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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 7인이 말하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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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세 번째 시즌이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생애를 그린 뮤지컬이다. 여기에 혁명을 주도하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가 등장해 두 사람의 삶을 대조적으로 조명한다.

    마리와 마그리드가 팽팽한 대립을 펼치는 동안, 조연들도 바쁘게 자기 몫을 한다. 때로는 코믹하게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가 하면 때로는 드라마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혁명의 배후를 조종하는 오를레앙 공작, 마리의 남편이자 프랑스의 왕인 루이 16세, 마리의 둘도 없는 친구 마담 랑발, 그리고 마리의 헤어드레서인 레오나르와 의상 디자이너 로즈 베르텡이 그들이다. 주연 못지않게 관객들의 시선을 뺏어가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연 7인의 이야기를 서면으로 들어봤다.


    오를레앙 공작 역|민영기, 김준현

    오를레앙 공작 역의 배우 민영기(왼쪽), 김준현|EMK뮤지컬컴퍼니

    <마리 앙투아네트>의 악역을 담당하는 오를레앙, 연기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민영기: 이번 오를레앙은 웃음기를 빼고 카리스마를 한층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특히난 최고니까넘버에서요!
    김준현: ‘그냥 단순한 악역으로 보이고 싶지 않다. 악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그런 정당성을 지니고 행한다.’ 이런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난 최고니까’라는 넘버 제목처럼, 스스로가 최고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면?
    민영기: 무대에 오르는 순간에는 매 장면 최고라는 생각으로 연기합니다. 모든 배우들이 그러할 것 같아요.
    김준현: 최고라고 느끼는 순간은 한 번도 없습니다. 현실에 충실할 뿐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민영기: 여름밤 무도회에서 손에 횃불을 하나씩 들고 군무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제일 <마리 앙투아네트>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공연이나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민영기: 이번 삼연 때의 에피소드는 아닙니다만, 초연 당시 1막 엔딩 장면에서 오를레앙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맞춰서 등장하지 않고 분장실에서 모니터를 보며 ‘왜 노래를 안 하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무대로 뛰어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식은땀 한 바가지 흘렸습니다. (웃음)

     

    루이 16세|이한밀



    루이 16세 역의 배우 이한밀|EMK뮤지컬컴퍼니

    실존 인물인 루이 16세를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연기에 참고한 다른 작품이 있다면?
    루이 16세는 한 사람 안에 있는 여러 자아를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작업실에서는 누구보다 신나게, 가족들과 함께할 땐 한없이 자상합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무척이나 꺼리지만, 그럼에도 때론 신하들 앞에서 왕족으로서의엄근진(엄격, 근엄, 진지)을 보일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장면마다 이런 입체감을 주면서도 일관성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나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도 좋지만, 제가 루이 16세를 표현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드라마 <60, 지정생존자>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졸지에 대통령 직무 대행이 된 주인공이 갑작스레 왕위를 계승하게 된 루이 16세와 상당히 유사했거든요. 리더십을 계속해서 의심받는 과정에서도 품격을 지키고, 국가를 위했던 순간순간의 선택들도 루이 16세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두 마리와의 호흡은 각각 어떤지 궁금해요.
    지난 시즌부터 함께 호흡해왔고, 저보다 경력이 많은 대선배님들이셔서 모든 것을 불편하지 않게 잘 맞춰주세요. 그래서 제가 감히 호흡을 논한다는 것이 건방지지만 그럼에도 이야기를 하자면, 김소현 마리는 사랑스러움이 뚝뚝 묻어 나와요. 그래서 그녀의 마리를 늘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 마음 덕에 무대 밖에서도 시시때때로 장난도 자주 치곤 합니다. 김소향 마리는 제가 무대 위에서 오롯이 루이로 살게 해주는 진실된 눈이 있어요. 함께 호흡하는 모든 순간, 진심으로 서로를 위한 부부의 마음으로 대하게 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훨훨’입니다. 온 가족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고, 또 노랫말이 참 예쁘고 작금의 저희에게도 위로가 됩니다.

    공연이나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탈출’ 장면이 끝난 뒤 바로 회전무대로 이동하며 입고 있던 모자와 코트를 벗어야 하는 퀵 체인지가 있는데, 하루는 코트 안에 있던 재킷의 팔 한쪽이 함께 벗겨졌어요. 워낙 긴박한 순간이었는데 무대는 너무 어둡고 팔을 넣을 구멍이 도저히 감으로 찾아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재킷을 벗고 손에 들고 들어가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마담 랑발|박혜미



    마담 랑발 역의 배우 박혜미|EMK뮤지컬컴퍼니

    마담 랑발을 연기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요?
    랑발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보이지만, 신앙으로 다져진 강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랑발의 솔로곡인기도해요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마리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위로하는 곡인데, 이 노래를 부를 때 마리뿐만이 아니라 객석에 있는 관객분 중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르고 있어요. 그런 위로가 잘 닿게 하기 위해서 먼저 제 마음과 영혼이 충만한 상태가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마담 랑발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리의 곁을 지키는 인물인데요. 랑발의 입장에서 본 마리는 어떤 사람인가요?
    마리는 영혼이 순수하고 가식 없이 본인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에요랑발에게 마리와 샤를르, 테레즈는 가족이에요. 멀리서 시집와서 남편도 일찍 죽고 아이도 없었던 랑발에게 마리는 그저 친한 친구 그 이상인 가족이고,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예요. 나 자신보다도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그런 존재. 우리 모두에게 가족은 그런 존재잖아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본인 넘버 외에 불러 보고 싶은 곡이 있다면?
    오를레앙의난 최고니까‘.

