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촬영한 사진전 <예술가의 눈>이 9월 18일(토)부터 10월 7일(목)까지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임영균 작가는 8년 동안 세계의 문화와 예술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세계 문화유산을 좇았는데요. 국내 여행도 떠나기 어려운 요즘 임영균 작가의 사진 작품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아드몬트(Admont)의 베네딕트회 수도원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라기보다 궁전이 떠오르는 화려함인데요. 약 20만 권이 넘는 도서를 소장하고 있어 수도원 도서관 중 최대 규모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단단한 내부 구조를 갖고 있어 역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장소입니다. 임영균 작가는 이처럼 장소가 가진 화려함보다는 고유의 문화성에 주목합니다.
이번 사진전 출품작 중 하나인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은 작가가 문화성에 집중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역시 아름다운 외양이 눈길을 끌지만 독일의 대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 ~ 1832)가 도서관장을 50년간 역임하며 ‘파우스트’를 집필한 곳이기도 합니다.
2004년 발생한 화재에도 전 세계의 도움으로 훌륭하게 복원된 이곳은 파우스트 원본, 모차르트 악보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와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등을 초청해 문학 강연회와 연주회를 개최했던 기록을 이들의 흉상으로 남긴, 문화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구한말 우리나라 선각자 유길준이 <서유 견문>(1895)에 기록한 ‘리슐리외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영화 <해리 포터>의 배경이 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 등 해외 유수의 도서관을 촬영했습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문화유산을 무려 8년 동안이나 촬영했는데 우리 문화유산이 빠져 있다면 섭섭하겠죠.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의 장경각,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 류성룡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 병산서원 등 다양한 우리 문화재 역시 이번 사진전의 주인공들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인 팔만대장경은 최근 77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불교행사 등 특별한 날에만 공개해온 팔만대장경을 일반인들이 처음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예매 열기가 아주 뜨거웠는데요.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약과 탐방을 모두 중단한 상태입니다. 9월 5일까지 잠정 중단이라고 하니 실물로 팔만대장경을 만나기 전에 사진전을 통해 미리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임영균은 문화의 중심에 있는 장소들의 입체성에 주목하고자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이른 아침에 촬영합니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시선이 닿았던 현장을 마주하며 작품이 가진 고요하고 사색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교수(경기대 예술학과)는 “임영균 작가의 도서관 작품에는 공간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존재성을 극대화하려는 작가 특유의 명상적 시선이 깃들어 있다”며 “그것이 자연광과 색채를 온전히 살리고 대상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과 감각을 중시하는 임영균 사진 작품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 <예술가의 눈>
2021년 9월 18일(토) ~ 10월 7일(목)
10:00 – 19:00
*월요일 휴무
이길이구 갤러리(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19-22)
문의 : 02)6203-2015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이길이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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