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환상의 공간에서 떠올리는 자신만의 추억과 기억
기억과 추억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항상 동일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건 아닙니다. 놀이공원이라는 곳을 예로 들어볼까요? 놀이공원은 어릴 때 흔히들 가장 처음으로 부모님의 손을 잡고 놀러 가는 재밌는 곳이자 학생 때의 소풍 그리고 연인과의 데이트나 친구들과의 기분전환을 통해 기억 속에서 쌓이고 중첩되며 추억으로 남아 있는 장소입니다.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모습과 취향을 달리하지만 그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공통적인 선택이 있습니다. 회전목마와 대관람차 탑승이지요. 대관람차에 탄 채 가장 높은 곳에서 놀이공원을 조망하고 회전목마에 올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눈에 담습니다. 다양한 모습과 취향의 지나가는 사람들과 삶이 어리고 사진을 찍으며 웃고 손을 흔들어 주는 이들이 망막에 맺힙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억과 추억이 획일적일 수는 없지요. 같은 장소에 있어도 쳐다보는 대상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릴 적과 어른이 되어서 느끼는 놀이기구의 감흥도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소현 작가가 작품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과 무엇을 잊어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짚어 보는’ 이유입니다. 작가에게 놀이공원은 싱그럽고 순수했던 시작과 그로부터 축적되고 엮여져 새 것까지 만들어 내는 역동성을 갖춘 장소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연시 여겨져 자신도 모르게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잊지 못할 기억을 소중히 여기고 추억하는 사랑스러운 인간이 되자고 작가는 말합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며, 그 기억들은 사라질 것만 같다.
그리고 본인은 사라질 것만 같은 그 기억들을 한 화면에 담는다.
기억은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으며, 조각조각 나누어진 기억들이 모여서 현재의 감성과 만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낸다.
– 박소현, 작가노트 –
■ 박소현 개인전 ‘Scattered Memory’
2021.10. 6(수) ~ 2021.10.12(화)
갤러리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문의 : 02)737-4678
차세대 주류 작가 16인의 ‘젊은’ 시각을 만나다
롯데갤러리가 <뉴 바이브 라이징 아티스트>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 16명의 작품세계를 소개합니다. 전시와 아트페어 등 시각 예술의 다양한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관을 꾸준히 선보여 온 작가들입니다. 최근 미술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젊은 컬렉터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작품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예술에서 젊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기존의 것, 습관적인 것을 다시 바라보고 다른 해석을 입히는 것, 주체적인 생각과 참신한 감각이 만나 형상화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번 전시가 제안하는 16가지의 ‘젊은’ 시각을 통해 새로움과 신선함, 미래의 비전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 몇 개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서기환은 비단 위에 채색하는 동양화 기법을 사용해 익숙한 인물과 사물의 소재를 초현실적 화면으로 구성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이 풍성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발산하는 작품입니다.
윤은정은 극사실주의 표현기법과 사실주의 표현기법의 장점을 모두 모아 화려한 색채감의 과일을 묘사했습니다. 유화 특유의 질감과 터치감이 작품 자체에 회화적인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서미는 평범한 일상의 기억들과 소중한 순간들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렸습니다. 작가만의 독창적인 입체 작업들은 판화의 영역을 확장시킨 실험적인 시도입니다. 행복과 사랑, 삶의 진리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 뉴 바이브 라이징 아티스트( New Vibes Rising Artists)展
2021년 9월 30일(목) ~ 11월 18일(금)
10:30 – 19:00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
(인천시 미추홀구 연남로 35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5층)
참여작가 : 강준영 권현경 김선영 김현주 박노을 서기환 신형록 유소라
유지희 윤은정 이서미 이윤정 천현태 한지선 홍미희 황다연
문의 : 032)242-2987
‘열화상 카메라’로 들여다본 전대미문의 ‘요지경’ 세상
플레이스막1이 오는 10일까지 김현하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국면에 접어든 이후 산발적으로 쓰이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적외선 파장의 세상을 중첩적으로 제시합니다. 작가는 바이러스 전염의 감시를 위해 새로운 필터로 인간들을 비춰봐야하는 시대의 모습을 아이러니하면서 동시에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2020년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단절된 세상에는 공포만이 가득합니다. 종류는 달랐지만 과거에도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전염병의 대유행이 있었습니다. 흑사병을 통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는 등 급격한 인구 감소가 일어나자 농업이 쇠퇴하면서 봉건 경제의 토대가 무너졌습니다.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상업을 통한 부의 축적이 이뤄졌고 이는 르네상스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도시와 다름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상을 살고 있는 지금, 코로나 팬데믹 현상은 훗날 어떤 후폭풍을 지구촌에 가져올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어떤 물음을 던졌으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아동학대의 증가, 문 닫는 가게들의 속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힘든 상황의 연속입니다.
