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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재현 에디터’s pick] 푸른 ‘물감 바닥’ 저 너머엔 과연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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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댓아트가 오픈갤러리와 손잡고 <그림 배달왔어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사연 신청은 오는 8월 20일까지 받습니다. 많은 응모 기다릴게요.    ☞  관련 콘텐츠 및 응모 방법 안내 보러 가기

    전시 담당 에디터가 골랐습니다, 금주의 추천 전시!

    일상의 탈출,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

    물감이라는 매체를 통해 조형실험을 지속해온 김태혁 작가의 개인전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기획한 <엑소더스(EXOCUS): 점에서 공간으로> 전시 종료 후 장소를 옮겨 갤러리SP에서 오는 19일부터 열립니다.



    전시 전경 ㅣ갤러리SP 제공

    김태혁의 예술 노정은 점(點)을 뿌리로 합니다. 그의 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선, 면 그리고 공간으로 넓어집니다. 김태혁의 시선은 세상을 이루는 근본 요소이자 조형의 기초 단위인 점에서 출발해 생성, 변화, 소멸에 이르는 만물의 유기적 순환 구조로 옮아갑니다.



    OFF-P 200903130737, 2020,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119.2x159cm ㅣ갤러리SP 제공

    작가의 조형 방식은 화면 위에 직조된 투명한 줄을 기반으로 합니다. 투명수지 줄을 격자로 엮어 그 위에 물감을 얹는 제작 방식은 전통적으로 캔버스 위에 칠하던 물감을 3차원의 공간으로 끌어냅니다. 캔버스 표면에서 분리돼 나온 물감은 고정된 프레임의 영역을 벗어나 장소와 융합되는 단계로 접어드는 거지요.



    OFF 210117215138, 2021,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34.7×27.7cm ㅣ갤러리SP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그물망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작품들을 포함해 신작을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물감 안료를 캔버스나 벽면에서 완전히 분리해 실제 전시장 공간 한가운데 놓은 설치 작품입니다. 물감이라는 매체를 지지체에서 분리하고 더 나아가 3차원 공간에 독립적으로 배치한 작가의 실험은 점·선·면이라는 조형의 근원적 요소를 한층 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이끕니다.



    BLUE SPACE 210706093000, 2021,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가변적 ㅣ갤러리SP 제공

    이쯤 되니 전시명을 왜 ‘엑소더스(EXODUS)’라고 정했는지 알겠네요. 탈출, 이탈을 의미하는 동시에 기존의 규범이나 가치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물감의 속성과 존재 방식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작가의 작업 자체가 바로 예술적 엑소더스의 실천이자 그림의 영역을 확장시키려는 행동입니다.



    EXODUS, 2021, Mixed media on Fluorocarbon line, each 180×70cm(가변적) ㅣ갤러리SP 제공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시대를 맞아 세상은 오늘의 문화적 상황을 좀 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것을 요구합니다. 예술,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김태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입니다. 

    ■ 김태혁 KIM TAE-HYUK
    <엑소더스(EXODUS)>

    2021. 8.19(목) ~ 10.23(토)
    화 ~ 토 10:00 – 18:00
    *일, 월요일 휴관
    갤러리에스피(GALLERY SP)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44가길 30
    문의 : 02)546-3560

    경계를 잇는 ‘중재자’의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현대 두가헌에서 임충섭의 개인전 <드로우잉, 사잇>이 열리고 있습니다. 신작 드로잉 2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2017년 <단색적 사고>에 이어 갤러리현대가 기획한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입니다.



    [갤러리현대] 임충섭 – 드로우잉, 사잇_전시 전경

    전시 제목인 ‘사잇’은 임충섭의 작품 세계를 함축하는 단어입니다. 두 장소나 대상끼리의 거리나 공간을 의미하는 ‘사이’와 그것을 연결하는 ‘잇다’를 결합해 만들었습니다. 1973년 새로운 예술형식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 뉴욕으로 이주하고, 그곳에서 작가 활동을 이어온 임충섭에게 ‘사잇’의 개념은 창작의 원동력이자 시각적 모티프입니다. 작가는 한국(동양)과 미국(서양), 자연(시골)과 문명(도시), 과거와 현재, 여백과 채움, 평면과 입체, 추상과 구상 등 양자 사이를 연결하는 촉매자 역할을 자처합니다. 작품은 그 사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해학’을 펼친 조형 행위의 결과라고 강조합니다.



    임충섭 작가 프로필 이미지 ㅣ갤러리현대 제공

    2015년부터 팬데믹을 맞은 2020년까지 작가의 뉴욕 스튜디오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한 120여 점의 드로잉 중 일부를 이번 전시에 출품했습니다. 모두 ‘사잇’의 개념을 형상화한 결과물입니다.

