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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신화, 다들 기억하고 계시나요?
잘 기억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아주 짧게 줄거리를 얘기해 보자면,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공주가 죽을 병에 걸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승에 가서 약을 구해 돌아온 후 이승과 저승을 잇는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 두 명의 전시가 오는 9월 26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립니다.
이수경, <달빛왕관>
이수경 작가의 개인전 <달빛 왕관>은 왕관을 모티브로 한 작가의 연작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모두 잠든 바리공주’, ‘묘기 여인’ 등이 작가가 바리데기 신화를 소재 삼아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들입니다. 이번 전시에선 새로 ‘달빛 왕관 – 바리의 눈물’을 선보입니다. 작품의 맨 꼭대기에 바리데기의 눈물을 형상화한 투명 수정을 위치시켜 마치 눈물이 흘러내릴 듯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모두 11점의 작품을 모았습니다. 작품들은 볼록한 중간부와 아주 가늘고 뾰족한 상부의 형태로 구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요.
작품을 처음 봤을 때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왕관의 형태가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있어 다소 낯설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작품 전체의 표면을 철, 놋쇠, 유리, 진주, 자개, 원석, 거울 파편 등 다양한 재료와 천사, 기도하는 손, 십자가, 요술봉 등 수많은 상징들이 가득 채우고 있더군요. 온통 화려함으로 뒤덮은 작품을 보면서 왜 ‘왕관’으로 제목을 정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작용하는 ‘왕관’이 아니라 내면의 ‘신성(神聖)‘을 발견하게 해 준 왕관”이라고 말했습니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준비로 많이 지쳐있을 때 ‘달빛 왕관’ 연작을 제작하며 많은 힘을 얻었다네요. 코로나19로 두려움과 답답함에 허덕일 때도 이 작업에서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품과 소통하며 각자 내면의 ‘신성(神聖)’에 집중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이수경 작가 –
제인 진 카이젠, <이별의 공동체>
제인 진 카이젠은 한국과 덴마크를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에게 바리데기 신화는 더 특별한 이야기로 느껴졌을 텐데요. 최근 작품들로 꾸민 이번 전시의 출품작 모두 작가의 고향인 제주도의 자연과 제주 샤머니즘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시 제목과 이름이 같은 72분 길이의 영상 작업 ‘이별의 공동체’에서 이런 요소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바리데기 신화를 서사의 틀로 삼고 있는 작품 ‘이별의 공동체’를 세 개의 스크린이 겹겹이 등장하는 구조로 전시장에 설치했습니다.
첫 번째 화면에서는 제주 오름에서 흰색 소복을 입고 회전하는 작가의 모습과 원심력에 의해 작가의 손을 떠나버린 드론이 찍는 제주의 땅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두 번째 화면에는 검은 용암석과 짙푸른 물의 제주 바다의 풍경과 내레이션이 등장하며, 마지막 영상에선 제주도의 무당 고순안이 굿을 준비하면서 전시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 외에도 다양한 장소를 ‘이별의 공동체’ 작업의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바리데기 신화 속 ‘버려짐’이라는 주제가 비단 제주만의 일은 아니었던 거지요. 작가는 영상에 자신뿐만 아니라 DMZ, 제주도, 서울, 북한,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독일, 미국 등에서 만난 여성들의 디아스포라(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겪는 이주자의 경험)를 담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리데기’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상처,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켰습니다.
■ 이수경 개인전 <달빛왕관>, 제인 진 카이젠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
7월 29일(목) ~ 9월 26일(일)
12:00 – 19:00
*매주 월요일 휴무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문의 : 02)733-8949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아트선재센터, 올댓아트 구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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