어디를 가나 온도를 재야 하고 그 기록이 남겨지는 시대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측정한 세상의 온도는 과연 몇 도나 될까요? 열화상 감지 카메라 화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세상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세상에 예술적 온도를 가미해 위기 상황에 직면한 인류의 진짜 온도를 알려주는 전시입니다.
■ 김현하 개인전 <시대의 온도>
2021년 10월 1일 ~ 10월 10일
수요일~일요일(월,화 휴관일) 12:00 – 19:00
플레이스막1(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98 동진시장 안)
관람료 : 없음
문의 : 010-6219-8185
뉴노멀 시대 가족의 일상과 돌봄의 의미를 묻는다
전시 제목인 <하–하–하 하우스>의 ‘하-(Ha-)’는 기쁨의 웃음소리인 한편 한숨과 한탄을 동시에 표현하는 감탄사입니다. ‘하우스(Haus)’는 이러한 복합적인 마음과 다양한 감정 상태를 공유하는 가족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의미합니다. 김승희, 김허앵, 김희라,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 윤주희, 이선민, 정문경, 조영주 등 모두 9인(8팀)의 동시대 작가가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 미디어,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시각매체 작업 110점을 선보입니다.
김승희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호랑이와 소>(2019)에서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혼 후 홀로 자신을 키우는 어머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 부문 1차 후보 및 미국 AFI FEST 단편 애니 부문 심사위원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김허앵은 양육자가 된 뒤 변화한 일상과 관심사를 <새로움의 탄생>(2019), <데일리 루틴>(2019) 등의 작품을 통해 육아 속 희로애락과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큰 변화를 겪게 만든 임신, 출산, 육아를 다루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들이 회화 작업의 소재입니다.
축 처진 가슴과 뱃살,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거실에 널브러진 장난감들을 치우며 혹시 영원히 끝나지 않는 게임 속에 갇힌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작업에 임했다.
– 김허앵 작가 –
누군가를 보살피며 반복되는 힘든 순간에도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듯이, 작가는 자신만의 경쾌한 색면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전달합니다.
김희라는 생활과 밀착된 실제 옷과 사물을 이용한 설치 작업 <옷>(1998-2021)과 <초대>(2008)를 통해 일상의 고정된 시각을 뒤엎습니다.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는 <She Bear>(2020), <He Bear>(2020)에서 누빔 이불 등 패브릭 소재를 이용해 고대부터 이어온 모성 신화와 설화를 곰의 형상을 빌려 동화적인 이미지로 풀어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력을 멈췄던 윤주희는 사회 활동의 공백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클라이밍 유닛 설치작업 <의지의 의지의 의지>(2019)에 담았습니다.
가족을 주제로 자신과 주변 생활 속으로 들어가 일상의 모습을 포착하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 이선민은 딸과 함께 찍은 사진 <자윤이네>(1999)를 시작으로 점차 범위를 확장해 사회 속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자신과 딸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작업을 시작으로 점차 대가족 공동체로, 아버지와 아들로, 다문화 가족으로 확장되어 가까운 주변의 구석구석을 공유하며 연대하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점차 나이를 먹어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과 주변의 정체성이 바뀌는 시점을 느끼고, 관계가 넓혀져 가는 흐름을 작품에 담아 많은 이들에게 공감 가능한 성장 일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작품 속의 딸이 성장하면서 만나게 되는 제도와 문화를 작가가 동시대인으로서 함께 바라보고 고민한 흔적을 살필 수 있습니다.