    나는 서예가 서양에 미친 영향과 그 관계를 미학적 조형론으로 일목요연하게 이론화할 수 없다. 그저 작가로서 시각적인 반추를 시도할 뿐이다. 나는 한문의 조형성이 지닌 반추상적 입지 때문에 서양 미술의 추상 표현 등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본다.
    – 임충섭 작가 –

    그의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듯, 그의 드로잉 작품에는 언어적 이미지가 두드러집니다. 서예의 엄격하면서도 자유로운 붓질을 떠올리는 형상, ㅇ, ㅣ, ㄴ, ㅅ, ㅂ 등 한글의 자음과 모음, 綠(록) 角(각), 居(거) 등의 한자를 닮았거나, 그 음이나 의미를 연상시키는 반추상적 형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충섭_Untitled – ㅅ.ㅂ._2017-2020_Acrylic, U.V.L.S. g… 34.8 x 6 cm(왼쪽). 임충섭_Untitled – 角(각)_2018_Acrylic, plastic grid, m…2.5 x 4.5 cm(오른쪽) ㅣ갤러리현대 제공

    대부분 ‘무제’라는 제목을 지닌 드로잉 작품에, 꼬리, 바람, 혀, 너, 뿌렁이 등의 순우리말이나 방언을 부제로 붙여 임충섭만의 시적 감성과 언어유희적 유머를 부여했습니다.



    임충섭_Untitled – 뿌렁이(충청도)_2017-2020_Acrylic, i…6.9 x 6.4 cm ㅣ갤러리현대 제공

    ‘사잇’의 개념을 드로잉의 재료 선택에서도 반복 및 변주의 형태로 활용합니다. 회화, 설치, 영상, 조각 등 매체와 방법론의 경계 없이 작품을 제작해온 임충섭은 다양한 일상적 사물을 콜라주하거나 아상블라주하며 화면에 이색적 형태와 유기적 구조를 만듭니다. 작가는 유화, 아크릴릭, 연필, 캔버스처럼 전통 회화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료부터, 먹, 한지 같은 동양적 재료, 페이퍼타올(휴지), 플라스틱 망, 카펫, 나무 못 등 발견한 오브제, 그리고 린시드오일(흔히 목공에 사용하는 오일), 왁스 같은 공업적인 재료까지, 그 성질과 쓰임이 다종다양한 소재를 한 장소에 놓고 병치하거나 중첩하면서 재료 사이를 잇습니다. 모든 재료는 캔버스에 투명하게 침잠하듯 스며들어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질감과 입체감이 돋보이는 부조적 화면을 구축합니다.

    임충섭_Untitled – 人(인)_2017-2020_Acrylic, linseed o…7.5 x 6.8 cm(왼쪽). 임충섭_Untitled – ㅇ.ㅣ_2017_Acrylic, plastic grid, res…4.6 x 6.3 cm(오른쪽) ㅣ갤러리현대 제공

    ■ 임충섭 <드로우잉, 사잇>

    8월 11일 ~ 27일
    갤러리현대 두가헌(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문의 : 02)2287-3500

    집의 모양은 늘 푸근하다?!

    현대 사회의 특징을 꼽으라면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다양한 사회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그 속에서 보편적이고 동질적인 무언가를 찾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판도라의 상자 73×100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9 ㅣ헤이리갤러리 움 제공

    종이에 먹으로 그린 음현정 작가의 집 그림들은 집과 그 구성원인 가족의 기억을 매개로 관계성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입니다. 작가는 집을 모사적으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단순한 기호적 형상으로 그려냄으로써 물리적이고 외형적인 집만이 아니라 가정을 만들어 가는 정서를 함께 구현합니다. 그림에 붙인 캡션 글들을 통해 집과 이웃한 집들, 집과 마당의 밭과 식물들 그리고 그 집에 사는 가족간, 이웃간의 관계와 그 관계로부터 일어나는 이중적인 감정의 변화까지도 담아냅니다.



    집의 전개도 29×20 종이에 먹 2017 ㅣ헤이리갤러리 움 제공

    작가와 같은 집 공간에 살지 않았고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다 해도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작가의 기억이 관람객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기시적 동일성과 감정적 연대감이 음현정 작품의 매력입니다. 다양성과 개별화의 사회에서 집을 통해 역설적으로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근원적인 정서를 건드림으로써 추억의 목마름을 해소시키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이지요.



    집의 집 20×29 종이에 먹 2017 ㅣ헤이리갤러리 움 제공

    획일성을 경계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를 살고 있지만 누군가는 고립돼 한없이 동료, 이웃, 세상과의 연결을 갈구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지요. 집과 사람 그리고 감정을 향한 근원적이고 무의식적인 공감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물질과 정신을 하나의 매듭으로 이어주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집 하나 화분 하나 40×30 장지에 먹 2018 ㅣ헤이리갤러리 움 제공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칫 더 삭막하고 외로워질 수 있는 요즘, 음현정 작가의 <집, 짓는 이야기> 전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그림 속 자그마한 마당과 텃밭이 있는 작은 집들을 꿈꾸게 하는 따스한 선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 권홍 헤이리갤러리 움 대표 –



    무제 21×15 종이에 먹 2017 ㅣ헤이리갤러리 움 제공

    ■ 헤이리갤러리움 음현정 초대전
    < 집, 짓는 이야기 >

    2021. 9. 1(수) ~ 2021. 9.15(수)
    11:00 – 18:00
    *월 휴관
    헤이리갤러리 움(Heyrigallery WOMB)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5 2층
    관람료 : 무료
    문의 : 02)2068-5561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allthat_art@naver.com

    사진 및 자료 ㅣ갤러리에스피, 갤러리현대, 헤이리갤러리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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