황도 다른 방향으로 제 영감이 돼요. 
     
    오슬로 필로 가기 전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악단에서 객원 수석 연주자로 있었는데요. 각국 악단의 문화적 차이를 크게 느낀 적도 있나요. 
    사실 대부분 긴장 속에서 연주를 준비했기 때문에 음악 외적인 부분을 느낄 여유는 없었어요.(웃음) 잠깐의 객원 경력으로 그 악단을 전부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각 오케스트라마다 문화적 차이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오케스트라는 앙상블이 매우 뛰어나고, 리허설 분위기도 그렇고 대체로 조용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유럽의 오케스트라들은 분위기가 자유롭고, 표현이나 소통하는데 조금 더 적극적이고요. 말레이시아에서는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워낙 여러 나라에서 온 연주자들이 모이다 보니 다양한 분위기가 섞여 있었던 것 같아요
     
    스웨덴의 로열 오페라에서 제2수석, 예테보리에서 객원 수석으로 활동한 적도 있죠. 스웨덴의 오페라 연주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대표하는 두 악단을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어떤 차이가 가장 컸던 것 같나요. 
    오페라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면서는, 물론 저는 연주자지만, 때로는 관객의 입장으로 항상 아름다운 성악가들의 노래를 즐기면서 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대작을 연주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요. 그렇지만 장시간 피트 안에 앉아 연주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어요. 바그너 작품 같은 경우는 5시간이 넘을 때도 있거든요!(웃음) 그리고 주로 ‘포커스’ 되는 이는 성악가들이나 무용수들이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오는 아쉬움도 많았습니다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의 연주는 오페라 연주보다 더 긴장돼요. 대신 훨씬 더 연주에 몰입하고 소통하니까, 연주 후의 성취감도 월등히 높은 것 같아요.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에는 어느 쪽이 더 잘 맞나요.
    두 분야 모두 너무 중요하고 좋아하죠. 그렇지만 아무래도 심포니 오케스트라 쪽이 좀 더 저의 취향인 것 같습니다개별 악기의 소리를 더 담을 수 있으니까요.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이 많은데요. 나와 같은 음악인이 가까운 타지(해외)에 있다는 사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도 하나요. 
    물론이죠. 가까운 음악가들과 해외 생활의 고충을 나누면서 서로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음악적인 부분도 그렇고, 각자가 일하는 오케스트라의 시스템 같은 것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요. 지금은 가족들이 있어 쉽진 않지만 결혼 전에는 가까운 유럽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러 가서 연주도 듣고, 이야기도  나누며 에너지를 얻고 오곤 했죠.
     
    실내악 팀인 클럽M 멤버이기도 합니다.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클럽M 활동에서 음악적으로 얻는 것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클럽M 리더인 피아니스트 김재원 씨와 함께 협업해 본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처음 모이게 되었어요. 멤버 모두 워낙 개성이 강하고 에너지들이 넘치기(?) 때문에 기운도 많이 받습니다. 각자의 훌륭한 연주 활동을 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되지만, 역시 모두가 함께 모여서 서로 경쟁하고 화합할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2018년 리사이틀 <로맨틱 호른> 공연 中 절친한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목프로덕션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도 있는데요.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훌륭한 연주자들을 참고하고, 좋은 소리를 찾아 고민하고 연습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여러 가지 감정을 자신만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을 만나 보면 ‘어떻게 소리를 낼 것인가’ 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를 어색해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유학 시절 만난 스승님인 라도반은 그런 면에서 “표현하고 싶은 감정의 확장을 고민하라”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연주할 곡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먼저죠. 각 시대 악기의 발전 상황과 배경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많아질 거예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연이 주는 영감과,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에서 오는 영감까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오랜만의 단독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습니다. 곧 열리는 공연 ‘Colors’는 오슬로 필의 수석, 실내악 팀의 멤버, 솔리스트인 호르니스트 김홍박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저의 생각과 목소리를 더 담을 수 있어 특별하죠. 준비하면서도 제 음악을 정확하게 돌아볼 수 있고요. 그래서 부족한 점도 더 잘 알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제 평생의 삶을 함께 하는 제 악기를, 관객들에게 가까이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솔로 공연에서는 프로그램 선택권이 더 크게 주어지는데요. 솔리스트로서는 어떤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호른이 소리로 감동을 주는 악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소리 하나하나에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을 담아서 연주할 수 있는 로맨틱 레퍼토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2018년에 연 리사이틀이 <로맨틱 호른>이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때는 낭만 음악 레퍼토리에 집중을 했는데, 이번 리사이틀의 연주곡을 정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색깔의 레퍼토리가 있다 보니, 하나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다양한 색깔을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곡들로 선정했어요. 
     
