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알 수 없는 미래, 우리는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디스위켄드룸이 오는 9월 11일까지 이목하, 최지원의 2인전 <0인칭의 자리>를 개최합니다. <0인칭의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 경험을 다루는 윤해서의 소설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주체와 대상 사이의 접경 지대에 머무르며 수집한 장면들을 토대로 동시대의 개인들이 가지는 공통의 정서를 이끌어냅니다. 최지원은 매끈하게 빚어진 가상의 오브제를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합니다. 실재하는 사물이기보다 평면의 장 위에서 재현된 이미지인데도 제법 사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목하의 화면에서는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린 듯한 강렬한 빛과 어둠 속으로 밀려난 풍경 사이의 대조가 도드라집니다. 이는 회화의 역사에서 극적인 빛의 효과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긴장, 슬픔과 고뇌를 재현하고자 했던 많은 선례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 젊은 작가가 포개어 가는 서사 속 상징들은 어쩐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앞에 선 우리 모습을 닮아있습니다. 빛과 어둠, 나와 너, 현실과 꿈 사이를 왕복하며 채집한 이름 없는 이미지의 조각들이 관람객들을 강렬하게 끌어당기는 전시입니다.
■ 2인전 <0인칭의 자리>
2021년 8월 19일(목) ~ 9월 11일(토)
오후 12-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 이목하(Moka Lee), 최지원(Jiwon Choi)
디스위켄드룸(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문의 : 070-8868-9120
국제갤러리, 양혜규 신작 ‘황홀망’ 최초 공개
국제갤러리가 오는 24일부터 K1에서 양혜규 작가의 신작 ‘황홀망 恍惚網'(이하 황홀망)을 최초로 선보입니다. 2020년부터 연구 및 제작에 착수한 황홀망 연작은 한지를 콜라주한 12점의 신작으로, 삼청동의 풍경이 보이는 창이 있는 K1 전시장에서 9월 12일까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후 9월 15일부터는 국제갤러리의 새로운 한옥 공간인 리졸리 스튜디오(Rizzoli Studio) 내 뷰잉룸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6점 정도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황홀망은 크게 ‘신용양호자’ 연작에 등장한 방안지와 한지를 함께 사용한 작품군과 한지로만 구성된 작품군으로 나뉩니다. 한지로만 구성된 작품은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진陣’과 ‘철망鐵網’ 등을 활용한 추상적인 문양의 배치에 역점을 둔 작품군과 망자의 영혼을 상징하는 ‘넋전’이 서사적 형상을 구성하는 작품군 등으로 다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양혜규는 꾸준히 평면 작업을 제작해왔습니다. 래커 회화 연작(1994~), 편지 봉투 내부에 인쇄된 보안 무늬, 사포 등을 콜라주한 신용양호자 연작(2010~), 벽지 작업(2011~), 향신료와 야채를 재료로 한 판화 작업(2012~), 그리고 종이접기를 활용한 다양한 작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평면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은 평면성과 입체공간이 서로 교차하고 중첩하는 작업으로 이어져왔습니다.
이번 작업은 한국민속극박물관의 심하용, 이재선 법사, 이영희 법사, 강노심 법사, 샤머니즘 박물관의 양종승 박사, 태안문화원의 정지수 사무국장, 우란문화재단의 장윤주 학예사 등 지금까지 무속연구에 정진했던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의 활동에 힘입었음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히고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양혜규 작가 –
■ 양혜규 <황홀망 恍惚網>
2021년 8월 24일 ~ 9월 12일
국제갤러리 K1
*2021년 9월 15일부터 국제갤러리 ‘리졸리 스튜디오’로 옮겨 전시
문의 : 02)735-8449
비무장지대(DMZ) 주변 13개 전망대 서사를 배경으로 한 전시와 퍼포먼스
서울관 개관이래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프로젝트 전시를 선보여 온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8전시실에서 전시와 함께 배우가 직접 관람객과 호흡하는 퍼포먼스를 결합한 이색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그 일환으로 비무장지대(DMZ)의 다양한 역사적‧장소적 맥락을 전시, 퍼포먼스 등을 통해 살펴보는 <DMZ 극장>을 오는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합니다.
작가 정연두와 연출가 수르야가 협업하여 선보이는 <DMZ 극장>은 사진,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비무장지대가 지닌 분단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맥락이나 생태적 보고(寶庫)로서의 특징을 넘어선 의미와 서사를 찾아보는 일종의 다원예술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부터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과 군인 인터뷰,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전망대 주변에 얽힌 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오브제와 드로잉 그리고 이를 무대 삼은 배우들의 퍼포먼스 등 44점으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7명의 배우들이 13개 전망대의 이름과 관련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퍼포먼스는 음악, 조명, 영상 등과 어우러져 전시장의 설치 오브제와 상호작용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현실, 역사, 전설 등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퍼포먼스는 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DMZ 안보 관광’의 형식을 빌려온 1인 퍼포먼스 ‘안보인 관광’도 DMZ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줍니다.
