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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도 OTT 시대 열릴까?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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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극단이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어 네 번째 극장을 개관했습니다. 그런데 이 극장에는 물리적인 객석이나 무대가 없습니다. 바로 ‘온라인 극장’이기 때문이죠.

    2021년 11월 1일, 국립극단이 OTT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공연 단체나 제작사가 공연 영상화를 시도했지만,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국립극단이 최초입니다. 온라인 극장 개관을 앞둔 11월 1일 오전, 명동예술극장에서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관객들이 궁금할 만한 내용들을 올댓아트가 정리해 봤습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개관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국립극단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어떤 서비스인가요?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은 국립극단 공연 실황을 유료로 구매해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특정 시간에만 볼 수 있는 온라인 중계나, 왓챠 등 기존 OTT 플랫폼에 입점된 여타 공연 실황과 달리, 국립극단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시간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온라인 극장 이용을 위해서는 국립극단 홈페이지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영상 구매는 월정액이 아닌 개별 구매 시스템으로, 가격은 한 편당 9,900원입니다. 11월 7일까지는 오픈 기념으로 할인된 가격 6,600원에 구매 가능합니다.

    PC, 모바일, 태블릿 PC 등의 기기를 지원하며 ID당 3개의 기기까지 등록이 가능한데요. 동시 시청은 ID당 1대에서만 가능합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다운로드는 불가능하며 전용 플레이어로 스트리밍만 할 수 있습니다. 구입한 영상은 7일 이내에 이용을 시작해야 하며, 이용 시작 후 3일 동안 관람 가능합니다.
     

    어떤 공연을 볼 수 있나요?

    개관 시점인 현재 온라인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은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X의 비극>, <파우스트 엔딩>, <스카팽> 총 5개 작품입니다. 그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디렉터스 컷 버전이, <스카팽>은 배리어 프리 버전이 별도로 판매되어, 구매 가능한 영상은 총 8개입니다.

    국립극단은 현재 서비스하는 작품 외에도 <소년이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 국립극단 신작을 차후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상영작 (2021.11.01 기준)
    제목
    비고
    가격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9,900원
    (11월 7일까지 6,600원으로 할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2가지 버전으로 상영 (일반 / 디렉터스 컷)
    X의 비극
    파우스트 엔딩
    스카팽
    3가지 버전으로 상영 (일반 / 수어 통역 / 화면 해설)

     

    배리어 프리? 디렉터스 컷?

    이번 온라인 극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배리어 프리’와 ‘디렉터스 컷’의 존재입니다. 배리어 프리는 장애인 관객들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장면 해설이나 수어 통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연의 접근성을 높이고 모두에게 평등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지만, 아직까지는 특정 회차에만 제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 온라인 극장에선 <스카팽>을 일반 버전과 더불어 수어 통역과 화면 해설 버전까지 총 세 가지 중 관객이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스카팽> 수어 통역 버전|국립극단

    수어 통역 버전에선 화면 오른쪽에서 두 명의 통역사가 배우들의 대사를 수어로 통역합니다. 온라인 극장 시범 운영 당시 장애인 관객들로부터 “수어 통역 화면이 너무 작다”는 의견을 반영해 화면의 크기도 키웠다고 합니다. 화면 왼쪽에는 음표 등의 아이콘을 활용해 음악이나 효과음 등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화면 해설 버전에선 무대 구조와 의상의 생김새, 배우들의 동선 등을 음성으로 해설합니다. 배우들의 대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까지 시각장애인 관객들도 알 수 있게 한 것이죠.

    다만 아직까지는 <스카팽> 한 작품만 배리어 프리로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김광보 예술감독은 “앞으로 서비스되는 작품에 가급적이면 배리어 프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촬영 현장|국립극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디렉터스 컷’ 버전을 함께 서비스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디렉터스 컷’은 보통 영화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극장 개봉 버전에선 삭제됐던 장면까지 포함된, 감독의 의도대로 재편집된 영상을 말하는데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경우 러닝타임은 동일하지만 보다 연출가의 시선을 반영한 버전을 ‘디렉터스 컷’이라 일컫고 있습니다. 일반 버전은 풀샷과 클로즈업을 교차 편집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디렉터스 컷은 보다 느린 호흡으로, 공연의 문법을 따라 편집했다고 합니다. 실제 공연장에서 관객이 무대를 바라보는 것처럼, 풀샷을 기본으로 하되 시선의 이동을 따라 촬영한 것이죠. 
     

    한국의 NT Live 될 수 있을까?



    온라인 극장 상영작 중 하나인 <파우스트 엔딩> 공연 사진|국립극단

    연극계 내부에서는 영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한 연극을 영상화하는 것은 ‘박제’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상과 공연의 문법 차이도 문제였습니다. 객석에서 맨눈으로 보는 것을 전제로 연출된 무대와 동선을 카메라로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창작진들이 영상화에 참여한 이유는 관객 저변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영상화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관객들에게 연극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김광보 예술감독은 특히 수도권 외 지역 관객들에게 국립극단 작품을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김광보 예술감독은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이 목표하는 지향점으로 영국의 NT Live를 꼽았습니다. NT Live는 영국 내셔널 시어터의 영상화 사업입니다. 높은 작품성과 화제성, 그리고 우수한 영상 퀄리티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영상화 자체로 수익을 낼 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해 연극에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실제 극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까지 내고 있어, 공연 영상화의 모범 사례로 꼽히곤 하죠.

    김광보 예술감독은 NT Live를 따라잡기 위해 추후 영어 자막 제공과 해외 서비스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결제 시스템상의 문제로 국내에서밖에 관람할 수 없지만, 이를 해결해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것이죠. 또한 국립극단 자체 공연뿐만 아니라 민간 및 지역 극단의 우수한 연극 콘텐츠를 소개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한국의 공연 영상화 사업이 제2의 NT Live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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