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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흑 같이 어두운 공간에 울려 퍼지는 이 소리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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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kick, clap, hat> 전시 전경 ㅣ 플랫폼엘 제공

    ‘미술 전시’라고 하면 보통 눈이 즐거운 작품들을 상상합니다. 안정주 작가는 시각 중심의 문화가 주를 이루는 보통의 전시에서 벗어나 ‘소리’라는 청각적 경험에 주목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채집해 음악, 영상, VR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전시를 위해 추출한 네 가지 소리는 재난문자 경보음,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던 도보 다리 위의 새소리, 경보장치 사이렌 소리,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원혼의 소리입니다. 작가는 채집된 소리를 기반으로 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신수정, 양영관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또 이 음악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함께 안무를 짰습니다. 안무를 만들고 공연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다음 이를 다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작품으로 옮겼습니다. ‘소리’에서 시작한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여러개의 전시장으로 나뉘어진 플랫폼엘이라는 전시 공간에서 소개합니다. 

    플랫폼엘은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갤러리입니다. 전시관은 총 4개로 각 층에 나뉘어져 있는데, 이동하기 위해서는 좁은 복도나 계단을 지나야 합니다. 작품별로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다음 작품을 보기까지의 시간이 충분해 각 작품에 대한 생각을 찬찬히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또 이번 전시는 일상적인 ‘소리’에 집중해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논현동은 공사 소음이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채집한 소리 이외에도 (뜻하지 않게) 새로운 소리가 추가됐다”며 비록 공사 소음일지라도 계속해서 소리에 집중해 볼 것을 관람객들한테 권유했습니다.



    전시 <kick, clap, hat> 전시 전경 2 ㅣ 플랫폼엘 제공

    안내 데스크를 통과하면 바로 첫 번째 전시장이 보입니다. VR 작품들로 꾸몄습니다. 작가가 채집한 소리가 큰 공간에 울려 퍼지고, 공연 영상을 촬영한 장면을 VR 기기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 조명, 댄서들의 움직임이 또렷이 보입니다. 이후 이어지는 전시장으로 이동하면 한 개의 빔 프로젝터 앞에 아크릴 판이 놓여 있어 두 개로 쪼개진 영상과 채집된 소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투영되는 영상은 이후에 나올 전체 공연 영상의 일부분으로, 채집된 소리와 안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입니다.



    전시 <kick, clap, hat> 전시 전경 3 ㅣ 플랫폼엘 제공

    다음 순서는 듣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전시장입니다. 플랫폼엘의 외부 통로를 따라 걸어가면 나옵니다. 작은 전시장 안에 무거운 암막 커튼과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상과 함께 어우러진 소리를 감상했다면 이 공간에서는 오직 채집된 소리들만 울려 퍼집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 감상하면 됩니다. 커튼 뒤에는 원래 아무 것도 없었는데 관람객들이 뭐가 있나 궁금히 여기며 커튼을 걷어보는 것을 보고 스피커를 가져다 놓았다고 합니다. 관람객들이 커튼 뒤를 궁금해 하기보다 전시의 원래 의도대로 의자에 앉아서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커튼의 뒤를 미리 볼 수 있는 사진을 전시장 입구에 걸어놓을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 <kick, clap, hat> 전시 전경 4ㅣ 플랫폼엘 제공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전시장을 지나면 전체 공연 영상을 상영하는 공간으로 이어집니다. 오직 두 개의 빔 프로젝터와 직접 설치한 아크릴 판을 통해 영상 작품이 넓은 전시장 전체를 꽉 채웁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함께 만든 안무를 촬영한 공연 영상인데요. 함께 울려 퍼지는 음악이 분위기를 더합니다. 바닥에만 고정하지 않고 천장에도 매달아 둬서 에어컨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아크릴 판이 매 순간 다른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상영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장면이 첫 번째 전시장에서 VR로 감상했던 작품입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작품 감상을 마무리할 수도 있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공연 장면을 촬영한 부분 영상 작품들을 VR 기기로 보며 전체 공연의 비하인드를 음미해볼 수 있습니다. 작가가 채집했던 소리가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아크릴 판과 전시장 전체에 걸쳐 여러 매체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새삼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 전시 <kick, clap, hat>

    9 월 24 일(금) ~ 10월 17일(일)
    11:00 – 20:00
    *월요일 휴무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33길 11)
    문의 : 02)6929-4470

    올댓아트 구민경 인턴
    권재현 전시팀장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플랫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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