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코로나19 상황으로 조기 종연되며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이 1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3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 후 대구, 부산 등 지역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인데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입니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23개국에서 9개 언어로 공연됐죠. ‘대성당의 시대’, ‘벨(Belle)’,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등 주옥같은 명곡과 노트르담 대성당을 형상화한 거대한 세트,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군무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 그랭구와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 프롤로 역의 다니엘 라부아 등 지난 공연에서 사랑 받았던 배우들이 이번 공연에도 다시 돌아왔는데요. 이들의 열연을 미리 볼 수 있는 프레스콜이 지난 11월 18일 열렸습니다. 올댓아트가 담아온 공연 사진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노트르담 드 파리>를 미리 만나 보세요.
대성당의 시대
리샤르 샤레스트(그랭구와르 역)
1482년 파리. 작품의 해설자이자 시인인 그랭구와르는 교회가 세상의 중심이던 시대적 상황에 대해 노래한다.
거리의 방랑자들
제이(클로팽 역)
집시들의 우두머리이자 에스메랄다의 보호자인 클로팽. 그는 파리의 집시들을 대표하여 은신처를 요구하지만, 주교인 프롤로는 성당의 문을 굳게 닫는다.
괴로워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페뷔스 역)
에스메랄다를 보고 한눈에 반한 근위대장 페뷔스. 그는 약혼자인 플뢰르 드 뤼스와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갈등하고, 댄서들이 그의 내적 갈등을 춤으로 표현한다.
숙명, 아름답다(Belle)
안젤로 델 베키오(콰지모도 역), 리샤르 샤레스트(그랭구와르 역),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페뷔스 역)
성당의 돌에서 ‘숙명’이라는 단어를 발견한 그랭구와르는 프롤로에게 그 의미를 묻는다. 한편 프롤로의 명령으로 에스메랄다를 납치하려던 콰지모도는 붙잡혀 바퀴형틀에 묶이게 된다. 갈증을 호소하는 콰지모도를 모두가 외면하지만, 단 한 사람 에스메랄다가 그에게 다가가 물을 준다. 콰지모도와 프롤로, 페뷔스는 에스메랄다를 향한 사랑과 욕망을 노래한다.
새장 속에 갇힌 새
안젤로 델 베키오(콰지모도 역),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
페뷔스를 해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 그는 콰지모도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콰지모도는 듣지 못한다. 콰지모도 역시 에스메랄다를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노래한다.
파멸의 길로 나를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
프롤로는 성직자로서 평생 지켜온 신념과 에스메랄다를 향한 정념 사이에서 갈등하며 괴로워한다.
살리라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 역)
콰지모도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빠져나와 성당에 피신한 에스메랄다. 그는 사랑과 삶에 대한 갈망의 노래를 부른다.
질의응답
<노트르담 드 파리>가 2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니콜라 타라(프로듀서): 극본을 쓴 뤽 플라몽동, 작곡을 맡은 리카르도 코치안테, 연출을 한 질 마으, 그리고 안무의 마르티노 뮐러까지, 네 명의 훌륭한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20년 전부터 초연을 함께 했던 배우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최고의 역량을 뽐내기 때문에 오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김용관(마스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작년 11월 공연을 올렸고, 올해 다시 시도를 했다.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이런 도전을 한 것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프랑스 모두 서로에게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품을 향한 한국의 사랑이 매우 크다. 작품의 메시지와 음악의 정서가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를 힐링시켜 주는 것 같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조기 종연됐다. 이런 팬데믹 상황 속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그리고 공연 취소 이후 1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도 궁금하다.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 작년 공연이 취소된 후 캐나다로 돌아갔다. 그 사이 굉장히 많은 일을 했다. 앨범 작업도 했고, 개인적으로 책을 쓰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20년 동안 <노트르담 드 파리>와 함께 해온 배우로서 이런 행복감을 한국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
제이(클로팽 역): 작년 공연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돌아간 경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지속된 팬데믹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다. 특히 나와 같은 예술가는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것이 큰 고통이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공연하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팬데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극장을 찾아주고 환호해 주는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는 작년 내한을 통해 한국 팬이 많이 생겼다고 들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한 소감이 어떤가.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페뷔스 역): 무대에 다시 선다는 것,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큰 기쁨이다. 물론 팬데믹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한국 관객들과 교감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관객을 많이 만나고, 한국이라는 멋진 나라를 더 알아가고 싶다.
