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훅 치고 들어왔습니다. ‘실체가 있다vs없다’ 갑론을박이 있지만 분명한 건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 미술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대세라면 당연히 미래를 준비해야겠고 거품으로 결론난다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신기루’에 속아서 허둥댈 일은 없겠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올댓아트가 오늘부터 NFT 집중해부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NFT의 개념부터 도입 배경, 미술계의 변화상, 논쟁의 포인트, 법적 미비점, 향후 전망까지 샅샅이 짚어볼 예정입니다. 오늘은 1탄으로 NFT의 정체를 먼저 살펴보려 합니다.
가상화폐(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워낙 산발적으로 뉴스가 많이 터져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긴 한데 다시 한 번 깔끔히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입니다.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상화폐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가장 유명한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 리플코인,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들었다 놨다를 거듭하고 있는 도지코인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종류는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상황인데요.
거래가 늘면서 시장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팽창했지요. 다만, 아직 제도권에 정식으로 진입한 상황이 아니어서 금융당국의 규제도, 보호도 받지 못하다 보니 투자에 따른 책임은 고스란히 시장 참여자들의 몫입니다. 기대수익이 큰 만큼 낭패를 볼 수 있는 리스크(위험)도 큰 곳이 바로 암호화폐 시장입니다.
암호화폐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NFT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NFT도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개념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랑 비슷합니다. 다만, 암호화폐는 기존의 달러나 유로 등 일반화폐와 마찬가지로 상호 대체가 가능합니다. 같은 값어치를 가진 암호화폐가 시장에 많이 존재한다는 얘기입니다. 내가 10달러를 내고 햄버거 세트를 샀다면 다른 사람도 10달러를 내면 동일한 햄버거 세트를 살 수 있는 것처럼 암호화폐도 참여자들에 의해 시장 가격이 형성되면 누구에게나 그 가격의 가치는 똑같습니다. 가격이 머물러 있지 않고 등락을 거듭하지만 특정 시점에선 같은 가격으로 누구나 암호화폐를 사고 팔 수 있는 거지요. NFT는 다릅니다.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하다고?
그렇습니다. 유일하니까요. 디지털 예술품 이미지, 게임, 온라인 스포츠, 음악, 영상, 미디어 아트 등에 블록체인 기반의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NFT 작품 속에는 소유권, 작가 정보, 거래 내역 등이 담깁니다. 이 작품이 원본임을 입증하는 정보를 일종의 ‘디지털 장부’ 상에 기록해 놓았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유명 작가의 원화를 디지털화한 다음 고유 정보를 입력해 NFT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간에는 디지털 이미지는 아무리 원본이라 하더라도 무한 복제가 가능해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NFT 기술의 출현으로 디지털 장부에 오리지널 작품만의 정보를 기입해 놓으니 이제 희소성과 절대성을 갖게 됐습니다. 디지털 공간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복제 이미지들 중에서 어떤 게 ‘원조’인지를 입증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위조나 변조도 불가능합니다. 유명 작가의 원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이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희소성이 작동하기 때문인데요. 디지털 자산인 NFT도 유일성의 지위를 획득하면서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NFT 자산의 규모가 2년 새 무려 8배나 증가했습니다. 넌펀저블닷컴이 2021년 2월 발행한 연례 보고서를 보니까 2018년까지 4096만 달러 수준이던 NFT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3803만 달러를 돌파했네요. 올해 성장세는 더 놀랍습니다. 2021년 1분기 거래량이 무려 20억 달러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31배나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NFT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집품(48%)과 예술품(43%)이 가장 높았고 스포츠(4%), 메타버스(3%), 게임(2%)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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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에서는 NFT 미술품을 중심으로 미술계에 불고 있는 NFT 열풍의 현주소를 좀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강나윤 인턴
allthat_art@naver.com
참고 ㅣ논펀저블닷컴의 ‘2020 NFT 연례 보고서’, 논펀저블닷컴의 ‘2021년 NFT 1분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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