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고군분투하는 월급쟁이들의 삶
오산시립미술관이 제1전시실(2층)에서 <샐러리(celery)맨이 되고 싶은 샐러리(salary)맨> 전시를 엽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번 전시 주제는 매달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샐러리맨’입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변화된 근무 환경(재택근무 활성화) 때문에 개인 시간과 업무 시간의 불균형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요식업소 운영 시간 제한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고요.
<샐러리(celery)맨이 되고 싶은 샐러리(salary)맨> 전시는 코로나19 이전 직장인의 모습, 또는 현재 월급쟁이 사회인의 모습을 조명하며 우리의 모습을 객관화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로합니다. 지난날 ‘싱그러운 채소’처럼 열정과 패기 가득했던 샐러리(celery)맨들이 지금은 좀비처럼 지친 몸을 이끌고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는 ‘녹초’ 샐러리(salary)맨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우리 자화상입니다.
출품 작품은 모두 20점으로 회화와 조각이 주를 이룹니다. 5가지 세부 주제로 구성했는데 각각의 주제(출근길-직장 내 사회 생활-회식-퇴근길-샐러리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눈길을 끕니다.
■ 2021 오산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
<샐러리(celery)맨이 되고 싶은 샐러리 (salary)맨>2021. 6. 4(금) ~ 2021. 8.29(일)
*매주 월요일 휴관
오산시립미술관 제1전시실(2층)
참여작가 : 고찬규, 김수민, 김원, 민재영, 변윤희, 서기환, 이상권, 이원석, 좌혜선, 허보리(총 10명)
회화, 조각(총 20점)
문의 : 031)379-9940, 9946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동양과 서양은 그리는 대상이 다릅니다. 동양은 주로 자연을, 서양은 인물을 중심으로 미술사가 발전해 왔지요.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동서양의 지질학적인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식생이 풍부하면서 부드러운 토산 위주인 동양권역과 석회질의 척박한 암산 위주의 서양권의 특성으로 인해 인간이 자연을 해석하는 기준이 서로 달라졌을 것이란 분석인데요.
결론적으로 서양 미술사에서 인물화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장르입니다. 중세, 르네상스, 신흥 자본가 계급의 출현, 시민 혁명, 체제 갈등의 시기를 거치면서 권력의 위치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양식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동양의 인물화와 비교할 때 더욱 사실적이고, 더욱 돋보입니다. 객관적으로 앞서 있는 서양화의 표현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동양화의 전통 어진 제작방식을 사용해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가 있습니다. 안서진 작가인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현재 대통령 초상화가 반신상의 서양화 기법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과 둘째, 조선 어진이 한국전쟁 때 부산 보관 창고 화재로 태조, 영조, 고종 어진을 제외하곤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두 사실에 착안해 명맥이 끊긴 어진의 가치를 복원하고 현대적 가치의 어진 즉 대통령 초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21세기에 갑자기 어진이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작가도 알고 있습니다. 어진 제작방식을 활용하되 대통령을 무슨 조선 시대의 왕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로 우상화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어진 제작방식을 통해 대통령의 제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친숙한 개인의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는데요. 동양의 전통 초상 기법은 빛을 이용해 인물에 권력과 권위를 부여하는 서양과 달리 빛을 최소화해 인물의 실재하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내니까요.
작가는 그리는 대상인 인물 외의 것은 모두 최소화하여 관객에게 가장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합니다. 얼굴 주름을 통해 대상의 인생을 나타내고, 눈동자를 통해 신념을 표현하는 식입니다. 이를 통해 주변 요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인물 자체만으로 그 인물을 해석할 수 있게 합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대통령을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개인으로 보게끔 안내하는 거지요.
■ 안서진 개인전 ‘THE PRESIDENT’
2021. 6. 9(수) ~ 2021. 6.14(월)
갤러리 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문의 : 02)737-4678
사랑에 어울리는 향기가 전시장에 가득
소다미술관(관장 장동선)이 감각을 깨우는 경험을 통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랑의 모습과 의미를 재발견하는 전시 <LOVE IS LOVE: 밤새워 말해봐도>를 열고 있습니다. 사랑을 젠더, 인종, 계층, 권력 등 변하는 시대적 이데올로기에 가두지 않고, 사랑 그 자체의 가치와 본질을 탐구하는데 집중한 전시입니다.
전시 주제와 작품에 영감을 받은 시그니처 향을 전문 조향사(이현정)가 제작해 전시장 가득 은은히 퍼지게 함으로써 색다른 전시 경험을 선사하는 소다미술관의 ‘향 프로젝트’도 가동합니다. ‘사랑’을 주제로 제작한 세 종류의 향을 전시기간 중 봄, 여름, 가을의 계절에 어울리는 향과 이야기로 소개합니다.