■ 국립현대미술관 <DMZ 극장>
작가 정연두(1969년生)와 연출가 수르야(1969년生)가 협업한 다원예술 프로그램
군인 인터뷰, 전망대 주변 지명에 얽힌 역사와 설화 등을 수집‧재구성한 사진, 오브제,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 44점2021년 8월 20일(금) ~ 10월 3일(일)
퍼포먼스 : 수, 토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회당 10명 예약)
안보인 관광 : 화~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국립현대미술관 서울 8전시실
문의 : 02)3701-9500
나의 기억을 우리의 삶으로 공유하는 예술가의 작업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삶을 창작하며 살아갑니다. 훗날 삶의 궤적을 돌아보았을 때 촘촘하게 엮인 기억들을 통해 확대되는 장면도 있겠고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거나 대충 흘려보낸 인생의 고비들은 얼기설기 짜인 기억들로 인해 축소될 수도 있겠지요.
강혜지는 이러한 삶의 결을 균일하게 다듬으며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삶의 한 자락에서 스치고 마주했을 수많은 얼굴들과 그것들을 통해 파생되었을 수많은 감정과 감각들의 의미를 찾아 작업으로 승화시킵니다.
전공인 회화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평면에 머물지 않고 입체조각과 영상, 퍼포먼스 등의 3차원 공간으로 나아갑니다. 작품의 화면에 등장하는 이들의 순간과흔적에 새로운 숨을 입힙니다. 회화적인 요소에 적합한 입체성을 부여하는 과정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작가가 인고의 과정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관람객은 화면 속 사건의 목도자에서 참여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작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저마다 지나온 삶의 여정을 떠올리며 짧고도 긴 숨을 내쉽니다.
작가 또한 관람객들을 보며 다시 호흡하는 법을 배웁니다. 선과 면과 형태를 만든 철사들이 다시금 작가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벼리가 됐습니다. 관람객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꿈꿉니다.
■ 강혜지 개인전 <비움과 채움 – 확장된 공간드로잉>
2021년 8월 25일(수) ~ 2021년 8월 31일(화)
갤러리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문의 : 02)737-4678
힘겹지만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은 아닐까
드로잉룸이 작가 11인 그룹전 <시시각각 _summer breeze>를 엽니다.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다양한 구성과 의도로 기획했던 드로잉룸 전시 작품들을 한자리에 다시금 소환하는 전시입니다.
드로잉룸 시공간을 조율했던 작품들과 재회하며 미래를 구상해볼 수 있는 전시이자 무더위와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쉼표의 순간’입니다.
■ 시시각각 summer breeze
2021년 8월 18일(수) ~ 9월 10일(금)
월~금 12:00 – 6:00 pm
*토,일 예약 후 관람 가능
드로잉룸 갤러리(서울시 용산구 이촌로88길 16 미학빌딩 2층 드로잉룸)
참여 작가 : 김온 김혜원 박서보 백경호 이동훈 이동혁 이진형 이지연 임선구 표영실 홍수연
문의 : 02)794-3134
불안, 없앨 수 없다면 담담히 받아들여라?
세상에는 아주 많은 불안이 존재합니다. 불안의 씨앗을 모두 없애버리고 싶지만 그렇다면 세상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때로는 불안이라도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의연한 태도로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불안을 낱낱이 기록해 공유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불안 때문에 힘들다면 너무 걱정 말라고, 불안이 지나간 흔적들이 당신을 완성시킨다고 말하면서요. 감정의 몸짓을 기록하는 유화의 개인전에서 불안에 대처하는 작가만의 방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유화 개인전 <불안을 되짚다>
2021년 8월 23일(월) ~ 2021년 8월 29일(일)
월~토 12:00-20:00
일 12:00-18:00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역로 21 2층 갤러리 아미디 신촌
문의 : 010-3974-2926
객체에서 주체로…화려한 장식을 만끽하라
수림문화재단의 예술작품 창작지원 사업인 ‘수림아트랩‘ 선정 작가 강주리의 개인전 <꽃은 자신 스스로를 위해 핀다>가 오는 9월 10일까지 김희수아트센터 아트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장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온 강주리는 ‘장식‘을 부차적이거나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체‘로 인식합니다. 해외 여행과 무역의 시대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다양하고 화려한 곡선을 조합한 오브제들의 시각적 레퍼런스로부터 장식적 요소를 주로 가져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 <꽃은 자신 스스로를 위해 핀다>도 어떤 대상을 위한 아름다움이라는 인식을 뒤엎고, 그 자체로 인정받고 존재하는 꽃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펜 드로잉과 더불어 ‘종이 주물, 조트롭(zoetrope: 초기 단계의 애니메이션 기구), 리본과 레이스‘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설치 작업을 선보입니다. 리본과 레이스를 새로운 소재로 삼아 형식의 다양성, 재질, 두께, 꼬아지고 짜여지는 방법, 패턴 등 다양한 형태와 접고 휘고 묶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개체의 온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흔히 부수적 장치로 인식되는 ‘장식성’이 강주리의 작업 전반을 지배합니다.
■ 강주리 개인전 <꽃은 자신 스스로를 위해 핀다>
2021년 8월 19일(목) ~ 9월 10일(금)
월~토 11:00 – 18:00
*매주 일요일 휴관
김희수아트센터 아트갤러리
주최, 후원 : 수림문화재단
문의 : 02)962-7911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디스위켄드룸, 국제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갤러리도스, 드로잉룸, 갤러리 아미디, 수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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