    공연이나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1막 마지막 곡인 ‘운명의 수레바퀴’가 끝나고 암전이 되면 샤를르, 테레즈와 같이 타고 있는 무대 세트가 뒤로 빠르게 빠져요. 무대감독님께서 저에게 위험하니까 아이들을 꽉 잡아달라고 하셨는데요. 무대에서 처음 연습하는 날, 아이들보다 제가 더 겁을 먹어서 아이들이 랑발을 잘 잡아 주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답니다. (웃음)

     

    레오나르|문성혁



    레오나르 역의 배우 문성혁|EMK뮤지컬컴퍼니

    레오나르는 극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개성 강한 인물인데요. 연기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역사극이고 매우 무겁고 진중하기에, 유일하게 웃음 코드를 가진 레오나르가 품격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품격 있는 몸짓으로 개성을 드러내려고 발레 동작을 참고했습니다. 또, 가위를 만지는 버릇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손가락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연기가 추가되었고요. 거기에 열 손가락에 낀 반지가 더해졌죠그 시대 사람들은 무도회에 갈 때 얼굴에 점을 찍는 풍습이 있다고 해서, 입가에 큰 점을 찍으며 캐릭터가 굳혀졌습니다.

    로즈 베르텡과의 로켓단 같은 케미가 극의 또 다른 재미인데요. 로즈 역 두 배우와의 호흡은 각각 어떤가요.
    주아는 오래 알던 사이인 데다가, 재연에서도 로즈를 했었기에 호흡이 잘 맞아 편했습니다. ()지연이는 처음 만났는데 깊이가 있고 열심히 해서 좋았습니다.

    작품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지 않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레오나르는 결말 이후에 어떻게 살았을까요?
    사실 초연 당시 독일로 간 레오나르와 로즈의 뒷이야기가 대본에 있어서 연습을 했습니다. 로앙과 라모트 부인의 전담 미용사와 드레서가 되어, 다시금 살 자리를 마련하죠결국 공연에는 못 올라갔지만요.

    공연이나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습 중에 있던 일인데요. 이번에 데뷔한 앙상블 배우가 너무 긴장한 탓에 ‘제3자를 이용해 사면 돼‘라고 해야 하는 장면에서 조금 얼버무렸어요. 그래서 제가 ‘제3자 / 말도 안 돼 / 너무 위험해라고 해야 하는 부분을뭐라고? / 연습 좀 해 / 너무 위험해란 가사로 바꿔 불러서 모두가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로즈 베르텡|한지연, 주아

    로즈 베르텡 역의 배우 한지연(왼쪽), 주아|EMK뮤지컬컴퍼니

    로즈는 극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개성 강한 인물인데요.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신경 쓰고 있나요? 캐릭터를 만들면서 참고한 다른 작품이 있다면?
    한지연: 로즈의 넘버들이 가사를 전달하기 쉽지 않아서, 발음에 더 신경 쓰고 있어요로즈가 나오는 장면이 재미있고 만화 같아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여러 편 보면서 움직임과 표정 연기들을 참고했어요.
    주아: 작품 자체가 워낙 무겁고 진지하다 보니, 제가 나올 때만이라도 관객분들의 긴장을 풀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다른 작품은 참고하지 않았지만 많은 팬분들이 저와 레오나르를 ‘로켓단’이라고 불러주셔서 포켓몬스터 만화를 본 적은 있어요. 정말 저희처럼 귀여운 악당이더라고요.

    빵이 없으면 케이크 좀 해!”라는 로즈의 대사가 인상적인데요. 실제로도 빵이나 케이크를 좋아하시나요
    한지연: 커피를 곁들인 갓 구운 크루아상이나 까눌레를 좋아해요.
    주아: 아쉽게도 둘 다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티라미수 조각 케이크 먹는 건 좋아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피곤이 사르르 녹더라고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본인 넘버 외에 불러 보고 싶은 곡이 있다면?
    한지연: 오를레앙이 부르는 넘버를 불러보고 싶어요. ‘난 최고니까’와 ‘세상을 지배하는 법’이요.
    주아: ‘훨훨’을 자주 흥얼거리곤 한답니다. 멜로디가 따뜻하고 가사도 위로가 많이 되는 노래예요. 가끔 마음이 무거울 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해요. 그러면 새싹이 돋아나듯 저절로 힘이 생겨나는 느낌이 들어요.

    공연이나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지연: 첫 공연 날, 첫 장면을 마치고 무대 뒤편으로 돌아오는데 드레스가 길다 보니 밟혀서 많이 뜯어졌어요. 다음 장면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였죠. 다음 장면이 패션쇼 장면이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중간에 슬쩍 나가서 급하게 수선하고, 다시 들어와서 장면 마무리하고, 다시 나가서 수선하고 패션쇼 장면을 마쳤죠. 그 덕분에 첫 공연에 대한 긴장이고 뭐고 정신없이 공연했던 것 같아요.
    주아: 공연 중 마그리드가 부채를 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채가 마그리드의 가방에 걸려 포물선을 그리며 빈 객석으로 날아갔어요. 후문을 들어보니 관객분들도 부채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이 포물선으로 따라갔다고 하더라고요그 모습이 마치 테니스 경기장에서 공을 따라가는 관중들 같기도 하고, 만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웃음) 실수였지만 무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라이브의 묘미라서, 관객분들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을 것 같아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2021.7.13 ~ 2021.10.03
    서울 샤롯데씨어터
    공연 시간 180분
    8세 이상 관람 가능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민영기, 김준현, 이한밀, 박혜미, 윤선용, 문성혁, 한지연, 주아 등 출연

    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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