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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중심 ‘아트 오브 뱅크시’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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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오브 뱅크시>는 2016년 이스탄불을 시작으로 베를린, 암스테르담, 부다페스트, 멜버른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열리는 전시입니다. 이번에는 서울 갤러리아 포레 더 서울라이티움 제 1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개막 전부터 ‘가짜(FAKE)다’, ‘원화 존재 여부’ 등 여러 의문이 제기되면서 시끌시끌한데요. 지금부터 올댓아트 구독자 여러분들도 갖고 계실 <아트 오브 뱅크시>를 둘러싼 궁금증을 하나씩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트 오브 뱅크시> 전시 전경 ㅣ 올댓아트 구민경

    그래서 원화가 모두 몇 개인가요?

    원화는 총 27점입니다. 전시장에는 ‘진품 인증서’가 붙은 작품도 있고, ‘P.O.W(과거 뱅크시 작품 공식 인증기관)’ 인증 마크가 찍혀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거리의 예술가인 뱅크시의 특성상 이 마크가 찍혀 있지 않은 진품도 있는데요. 이 모든 것들을 통틀어 뱅크시의 회사인 ‘페스트 컨트롤’이 공식 인증한 원화는 모두 27점입니다. 


    ‘아트 오브 뱅크시’는 뱅크시가 가짜라고 공식 선언한 전시 아닌가요?

    맞습니다. 뱅크시 홈페이지에는 ‘FAKE’라는 말과 함께 전시 사진, 이름, 가격을 함께 적어놨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투어를 돌고 있는 <아트 오브 뱅크시>의 과거 전시 또한 ‘가짜’라고 명시해놓고 있습니다. 현대의 상업 예술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철저히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뱅크시의 허락을 받지 않고 열리는 전시라는 의미입니다.

    <아트 오브 뱅크시>의 서울 전시는 앞서 말씀드린 원화 27점을 포함해 디즈멀랜드의 오리지널 소품, 재현 벽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 150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궁금증이 생깁니다. 뱅크시가 ‘가짜’임을 인증한 전시를 들여와서는 주최측(LMPE컴퍼니)은 ‘백주대낮’에 어떻게 대한민국 서울에서 버젓이 입장료까지 받고 있는 걸까요. 주최측의 ‘원화 인증’이라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뱅크시가 언급한 ‘FAKE(가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뱅크시를 만나 직접 물어보면 가장 좋겠습니다만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작가이다 보니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서울 전시를 준비한 기획사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과거 원화만 전시했던 전시들도 뱅크시의 ‘FAKE’ 목록에 올라간 사례가 있고, 지금까지 열린 뱅크시의 모든 전시가 ‘FAKE(가짜)’ 목록에 올라간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원화로만 100% 채운 전시가 아니어서 ‘가짜’ 목록에 오른 건 아니다”라는 주장인데요. 뱅크시는 왜 ‘가짜’라고 하는 걸까요. 주최측도 답답하다고 호소합니다. 전시 개최를 앞두고 뱅크시의 ‘인증’을 받으면 가장 깔끔한데 사실상 불가능했다네요. 역시 뱅크시가 ‘익명의 예술가’인 영향이 큽니다. 페스트 컨트롤’도 작품의 진위 여부만 확인해 줄 뿐 ‘저작권자’인 뱅크시의 전시 수락까지 얻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아트 오브 뱅크시> 주최측은 대신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많은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품의 이름과 제작연도, 제작 의도 등을 ‘페스트 컨트롤’에 문의해가며 전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페스트 컨트롤’은 뱅크시의 유일한 연락 창구로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 기관입니다. ‘페스트 컨트롤’의 자문을 거쳐 준비한 전시를 뱅크시가 여전히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상황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뱅크시가 직접 나서서 좀 더 명쾌하게 상황을 정리해 줄 수는 없는 걸까요. 
     
    ☞ 아트오브뱅크시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디즈멀랜드는 뭔가요?

    <아트 오브 뱅크시> 전시장 입장 전경 ㅣ 올댓아트 구민경

    디즈멀랜드는 디즈니랜드와 ‘우울한’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disimal’을 합해 만든 말로 뱅크시가 만든 일종의 테마 공원입니다. 잉글랜드 서머싯 주의 웨스턴슈퍼메어에서 2015년 8월 21일부터 2015년 9월 27일까지 5주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했습니다. 뱅크시의 가치관을 물리적으로 집약한 장소로 유명한데요. 
     
    디즈멀랜드는 무너져 내리는 신데렐라의 성과 사고로 인해 뒤집힌 마차 밖으로 튕겨져 나온 신데렐라의 모습을 파파라치들이 쉴 틈 없이 플래시를 터트리고 취재하는 모습(다이애나 왕세자비 사고를 풍자한 작품), 인어공주가 있을 것 같은 물가에 난민이 탄 보트 등을 전시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꿈과 환상만 존재하는 곳이 아님을 표현했습니다.

    이번 전시 <아트 오브 뱅크시>는 ‘디즈멀랜드’의 입구와 같은 모습으로 전시장 입구를 꾸미고 2015년 전시에 사용했던 오리지널 지폐, 카탈로그, 풍선, 난민 보트 등 다양한 소품과 설치 미술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이머시브(immersive) 전시가 뭐죠?

    이머시브(immersive) 전시는 최근 미술계의 트렌드로 떠오른 ‘몰입형’ 전시 유형을 말합니다. 정해진 동선 없이 관람객이 원하는 대로 작품을 감상하고 영상이나 다양한 방향으로 체험이 가능합니다. 전시의 큐레이팅을 담당한 ‘얼굴 없는’ 큐레이터(항상 마스크를 쓰고 등장함)가 “최대한 자유롭게 전시를 감상하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이다”라고 강조합니다.

    <아트 오브 뱅크시> 전시전경 ㅣ 쇼온컴퍼니 제공

    ‘참여형 전시’라는 걸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입장을 돕는 직원들과 전시장을 지키는 직원을 모두 연기자들로 섭외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종이로 만든 입체 총을 든 보안 요원들(연기자)도 눈에 띄는데요.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한 뱅크시의 작품을 보며 감탄하거나 공감하다가도 뱅크시의 거리 벽화 자체가 불법인 까닭에 이를 지켜보는 관람 행위 또한 불법인 듯한 묘한 착각이 들게 만드는 상황 설정입니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비드 상과 그 뒤에 위치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그림입니다. 여왕은 눈을 꼭 감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벌거벗은 다비드상의 엉덩이를 바라봐야 하는 여왕의 상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거지요. 이 밖에도 뱅크시의 작품들을 구역의 컨셉에 따라 전시하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트 오브 뱅크시> 전시, 뱅크시가 작품의 ‘저작권’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한, ‘가짜’라는 주장만으로는 전시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요. 결국, 논란을 뚫고 전시를 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건 독자 여러분의 몫으로 남게 됐습니다.

    ■ <아트 오브 뱅크시>

    2021년 8월 20일(금) ~ 2022년 2월 26일(일)
    월, 화, 수, 일 11:00 – 20:00
    목, 금, 토 11:00 – 10:00
    더서울라이티움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포레 지2층)
    문의 : 070-4633-6887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쇼온컴퍼니, 올댓아트 구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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