정문경은 <요새>(2013), <창백한 유령>(2018)에서 쓰임의 흔적이 남아있는 일상적 사물을 낯선 이미지로 바꾸어 개인과 공동체의 의미를 재조명합니다.
조영주는 퍼포먼스와 영상 작업 <입술 위의 깃털>(2020), <불완전한 생활>(2019)을 통해 돌봄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감각적인 부분과 복합적인 관계 맺기를 보여줍니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족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서로를 보살피는 이들이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 가족들과 전시를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며 공동체 속 돌봄의 중요성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선민 작가와 함께하는 <내 책을 만들고 싶어요>를 10월 9일(토), 10일(일)에 부모와 자녀 2인이 1팀으로 꾸려 개최합니다. 조영주 작가의 라이브 퍼포먼스 <입술 위의 깃털>도 10월 10일에 전시장 내에서 엽니다.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하며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http://suma.suwon.go.kr)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립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기획전
<하-하-하 하우스>2021. 9.14.(화) ~ 11.28(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광교(수원컨벤션센터 B1)
영상, 설치, 회화, 사진 등 총 110점
김승희, 김허앵, 김희라, 윤진초 & 알렉산더 루쓰, 윤주희, 이선민, 정문경, 조영주(총 9인/8팀)
관람료 : 무료
*사전 예약제 운영
*전시 관람 예약 및 자세한 정보는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http://suma.suwon.go.kr)에서 확인
문의 : 031)228-4195
영원한 안식처를 만나다…작품으로 느껴보는 ‘집’의 소중함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노재천)이 2021 성남의 얼굴전 <Beyond Time & space>를 오는 11월 14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합니다. 영원한 안식처 ‘집’을 주제로, 집의 소중함을 돌아보고, 그 집에 얽힌 다양한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을 갖고자 기획한 전시입니다.
1970년대 미군이 쓰다 버린 군용텐트나 천 조각으로 만든 한 평 남짓한 공간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유일한 쉼터이자 터전이었습니다. 천막뿐이어도 맨땅에 각목을 박아 비바람을 막았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그때나 코로나라는 외부의 위기 상황으로부터 보호와 안정을 주는 공간으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는 지금이나 ‘생존을 위한 공간’을 넘어 안정과 휴식을 주는 안식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성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12명의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김을은 1970년대 천막집을 재현해 시대성을 보여줍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가의 개인 갤러리처럼 작품으로 가득 찬 아틀리에가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실제로도 캠핑을 즐기는 김호민은 전시장에 캠핑장을 재연했습니다. 텐트 안에는 작가의 자화상과 자전적 스토리를 놓고, 벽면에는 새한도를 그려 팬데믹에 지친 관객들이 캠핑 의자에 앉아 잠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조각가인 김양선은 오랫동안 수집한 폐목재와 철거 현장에서 가져온 문짝, 창문틀 등을 이용해 시간과 시간을 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가족의 따뜻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공간인 집을 만들었습니다.
남동호는 성남에서의 어린 시절 추억을 흑백 분위기의 회화 작품에 담아내 그 시절을 소환합니다.
그 외의 작가들도 그들이 살아온 시간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집’의 이야기를 저마다 작품 속에 생생하게 풀어냈습니다.
관람객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고된 삶의 여정을 잠시 멈추고 ‘집’의 소중함을 느끼며 위로와 공감을 얻길 기대한다.
– 성남문화재단 –
■ 성남문화재단, 2021 성남의 얼굴전
<Beyond Time & space>2021년 9월 10일(금) ~ 11월 14일(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
관람료 : 무료
*온라인 사전예약제 운영
문의 : 031)783-8000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갤러리도스, 롯데갤러리, 플레이스막1, 수원시립미술관, 성남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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