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로드웨이와 한국 양쪽의 사랑을 받는 두 뮤지컬 스타가 한 무대에서 만난다. 오는 8월 열리는 <2021 마이클 리 & 라민 카림루 콘서트>의 얘기다.
마이클 리와 라민 카림루는 2018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앤드루 로이드 웨버 7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서로를 처음 만났다. 두 배우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한국계 미국인인 마이클 리와 이란계 캐나다인인 라민 카림루는 둘 다 여러 나가를 오가며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했다. 마이클 리는 미국에서 뮤지컬 <미스 사이공>으로 데뷔, 2006년부터는 한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노트르담 드 파리>, <록키호러쇼> 등이 한국에서의 대표작이다. 라민 카림루는 <레미제라블>의 앙졸라와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의 ‘유령’ 역으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뮤지컬 스타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양국에서 사랑받았으며 최근엔 한국, 일본 등에서도 다양한 콘서트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의 실력과 열정에 감탄했다는 두 배우는 이후로도 여러 차례 무대에 함께 섰다. 2019년엔 서울에서 듀엣 콘서트를 통해 국내 팬들을 만났고, 2021년 7월엔 일본 오사카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네 번째 만남을 한 달여 앞둔 지난 7월 29일, 두 배우를 화상으로 만나 곧 있을 콘서트에 대해 물었다.
두 배우가 함께하는 네 번째 콘서트다. 처음 의기투합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마이클 리: 2018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 7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서로를 처음 만났다. 같이 공연하면서 라민이 가진 카리스마와 능력에 놀랐다.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호주 등 전 세계 관객들이 라민에게 빠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더 많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후 콘서트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고, 감사하게도 라민이 응해주어서 2019년에 듀엣 콘서트를 할 수 있었다.
라민 카림루: 처음 마이클 리를 만났을 때부터 그가 일을 대하는 방식에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나도 참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도 더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마이클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모습에도 감동을 받았다. 마이클이 한국에서 지금까지 성취한 것들, 그리고 앞으로 이뤄나갈 것들에 대해서도 기대가 된다. 한국 관객에게 낯설 수 있는 나를 슈퍼스타인 마이클이 초대해 줘서 영광이다.
마이클 리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프로듀서로도 데뷔한다. 배우에서 프로듀서로 변신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마이클 리: 배우가 연출가, 프로듀서, 창작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1살 때부터 배우로 활동했는데, 배우로서는 창의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맡은 역할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다양한 각도의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프로듀서로서 많은 준비를 했고,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이렇게 새롭게 발돋움을 하게 됐다. 무대뿐만 아니라 TV, 가상현실, 영화 등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 싶다.
프로듀서로서의 첫 도전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마이클 리: 새로운 영역에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도전이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은, 프로듀서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어떻게 팀을 꾸리느냐’라는 것이다. 지금 공연을 함께 하는 라민을 비롯해 여러 스태프들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을 이뤄낼 수 있다. 프로듀서가 ‘캡틴’이긴 하지만 캡틴 자체보다는 팀을 이루고 함께 발전시키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라민 카림루는 2019년 마이클 리와의 콘서트 이후 2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그간 팬데믹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라민 카림루: 지난 2년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었지만, 그 안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했다. 음악도 많이 들었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집 정원을 가꾸기도 하고, 가장으로서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그 동안 TV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 공연 무대에는 설 수 없었지만,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된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라민 카림루는 이번이 다섯 번째 내한이다. 한국 관객들이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라민 카림루: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음악과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나면 한국 관객분들이 특히 열정적인 환호를 보내주셨고, 그런 모습을 보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관객들이 얼마나 공연을 잘 이해하고 캐릭터에게 공감하는지를 보며 감동받았다.
이번 콘서트에선 약 20곡을 부른다고 들었다. 어떤 곡들을 선보일 계획인가.
마이클 리: 모두 알려주면 재미가 없을 테니 일부만 알려드리겠다. (웃음) 우선은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특별히 라민을 위해 작곡한 시그니처 곡인 ‘Til I Hear You Sing’(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를 비롯해 여러 작품의 대표곡들을 들려드릴 예정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Could We Start Again, Please?’라는 곡도 있다. 실제 공연에선 우리가 부르는 곡이 아니지만 일본 콘서트의 홍보를 위해 부른 적 있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곡이라 기대하셔도 좋다.
셀린 디옹, 마이클 부블레 등 뮤지컬 곡이 아닌 팝송들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만난 적 없는 새로운 뮤지컬 작품들의 넘버도 선보일 계획이다. 중동을 배경으로 한 <Rumi>라는 뮤지컬의 넘버 ‘Lightning’, 웨버의 신작 <신데렐라>의 ‘Only You, Lonely You’ 등 새로운 넘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라민 카림루: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곡은 <노트르담 드 파리>의 ‘Belle’이다. 항상 부르고 싶었던 아름다운 곡인데, 이전에 불러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
김보경, 윤형렬, 민우혁, 전나영 배우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네 배우를 섭외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마이클 리: 이들은 대단한 재능을 지닌 배우들이자 내가 아는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다. 우선 민우혁 배우는 나와 정말 친한 친구다.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인기가 많아서 초대하게 됐다. (웃음) 윤형렬 배우는 최근 박사 학위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에서 록 뮤지컬을 제일 잘 하는 배우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초대할 수밖에 없었다.
전나영 배우는 4개 국어를 구사하는 배우이다. 나와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후 한국에서 그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대단한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김보경 배우는 내 한국 데뷔작인 <미스 사이공>을 함께 했다. 지금까지도 좋은 인연을 맺고 있고, 무엇보다도 좋은 능력을 지닌 배우이다. 내가 처음으로 프로듀싱하는 공연에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콘서트에 함께 참여한 소감도 궁금하다.
라민 카림루: 그간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어떻게 주 8회 공연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작품이었다. 마이클과 일본에서 공연하면서 매우 도전적이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이클 리: 2013년부터 작년 LG아트센터에서 한 콘서트까지, 계속 한국어 프로덕션만 해왔기 때문에 영어 프로덕션은 오랜만이다. 기대되는 동시에 걱정도 됐었다. 라민과는 2019년 콘서트에서 ‘Last Supper’를 듀엣으로 불렀는데, 정말 짜릿한 무대였다. 그로 인해 지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라는 새로운 도전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매 공연이 첫 공연인 것처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임했다.
마이클 리는 앞으로 프로듀서로서 어떤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인가.
마이클 리: 2개의 뮤지컬 작품을 개발 중이다. 어떤 작품인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이른 것 같다. 그 외에 가상현실 콘텐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VRLU라는 가상현실 회사와 협업하며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 그 밖에도 TV 연출가, 드라마 작가 등 다양한 분들과 논의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콘서트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라민 카림루: 우리 공연뿐만이 아니라 뮤지컬 산업 전반을 지지해 주시는 관객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2년간 어려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크다. 콘서트에 오실 관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이클 리: 이번 콘서트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공연이 될 것 같다.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처음 제작하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잘 만들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배우 중 한 명인 라민을 비롯해 훌륭한 팀과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이다.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을 넘어서 특별한 이벤트 같은 순간을 느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2021 마이클 리 & 라민 카림루 콘서트>
2021.8.27 ~ 2021.8.29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공연 시간 100분
8세 이상 관람가마이클 리, 라민 카림루 출연
(게스트: 김보경, 윤형렬, 민우혁, 전나영)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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