안젤로 델 베키오는 3개 국어(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로 콰지모도를 연기했다고.
안젤로 델 베키오(콰지모도 역): 3개 언어로 노래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프랑스어로 처음 공연한 게 7년 전인데, 그때가 바로 내 첫 내한 공연이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를 하기 전까지는 프랑스어를 할 줄 몰랐다. 수많은 노력 끝에 프랑스어 버전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내게 굉장히 특별하다. 내게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어 공연과 서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다니엘 라부아는 프랑스 초연 때부터 프롤로 역을 맡고 있는데.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 1998년 파리 초연 때 프롤로를 연기했다. 그다음 <노트르담 드 파리>가 런던에서 처음 소개될 때 총 6년간 공연을 했다. 그 뒤로 한동안 연기하지 않다가,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다시 프롤로를 맡게 됐다. 복합적이고 인간적인, 악역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여전히 행복하고 즐겁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 함은?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역): 초연과 지금 버전에 큰 차이는 없다. 안무나 의상 같은 작은 부분이 변화하긴 했다. 관객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20년 뒤에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하더라도, 작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은 변함없을 것 같다.
니콜라 타라(프로듀서): 공연을 처음 시작할 때 참여했던 작가, 작곡가, 연출가는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고 했다. 1998년에 유행하고 마는 작품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2016년에는 의상이 조금 수정됐다. 그밖에 가장 큰 차이점은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다. 같은 배역이라 하더라도 연기하는 배우의 해석에 따라 인물이 다양해질 수 있다.
투어를 통해 전 세계 여러 나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중 한국 관객들의 특징을 꼽아본다면.
리샤르 샤레스트(그랭구와르 역): 2005년 한국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가 처음 공연될 때부터 함께 해왔다. 한국 관객들은 매우 열정적이고, 우리에게 보내주는 사랑에 변함이 없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한국 관객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매번 내한할 때마다 변함없는 사랑에 모든 팀원이 감동을 받는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하지만, 배우들이 가장 공연하기 좋아하는 도시 1순위는 서울이다.
리샤르 샤레스트는 이 작품 배우들의 인터뷰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리샤르 샤레스트(그랭구와르 역): 공연에 오랫동안 참여하다 보니, 함께 한 배우들이 동료이자 친구가 됐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20년간 <노트르담 드 파리>가 지나온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무대 위와 아래에서 있었던 여러 추억을 담아내고 싶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공연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의 개인적인 삶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들이 작품을 위해 한 희생이나 함께 나눈 기쁜 순간을 책으로 내려고 한다. 배우들에게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니, 모두가 흔쾌히 대답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극 중 에스메랄다는 중요한 역할이다.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에스메랄다는 어떤 인물인지, 그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점에 신경 쓰고 있는지 궁금하다.
엘하이다 다니(에스메랄다 역): 빅토르 위고의 소설에서 에스메랄다는 굉장히 아름답고 우아하며 매력적인 여인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내가 뮤지컬에서 이 인물을 표현할 때는, 단순히 아름답기보다는 자유를 갈망하는 강한 여성으로 보일 수 있도록 연기하고 있다.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은 역시 언어다. 나 또한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대단한 작품의 프랑스어 공연에서 에스메랄다를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다.
엠마 르핀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데, 소감이 어떤가.
엠마 르핀(플뢰르 드 리스 역):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하며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꿈이었다. 한국에서 꿈을 실현하게 돼서 기쁘다. 나는 캐나다에서 왔는데, 한국의 가을은 캐나다의 가을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공연하는 동안 한국의 모든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 나라에 푹 빠졌다. 관객들이 보내주는 따뜻한 응원도 각별하다. 현장에서, 그리고 SNS를 통해 보내주는 감동 때문에라도 앞으로 계속 한국을 찾고 싶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21.11.17 ~ 2021.12.5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시간 150분
8세 이상 관람가안젤로 델 베키오, 막시밀리엉 필립, 엘하이다 다니, 젬므 보노, 리샤르 샤레스트, 존 아이젠, 다니엘 라부아, 솔랄, 제이, 이삭 엔지,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엠마 르핀 등 출연
사진|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글|올댓아트 정다윤 에디터
임승은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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