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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재현 에디터’s pick] 가족이라는 이유로 다 이해될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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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우리는 과연 100세 시대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걸까

    2GIL29 GALELRY(이길이구 갤러리)가 이문주(1972년生)의 개인전 <댄스>를 열고 있습니다. 이문주는 미국 유학 후 처음 시작한 ‘도시의 재개발 풍경’을 비롯해 개발 지역의 도시풍경을 주로 다루던 기존 작업에서 잠시 벗어나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실주의 풍경에 작가 특유의 해석을 더한 새로운 연작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Moonjoo Lee 이문주 Dancers 댄서 2020 Woodcut 34.5 x 25.3cm © 2GIL29 GALLERY, Moonjoo Lee ㅣ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몇 년 전 도심의 한 공원을 지나다가 작가가 마주한 야외 댄스수업 장면이 계기가 됐습니다. 2013년 초가을이었습니다. 한정된 기간 동안 매주 한 번씩 열리던 이 댄스수업은 구청에서 개발한 ‘건강백세교실’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멀리서 우연히 보게 된 이 수업 장면이 작가의 뇌리에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상실감, 무상함 등 여러 혼합된 감정이 스쳐지나갔다고 합니다. 



    Moonjoo Lee 이문주 Senior Dance Class ll 댄스수업 ll 2019 Acrylic and Charcoal on paper 69.5 x 99cm © 2GIL29 GALLERY, Moonjoo Lee ㅣ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은이 못지않게 활기 넘치는 백발의 어르신, 스텝을 따라가기가 벅차 보이는 노년, 노년층은 아니지만 재활 운동 삼아 수업에 함께하고 있는 장년층, 그리고 댄스 상대로 동원된 듯한 무심한 모습의 아르바이트 청년 등이 뒤섞여서 마이크로 구령을 붙이는 젊은 강사를 따라가며 열심히 서투른 동작을 취하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Moonjoo Lee 이문주 Park 공원 2019 Acrylic on canvas 116.5 x 80.3cm © 2GIL29 GALLERY, Moonjoo Lee l 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작가는 특히 노인의 삶을 주목합니다. 노인은 급변한 세상의 세련된 매너와 새로운 개념을 다시 배우지 못한 부적응자로 치부될 때가 많지요. 사고방식이 과거에 멈춰 고집불통에 말이 안 통하며 생산능력을 잃어 돌봄이 필요한 대상 정도로 간주하는 인식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습니다. 댄스’ 연작은 누구나 곧 맞닥드릴 미래 노인의 모습을 ‘조형적’으로 시각화하면서 관람객들이 스스로가 가진 의식적, 무의식적 편견을 자각하고 인간 존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이끕니다.



    Moonjoo Lee 이문주 Untitled 무제 2020 woodcut 64 x 47cm © 2GIL29 GALLERY, Moonjoo Lee l 이길이구 갤러리 제공

    사회적 이슈를 끄집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보다는 인물에 적합한 배경이 구체적인 공간일지 평면적인 것일지, 색채와 명암은 어떻게 단순화할 것인지 등 그리기 과정에서 마주치는 이런저런 시각적 문제들에 집중했습니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꾸준히 탐색해 온 회화 작가 이문주의 원숙한 ‘내공’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 이문주 개인전 <Dance 댄스>

    2021년 11월 11일 ~ 12월 3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휴관
    2GIL29 GALLERY 이길이구 갤러리(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58길 35 가로수길)
    문의 : 02)6203-2015


    바람직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란 어떤 것일까

    ‘위대한 탄생, The Great Mother’를 시작으로 ‘모녀관계’, ‘에너자이저 플라워(Enerziger Flower)’, ‘침묵의 소리전(Sound of Silence)’, ‘히말라야, 그리고 그리움전’, ‘폭풍의 언덕’ 등을 통해 여성과 모성의 삶에 주목해 김애옥 작가가 이번에는 이 시대 진정한 어머니의 모습과 가장 이상적인 모자(母子) 관계를 표현한 작품을 들고 왔습니다. 마음을 읽는 작가(Heart Reader)이자 그림으로 풀어내는 심리 치유 전문가로 잘 알려진 그는 <어머니와 아들, 그 너머의 길> 전시를 통해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의 어머니들을 비롯해 다양한 모자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오이디푸스의 신화(53×72.5) ㅣ갤러리하리 제공

    사회 속에서 온전한 위치를 찾고 싶고 즐거움도 누리고 싶은 욕구와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책임감 사이에서 힘겨워하는 어머니,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연민과 죄책감을 느끼는 자식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아들과 딸을 양육하면서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지켜내는 것조차 쉽지 않던 작가의 경험도 녹였습니다.



    유혹과 죄책감(91×117) ㅣ갤러리하리 제공

    마냥 어리다고 여겼던 아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자신만을 위한 세상으로 떠나갈 채비를 합니다. ‘홀로서기’라 부르는 과정이지요. 섭섭하긴 하지만 아들이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어머니는 그동안 자식을 키워내며 가슴 쓸어내렸던 자신을 위로받습니다.



