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 ‘휠체어가 없던 시절, 신체적 장애를 가진 조상님들은 어떻게 살아오셨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사회에 자리 잡은 수많은 물리적, 심리적 문턱은 장애를 가진 이들을 동그란 지구의 변방으로 밀어냈습니다. <원>은 변방에서 시작해 원(Circle)의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원>에는 두 명의 휠체어 무용수가 게스트 아티스트로 참여했습니다. 사단법인 빛소리 친구들에서 무용수로 활동 중인 김정훈과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철입니다. 원은 휠체어의 바퀴 모양이기도 하지요. 안무자는 앞으로 밀면 앞으로 나가고, 뒤로 밀면 뒤로 나가는 바퀴의 움직임을 해체합니다. 어떤 손 모양으로 바퀴를 잡을지, 바퀴를 밀 때 상체의 움직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가며 춤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관객은 수많은 원(Circle)의 형태가 모여 하나(One)로 나아가는 과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2021 무장애예술주간 프리뷰에서는 고블린파티의 대표작 <옛날옛적에>를 댄스 필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옛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낸 <옛날옛적에>에는 전통 소품, 전통악기, 전통춤, 전통소리가 있습니다. 고블린파티는 ‘전통’을 현대의 춤으로 자유롭게 뜯어보고, 다시 붙이기를 반복합니다. 이 ‘놀이’에서 전통 소품들은 기존에 사용되던 방식이 아닌 낯설지만 흥미로운 새 역할로 쓰입니다.

<원>과 <옛날옛적에>를 관람하고 나면, 작품과 제작 과정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궁금해집니다. 8월 4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이음 공식 유튜브에서 생중계되는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댄스 필름에 참여한 안무가들과 무용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습니다. 생중계는 자막과 수어를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안무를 맡은 지경민, 무용수 최종철과 김정훈, 음성해설과 안무로 참여한 이경구가 출연, 국립현대무용단의 곽아람 기획팀장이 사회자로 참여합니다.

고블린파티의 단원이자 댄스 필름에 음성해설로 참여한 이경구는 무용 음성해설 워크숍의 경험을 공유한 글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예술의 생산과 향유에서 우리 사회의 모두가 동등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벽을 무너뜨릴 때, 진정 우리에게 한계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