전시에 참여한 일곱 명의 작가들(고상우, 왕선정, 이도담, 임지민, 진유영, 콰야, 설은아)은 현실을 정직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인간사에서 겪는 수많은 일들이 궁극적으로 사랑을 향하고 있음을 관람객들에 전합니다. 다양한 형태와 수많은 감정으로 존재하는 사랑에 관한 작가들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삶의 고뇌와 인고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사랑이 존재한다.
– 헤르만 헤세 –
작가들의 담담하고 진실한 고백들을 대하노라면, 우리 삶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랑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사랑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모두에게 매 순간 사랑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 –
상세 정보는 소다미술관 홈페이지(http://museumsoda.org)와 SNS(인스타그램 @sodamuseum)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 <LOVE IS LOVE : 밤새워 말해봐도>
2021. 5. 1(토) ~ 2021.10.17(일)
화~일 10:00-19:00(전시 종료 30분 전 매표 마감)
*매주 월요일, 명절연휴 휴관
소다미술관(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707번길 30)
참여작가 : 고상우, 왕선정, 이도담, 임지민, 진유영, 콰야
특별전시 : 설은아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문의 : 070-8915-9127
‘사각의 링’을 맴도는 현대인의 삶과 현실의 민낯
리나갤러리는 김병규, 김원근, 강성훈 작가의 <ART Plage-Ⅱ>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아트플라주’라는 전시의 이름은 여러 가지 이유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파리 시민들을 위해 일시적으로 파리 센느 강변에 개장한 인공 해변을 일컫는 파리플라주(Paris Plage)에서 빌려왔습니다. 도심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코로나19로 인해 현실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예술로 소통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강성훈 작가의 작품 속 사자와 말, 그리고 상상 속 인물, 신화 속 여신들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초인적 힘을 가진 무리입니다. 작가는 동세를 가진 대상의 생명감과 운동감의 순간들을 ‘선’으로 표현하여 조형화합니다.
김병규 작가는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변화하는 도시의 환경적 요인들을 고찰하며,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구현합니다. 사람의 형상에 도시 이미지를 투영하여, 사람과 도시의 소비문화는 동행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가시화합니다.
김원근 작가는 현대인의 삶을 복싱에 빗대어, 도망 갈 데도 도망 갈 수도 없는 사각의 링을 통해 ‘경쟁사회’이자 ‘비정사회’인 현실을 극화된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극화된 형식에 걸맞는 캐릭터인 복서와 스폰서, 그리고 코칭 스태프 등의 인물들을 통해 현대인의 민낯을 ‘리얼’하게 드러내고 폭로합니다.
■ 김병규, 김원근, 강성훈 <ART Plage-Ⅱ>
2021년 6월 9일(수) ~ 2021년 7월 27일(화)
10:00 am – 07:00 pm(주말·공휴일 휴관)
리나갤러리(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42길 43)
문의 : 02)544-0286
신진미술인 전보배, 이재석 개인전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이 2021년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전보배 작가의 <noonchinae>(눈치네)와 이재석 작가의 <INVENTORY>(인벤토리)를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에서 개최합니다.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은 서울시립미술관이 2008년부터 역량 있는 신진 작가와 기획자가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시 개최 관련 제반 비용과 컨설팅 매칭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SeMA 창고 A공간에서 열리는 전보배 작가의 <noonchinae>는 김범 작가의 책 ‘눈치’에 등장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 ‘눈치’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을 탐구하는 전시입니다. 작가는 세라믹,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특정 대상을 감각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시각적으로 탐구합니다.
SeMA 창고 B공간에서 열리는 이재석 작가의 <INVENTORY>는 시약창고로 쓰였던 SeMA 창고의 공간적 특징, 즉 ‘물품을 정렬해 놓는 공간’ 자체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합니다. 이를 작가가 생각하는 가상의 이미지 저장고(INVENTORY)와 연결시켜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공간을 연출합니다. 공간 속에 유형별로 구분하고 나열한 작품들은 비가시적인 사회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는 작가의 작업의도와 맞물려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설치작업을 연상케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는 사전예약을 하지 않고 현장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동시관람 인원을 30인 이내로 제한합니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전보배 <noonchinae>(눈치네)
2021. 6. 3(목) ~ 2021. 6.27(일)
화~일 11:00-19:00(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 A공간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5동)
설치, 조각 등■ 이재석 <INVENTORY>(인벤토리)
2021. 6. 3(목) ~ 2021. 6.27(일)
화~일 11:00-19:00(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 B공간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5동)
회화, 설치관람료 : 무료
문의 : 02)2124-8946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참고 ㅣ오산시립미술관, 갤러리 도스, 소다미술관, 리나갤러리,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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