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시각적 즐거움 가득한 공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거리의 예술이 갤러리 공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피티 아트로 표현하던 상징적 이미지와 사회적 메시지를 한 폭의 캔버스 위에 담았습니다. 위트까지 더해 세대를 아우르는 예술을 완성했습니다.
오페라 갤러리가 오는 9월 2일부터 17일까지 스트리트 아트 기반의 전시 <Street Art Stories>를 개최합니다. 거리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인 미스터 브레인워시(MR.BRAINWASH)와 론 잉글리쉬(Ron ENGLISH), 씬(SEEN – Richard MIRANDO), 스피디 그라피토(Speedy GRAPHITO)의 작품을 통해 스트리트 아트의 시작과 변화 그리고 장르적 특성을 이야기합니다.
초창기 스트리트 아트는 퍼포먼스, 해프닝 등과 같이 개방된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벌이는 모든 형태의 예술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이후 1970년대 개념 미술과 선전의 목적을 담은 정치 예술, 거리의 광고판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등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8-9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직·간접적 야외 공간이 아닌 캔버스라는 미술의 전통적인 상징의 무대 위로 스트리트 아트를 옮겼습니다.
캔버스로의 매체 변화는 스트리트 아트를 거리의 벽이라는 공간적 틀에서 벗어나 미술관과 갤러리 공간 속에서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 중 하나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만화, 텔리비전 방송, 디즈니, 영화, 게임 등 미디어 속 캐릭터나 주인공을 등장시키거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미지 위에 밝은 색의 블록 문자나 상징적 로고를 배치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냅니다.
■ 오페라 갤러리 서울
Street Art Stories
On view September 2 – 17, 2021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4길 18
문의 : 02)3446-0070
타인의 SNS에서 채집한 이미지에 공감을 불어넣는 정고요나 작가
PAGEROOM8(페이지룸8)이 오는 9월 1일부터 26일까지 정고요나(1973년生) 작가의 개인전을 엽니다. <이 작품 시리즈(WELL, THIS WORK)>라는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전시입니다.
정고요나는 주로 유화를 그립니다. 2016년 ‘기억의 목적’(아터테인) 개인전에서 ‘합정동 골목길’을 메인 작품으로 내세우며 블랙톤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인적이 없는 놀이터, 골목길 등 밤의 풍경이나 인물과 사물의 빛과 그림자가 화면의 주요 연출을 이루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은 〈변하지 않는 것〉(2021)입니다. 조도를 최대한 낮춘 전시장에서 인공조명과 수증기를 이용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분위기와 온도를 블랙톤으로 표현했습니다.
정고요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SNS에서 채집한 이미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실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작가 앞에서 포즈를 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 팔로워들에게 공개한 스냅샷이 대부분입니다. ‘나 혼자’ 살면서 고독의 미학을 즐기되, 간접적인 방식으로 연대를 맺는 현대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누군가의 피드가 불특정 다수의 지지를 얻으며 ‘공유’를 통해 퍼져나가듯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한 동시대인들의 이미지는 누군가의 컬렉션이 되어 작가만의 연대를 파생시켜 나갑니다.
■ 정고요나 개인전 <BLACK NOT BLACK>
2021년 9월 1일(수) ~ 9월 26일(일)
수~일요일 13:00-18:30(월, 화요일 휴무)
*9월22일(수) 추선 연휴 정상운영
페이지룸8(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73-10 1층)
회화 5점, 영상 1점
문의 : 02)732-3088
친절하진 않아도 편안하다,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프랑스, 벨기에, 한국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수경은 순간의 직감과 무의식에서 오는 흔적들을 선의 겹침과 반복을 통해 추상적인 기법으로 캔버스에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머리 속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조형적 요소들을 불규칙적이고 다양한 색과 면으로 그리면서 화면을 구성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행위의 결과들을 작가의 조형적 감각으로 다시 추상화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색을 직감적으로 고르고 거기서 파생된 기분에 맞춰 손이 가는 대로 그려보는 것이지요.