    어머니 제 마음도 살펴주세요(90.5×116) ㅣ갤러리하리 제공

    이때 중요한 건 서로의 마음에 남아 있는 응어리를 떨쳐버리는 일입니다. 누구나 내면에 상처를 간직하고 있듯이 자식과 부모 사이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고 작은 상처들이 똬리를 틀고 있을테니까요. 무탈하게 성장해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서툰 행동과 발언이 불러온 마음의 생채기를 어루만지는 사과와 반성이 오갈 때 비로소 어머니와 아들은 각자의 길을 온전히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지혜의 지팡이(130×162) ㅣ갤러리하리 제공

    성인이 된 아들이 엄마에게 희생을 하거나 희생을 강요하는 관계가 아니라 인생을 즐기면서 서로 성장하는 상호 조력자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모자관계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상처의 대물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득한 회상(72.5×60.5) ㅣ갤러리하리 제공

    ■ 김애옥 개인전 <어머니와 아들, 그 너머의 길>

    2021.11.16(화) ~ 2022. 8.16(화)
    화/목/금(13:00-18:00), 토/일(10:00-18:00)
    *월/수 휴무
    갤러리하리&멘탈ART
    입장료 : 10,000원(전시 관람+멘탈 아트워크+음료 1잔)
    러닝타임 : 1시간
    *온라인 사전예약으로 관람 가능
    문의 : 031)986-0214


    사진 위에 바느질로 붉은 색실의 수를 놓은 이유

    아트스페이스 J가 2021년의 마지막 전시로, 사진과 텍스트, 그리고 바느질 기법을 빌려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는 사진가 김진희(1985년生)의 개인전 <Hoping you are all well>을 선보입니다. 김진희는 실제를 기록하고 증명하지만, 개인의 삶과 상처와 같이 사진으로 객관화할 수 없는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바느질’을 통해 사진 위에 수를 놓습니다. 이 과정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삶이란 상처와 치유의 반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Finger Play_The way we hold hands-009, 140x100cm, Digital Pigment Print, 2020 ㅣ아트스페이스 J 제공

    반복되는 바느질 행위가 내게는 위로와 치유의 행위이며, 이것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것이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주변 사람들과 사회를 따뜻한 마음으로 끌어안는 행위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바느질을 계속한다.
    – 김진희 작가 –



    April-055, 120 x 153cm, Embroidery on Digital Pigment Print, 2018 ㅣ아트스페이스 J 제공

    2019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Finger Play>는 건선이라는 손 피부질환을 겪던 작가가 사회 안에서 언어 수단의 하나로 쓰이는 손짓을 고찰하게 되면서 시작한 작품입니다. 대중 매체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손들이 우리가 속한 사회의 관계망 속에서 어떻게 다의적으로 읽힐 수 있는가에 주목해 작가가 수집하고 선별한 이미지 위에 때로는 계획적으로 또 때로는 즉흥적으로 바느질 행위를 더해갔습니다. 죽음과 부정을 상징하는 동시에 열정과 생명력처럼 상반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붉은 색’의 색실을 작품에 사용한 건 서로가 손짓 하나 마주잡기 어려워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인간적인 소통의 가능성과 연대의 필연성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Finger Play_The way we hold hands-003, 66.5x85cm, Digital Pigment Print, 2020 ㅣ아트스페이스 J 제공

    우리가 아는 이의 불친절에 상처받고, 낯선 이의 선의에 치유 받듯이, 그녀가 보내는 천 번의 손짓, 그 안부, 그 마음, 그 온기가 그 누군가에게는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위로가 되기를 바라본다. 각자 자신만의 상처와 선택들로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달콤 쌉싸름한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주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흩날리던 하얀 깃털처럼 말이다.
    – 아트스페이스 J, 한혜원 큐레이터 –



    April-058, 100 x 100cm, Embroidery on Digital Pigment Print, 2017 ㅣ아트스페이스 J 제공

    ■ 김진희 개인전 <Hoping you are all well>

    2021년 11월 16일(화) ~ 12월 29일(수)
    월 ~ 금 10:00 – 18:00, 토 11:00 – 18:00
    *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SPG Dream Bldg. 8층 아트스페이스 J
    * 작가와의 만남 : 16일 오후 3-6시
    문의 : 031)712-7528


    상처주지도 받지도 않는 관계를 염원하는 나지막한 경고

    아트사이드 갤러리가 최수인(1987년生) 개인전 <너의 빌런>을 개최합니다. 최수인은 표현주의적 기법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많은 감정을 연극처럼 캔버스에 풀어놓는 작가입니다. 파랑’(이목갤러리, 서울, 2012)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습니다.



    최수인, Two natures 91x91cm Oil on canvas 2021 ㅣ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그는 이번 전시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 부조화의 순간을 재현하기 위해 몬스터를 연상시키는 대상을 등장시켰습니다. 작가가 창조한 허구적 세계에 형상을 입힌 이 가면적 대상은 역설적으로 작품에 드러나지 않은 존재를 주목하게 합니다.



    최수인, 나를 보는 두 사람(Two observers) 130x130cm Oil on canvas 2021 ㅣ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드러냄과 감추기’라는 절묘한 방식의 길항구조를 통해 관람객들은 작품이 전하는 사건 발생의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게 됩니다. 진실에 근접한 허구를 활용해 진실을 말하는 절묘한 변증법적 수사이자 작품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작가의 연출 방식입니다.



    최수인, Where is she 227×145.5cm Oil on canvas 2021 ㅣ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우리는 모두 극장 위의 배우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연극무대와 같고, 우리는 그 무대에서 연기를 펼친다.
    –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 –

    최수인, Who_s the white whale over there 130x130cm Oil on canvas 2021(왼쪽). 최수인, White whale‘s greeting 91x91cm Oil on canvas 2021(오른쪽) ㅣ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최수인의 작품 속 인물은 타인을 의식하면서 상황적 자아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표상인 동시에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환영처럼 맴도는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공감과 여운을 남기는 전시입니다.

    최수인, I_m not there 91x91cm Oil on canvas 2021(왼쪽). 최수인, The most peaceful day 227×145.5cm Oil on canvas 2021(오른쪽) ㅣ아트사이드 갤러리 제공

    ■ 최수인 개인전 <너의 빌런>

    2021.11.12(금) ~ 12.11(토)
    아트사이드 갤러리(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문의 : 02)725-1020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이길이구 갤러리, 갤러리하리, 아트스페이스 J, 아트사이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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