    프로그램 중 나를 특별히 힘들게 하는 곡이 있나요.  
    키르흐너의 ‘세 개의 시’나 힌데미트의 소나타는 피아니스트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 곡이거든요. 리허설하면서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저도 저지만 피아니스트 김재원 씨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2016년 리사이틀 <프렌치 호른> 공연 모습|목프로덕션

    공연이 끝나고 관객의 박수를 받는 순간에 ‘중독된다’고 표현하는 연주자들이 많습니다. 연주를 마치고 난 후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인가요.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한 저의 감정을 관객이 공감했다면 연주자로서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는 더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렇게나 자주 무대에 설 수는 없죠. 그래도  다음 무대에 빨리 서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관객에게 공감받는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으니까요.
     
    시기에 따라 연주자의 음악은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기 전과 후의 스스로의 음악은 달라진 것 같나요. 
    음악을 대하는 예민함이 달라졌어요. 좋은 쪽으로요.(웃음) 예전에는 악기나 음악이 가장 먼저였기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이나 기분에 변화가 많았거든요. 지금은 가정에서 주는 안정감이 음악에 많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혼자였을 때의 불같은 열정이 조금 줄어든 건 아쉽지만, 이제는 예전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차분한 기분으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호르니스트 김홍박|목프로덕션

    40대에 접어든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10대, 20대, 30대, 40대의 나에게 호른은 어떤 의미였나요.
    10대 때는 놀이의 개념이었어요. 어려움 속에서도 알아가는 새로운 단계의 재미를 느끼는 그런 놀이요. 20대의 저와 호른은 애증의 관계였던 것 같고요.(웃음)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아졌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그때의 상태에 따라 기분이 크게 바뀌곤 했거든요. 30대가 되었을 때는 호른이 ‘오랫동안 함께 해온 친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 감정을 잘 알아채고, 표현하고, 또 호른과 함께 여행하며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나이와 관계없이, 저에게 호른은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도 항상 새로움을 주는, 영원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예요. 지금도 새로움을 얻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홍박 호른 리사이틀 ‘컬러스’
    서울 예술의전당
    7월 17일
    오후 8시
    펠릭스 드레제케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로만체, 작품 32
    폴커 다비드 키르히너 – 세 개의 시
    잔느 비녜리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작품 7
    외젠 보자 – 정상에서 
    프란츠 슈트라우스 – 고별
    파울 힌데미트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바장조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7월 12일
    오후 7시 30분

    올댓아트 송지인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목프로덕션

    콘텐츠 더 보기

    Share this
    Tags

    Must-read

    안녕하세요 저 뫄뫄인데요 이건희 컬렉션 있나요? (。・∀・)ノ゙ 리움미술관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예술의 모든 것|이건희 컬렉션 있나요? (。・∀・)ノ゙ 리움미술관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사립 미술관 중 최대 규모🖼 삼성문화재단의 '리움미술관' 전격 재개관! 리움미술관이 왜 대단한데? 거기 가면 이건희...

    [인턴일기][VLOG] 근무 중인데요 최애 공연 보러 왔습니다^o^/ 권진아X선우예권의 커튼콜 후기!

    ※ 본 영상은 CJ ENM / 롯데콘서트홀의 협조 및 사전 협의 하에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촬영되었습니다. ■ 올댓아트 인턴일기|VLOG|권진아X선우예권|커튼콜 CJ ENM 그런 기분 알아요? 근무...

    사람들은 날 좋아해 나한테 막 미쳐 근데 난 그걸 몰라^^; '하하버스' 실사판 조성진이 대단한 이유

    ■ 예술의 모든 것|사람들은 날 좋아해 막 미쳐 근데 난 그걸 몰라^^; '하하버스' 실사판 조성진이 대단한 이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아이돌 능가하는 인기로 '클래식계...
    spot_img

    Recent articles

    More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