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진 신조어다. 1990년대 인터넷 보급의 확산과 함께 출발한 웹툰은 2003년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대중들에게 익숙한 문화가 됐다. 2021년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열풍처럼 한국의 웹툰은 ‘차세대 한류 주자’로 언급되며 글로벌 시장을 들썩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7조원 수준이다.
웹툰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료화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광고, IP사업 연계 등 추가 매출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스토리텔링이 검증된 데다 탄탄한 팬을 확보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콘텐츠인 만큼 드라마, 영화는 물론 전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의 확장 또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관련 시장까지 감안했을 때 웹툰의 잠재력과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
‘뉴노멀,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지난 4일 개막한 제24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기존의 웹툰의 확장 사례와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는 웹툰을 바탕으로, 현시점의 웹툰 위상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쇼케이스를 진행 중이다. 쇼케이스의 첫 번째 주인공은 드라마, 전시 등으로 IP를 확장시킨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다.
<유미의 세포들>은 2015년 4월 2일부터 2020년 11월 14일까지 네이버 웹툰을 통해 연재된 작품으로, 평범한 30대 여성인 유미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주요 에피소드로 담았다. 이성과 감성 등 뇌세포를 의인화하는 등 섬세한 심리 묘사로 큰 인기를 누린 이 작품은 이후 게임, 전시, 드라마(2021년 방송 예정) 등의 장르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을 만났다.
5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쇼케이스 ‘‘‘유미의 세포들’ 무빙건과 함께하는 윰세톡!톡!’은 ‘웹툰, 콘텐츠 산업과 만나다’를 주제로 네이버 웹툰 IP사업 이희윤 팀장, 네이버 웹툰 게임사업부 김상미 팀장, 티빙 콘텐츠 사업부 양시권 팀장, 미디어앤아트 이윤정 PD가 함께 했다. 네 사람은 웹툰 IP 업계의 최전방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풀어낸 현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웹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이희윤 팀장(이하 이 팀장) 과거에는 만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만화 잡지나 신문이 전부였어요. 작가 입장에서는 연재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었죠. 그러다 PC가 발달하게 되면서 웹툰이라는 공간이 생기게 되었는데, 프로 작가가 아니어도 좋은 이야기, 그림 실력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여러 만화전들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웹툰 발전에도 기여를 하게 됐습니다. 웹툰의 인기 요인은 일단 재미있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많은 작가들이 재미있는 작품을 그리고 있을 것이고, 동시에 수많은 신진 작가들이 새롭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도전을 하고 있겠죠.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이 탄생하고 스타 작가, 스타 작품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양시권 팀장(이하 양 팀장) 저도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동의해요. 더불어 새로운 주제, 소재,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그 모든 것들이 다양하게 구현되는 것이 웹툰이거든요. 그래서 한국의 팬들에게 인정받고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웹툰을 접하게 되는데?
이 팀장 최근 독자들 중에는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순하게 작품을 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이 작품에 좀 더 깊게 들어가 상품으로 즐기기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영상화 작품에 꽂히기도 하고, 그러죠. 이런 분들의 많아지다 보니 관련된 다양한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시장도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김상미 팀장(이하 김 팀장) 앞서 나온 이야기처럼 최근에는 콘텐츠를 횡적으로 즐기는 계기들이 많아졌어요. 게임의 경우, 인지도를 쌓기 위해 출시 전에 사전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하는데, 웹툰으로 성공한 작품들은 아무래도 홍보 비용이 절감되다 보니 그로 인한 이점이 큰 편입니다.
특히 ‘유미의 세포들’이
인기 있는 까닭은?
김 팀장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포인트죠. 2030 세대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자신의 일, 사랑, 삶에 대해 고민거리들을 이 웹툰이 적절하게 풀어냈잖아요.
이 팀장 ‘유미의 세포들’은 로맨스 장르로 구분되지만 전 로맨스 외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힐링 키워드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키워드들을 귀여운 세포로 포장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거죠. 또 세포들이 굉장히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저도 저 세포 같은 캐릭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웃음).
양 팀장 맞습니다. 세포들을 통해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이 작품만의 강점이죠. 나의 속 마음 보여주는 듯한 느낌에 카타르시스가 들고, 그걸 또 솔직하게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고 봐요.
이윤정 PD (이하 이 PD) 저는 스스로를 응원하는 부분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지 않았나 싶어요. 전시장을 찾은 분들도 어떤 일을 해도 유미 편을 들어주는 판사 세포에게 큰 호응을 해주셨는데, 이 부분이 지금의 2030 세대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열광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전시 그리고 게임까지 섭렵한 ‘유미의 세포들’
이 PD 그동안 대중들이 웹툰 IP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건 부천국제만화축제 같은 행사의 부스, 팝업 스토어 정도였어요.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은 국내에서 단독 IP를 사용을 한 최초의 상업 전시였죠. ‘유미의 세포들’을 전시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어요. 전시 콘텐츠도 영화나 드라마처럼 전시를 보러 오는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메시지가 분명하게 있어야 하거든요. 주제면에서 ‘유미의 세포들’은 굉장히 건강한 아이템이었어요. 또 캐릭터의 비주얼들이, 웹툰의 설정들이 전시로 표현하기에 무척 좋은 아이템이었죠.
김 팀장 게임에서도 유미의 팬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디테일이 살아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게임에 등장하는 퍼즐 맵에는 유미가 좋아하던 추로스 가게가 등장하고 로딩 장면엔 명대사들이 나와요.
개인적으로는 ‘유미의 세포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창작자들이 매체의 제약, 장르의 제약 없이 원하는 창작의 세계를 펼쳤으면 합니다. 웹툰은 젊은 사람들이나 보는 것이잖아, 라는 관념 또한 깨졌으면 좋겠고요.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이상엽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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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팀장 과거에는 작가들이 시나리오 개발하기 위해 다년간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어요. 또 그 시나리오를 다듬는 수많은 과정이 필요했죠. 웹툰은 이 앞단의 과정을 축약해요.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이 됐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영상으로 제작될 수 있죠.
양 팀장 대중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요. 그만큼 새로운 것들이 매일매일 생산되고요. 웹툰은 시행착오 없이 빨리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장르거든요. 또 소재뿐 아니라 젊은 창작자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같은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른 것 같아요. 동시에 CG 등 촬영 기법이 발달하면서 실사화도 무리가 없게 됐죠.
웹툰 IP 산업을 어떻게 내다보나요?
이 팀장 국내 못지않은 반응으로 우리 웹툰을 좋아하고 있구나,라고 피부로 느껴요. 머지않아 해외에서도 국내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김 팀장 예전에는 글로벌 파트너에게 웹툰의 개념부터 시작해야 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그들이 먼저 모모 작품 잘 보고 있어, 라고 되물어보곤 해요. 국내는 이미 많은 성장을 해 왔고, 글로벌 시장은 이제부터 성장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봐요.
이 PD 웹툰 콘텐츠는 시작부터 디지털 콘텐츠잖아요. 이는 달리 말하면 인터렉션이 가능한 콘텐츠라는 뜻이기도 해요. 향후 웹툰은 다양한 온 오프라인 콘텐츠와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콜라보레이션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쇼케이스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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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아트 김지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사진 및 자료 |부천국제만화축제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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