구상회화와 달리 친절한 설명은 부족하지만 이수경의 추상회화는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무(無)에서 오는 편안함을 담고 있습니다. 늘 되풀이하는 생각의 흐름을 잠시나마 멈추고 휴식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 이수경 개인전 <Récréation>
2021. 8.27 (금) ~ 9.18(토)
화~토 10:00–18:00
아트사이드 갤러리 Artside Gallery 지하 1층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5(통의동)
문의 : 02)725-1020
달라도 너무 다른 겨울과 여름은 공존할 수 있을까
서울 효자동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3에서 유현경, 이진한 두 작가의 2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유현경, 이진한은 각각 베를린과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작가 고유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들입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 상황을 타지에서 겪으며 이들은 자신의 작업에 더욱 깊이 집중하고 몰입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결과물입니다.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된 심리적 변화를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층 차분한 기운이 서려 있는 유현경의 작품 5점과 역동적인 붓 터치가 돋보이는 이진한의 작품 7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유현경(1985년生)은 자신을 관통하는 수많은 감정과 느낌의 소용돌이를 지나 결국 자신 앞에 섰습니다. 코로나라는 변수로 한국보다 상황이 심각했던 베를린에서의 고립은 오히려 자기 수행의 시간이 됐는데요. 끝없는 산책과 가벼운 음식으로 생활 습관을 바꿨고 온몸의 감각에 집중하게 된 시간들을 이번 신작들에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이진한(1982년生)은 봄에 런던에서 시작한 작업을 늦여름 한국으로 옮겨와 마치게 되면서 발생한 시공간의 변화를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붓 터치로 녹여냈습니다. 비대면 전시를 위해 자신의 작품을 VR로 옮기면서 ‘현실을 대리하지만 결국 가상의 이미지에 불과한 건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는데요. 회화라는 매체의 본질을 고민했던 과정을 이번 신작들에 담았습니다.
아트스페이스3은 갤러리가 가지고 있는 약 8m 높이의 벽면을 포함한 독특한 공간에서 겨울과 여름처럼 뚜렷한 두 작가의 개성이 공존할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자연의 시간이 흐르듯 바뀐 두 작가의 새로운 계절을 음미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 유현경, 이진한 2인전 <겨울, 여름>
2021. 8.26(목) ~ 9.25(토)
10:30 – 18:00(일, 월 휴관)
아트스페이스3(서울시 종로구 효자로7길 23 지하1층)
문의 : 02)730-5322
원초적 욕망과 내적 갈등을 전통 한국화로 표현한다면?
이은실 작가의 개인전이 P21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은실(1983년生)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사회가 규정한 기준과 갈등하고 억압받는 과정에서 분열하는 자아의 에너지를 전통 한국화의 방식으로 그려온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개인의 내적 욕망,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현대인의 정신 질환의 양상을 묘사한 신작 7점을 공개합니다. 현실과 정신병리학적으로 분리된 시공간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분열하고 갈등하는 자아를 담아냄으로써 우리 모두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혼란과 투쟁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전시입니다.
■ 이은실 개인전 <UNSTABLE DIMENSION>
2021년 8월 26일 ~ 9월 25일
P21(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74)
문의 : 02)790-5503
부와 성공을 향한 끝없는 욕망, 길 잃은 노동
서울시립미술관(백지숙 관장)이 2021년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권정현 기획자의 <믿음의 자본>을 SeMA 벙커(영등포구 여의대로 지하 76)에서 개최합니다.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을 추월한 시대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의 고민과 현실에 대처하는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총 4명(팀)의 젊은 작가(강은희, 무병장수, 양윤화, 이빈소연)들이 참여해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고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등 금융자본에 의한 자산 증식의 방법이 당연시되는 시기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의 노동과 일상을 시각예술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실제 효과가 없는 약을 광고하면서 잠재적 구매자에게 믿음을 강요하는 마케팅 기법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시장의 허황됨과 불안 조장 현상을 비유한 작품,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라클 모닝‘과 ‘억만장자 모닝 루틴‘ 같은 자기계발 담론이 자본주의적 상업술에 의해 포섭된 것임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노동의 가치에 비해 자본의 가치가 높아진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변화된 가치관과 태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라며 “이를 통해 현실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노동과 일의 의미를 다시금 사유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벙커는 사전예약 없이 현장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하여 동시관람 인원을 30인 이내로 제한합니다. 전시 관련 상세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
권정현 기획전 <믿음의 자본 Hold on for dear life>2021. 8.24(화) ~ 2021. 9.19(일)
화~일 11:00 – 19:00(입장시간 종료 30분 전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 벙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지하 76)
영상, 회화, 설치 등
참여작가 : 강은희, 무병장수, 양윤화, 이빈소연
관람료 : 무료
문의 : 02)2124-8946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자료 및 사진 ㅣ오페라 갤러리 서울, 페이지룸8, 아트사이드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 P21,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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